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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TV방송

[스타인터뷰]장나라 "스무 살, 흐트러져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배우 장나라/라원문화



20대·30대 뛰어넘는 연기로 호평

현실적인 부부 이야기로 공감 이끌어내

작품 통해 자신감 회복…인생작 등극

'고백부부'를 보면서 참 많은 이들이 울고 웃었다. 공감의 근원은 너무나도 현실적인 두 남녀의 이야기였고, 그 중심엔 배우 장나라가 있었다. 그 역시 드라마를 찍으며 참 많이 울었단다.

최근 KBS 2TV 금토드라마 '고백부부'(극본 권혜주/연출 하병훈)의 종영 인터뷰를 위해 메트로신문과 만난 장나라는 "정말 긴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다. 지금도 조금 멍하다. 좋은 추억들을 남겨두고 온 것 같아 아쉬운 기분이지만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고백부부'는 숱한 오해 속에 결혼 생활을 끝낸 마진주(장나라 분), 최반도(손호준 분)가 우연히 20살 때로 돌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져있던 두 사람은 첫 만남, 그 때로 돌아가 차츰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고 소중함을 깨닫는다.

사실 그리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다. 타임슬립이란 소재 역시 신선함과는 거리가 멀어진 지금이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가 예상을 뒤엎고 수많은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당길 수 있었던 이유는 판타지 속에 담은 현실, 그 묵직한 진심 때문이다.

스무 살의 풋풋함과 서른 후반의 아픔을 동시에 연기한 장나라는 "제 친구들도 '고백부부'를 보면서 참 많이 울었다고 했다. 그런 반응들이 참 재밌더라"며 "그런데 오히려 저는 결혼에 대해 공감을 할 수 없었다. 미혼인데다 아이가 없어서 정말 오로지 '마진주'라는 캐릭터로서 상황을 이해했고, 그래서인지 깨끗하게 연기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감을 많이 이끌어냈다는 평을 듣는데, 제가 제일 결혼에 대해 공감을 못 했던 것 같아요.(웃음) 그런데 제가 인터넷에 올라와있는 사는 얘기들을 보는 걸 참 좋아하거든요. 그런 것들과 엄마, 친구들이 했던 이야기를 참고하며 연기했어요. 그게 참 도움이 되더라고요."

배우 장나라/라원문화



'고백부부'는 마진주의 남편 최반도와 스무 살로 돌아가 만난 선배 정남길, 세 사람의 로맨스로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마진주가 두 사람 중 누구를 선택하느냐를 두고 시청자들의 의견도 팽팽히 갈렸던 상황. 장나라의 선택은 최반도였다.

"이렇게 (아내에게) 구박을 받으면서도 희생하고, 처가에 잘하고, 그러면서도 부인 밖에 모르는 남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반도의 반 만큼만 되는 남자라도 좋을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 굉장히 좋은 남자가 아닐까 생각해요."

작품은 어디에나 있을 법한 현실적인 부부의 모습을 그렸다. 어쩌면 결혼 생활의 밑바닥까지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현실과 괴리 없는 '진짜'를 담아낸 덕분인지 참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러나 장나라는 "작품을 찍으면서 결혼을 하고 싶어졌냐"는 질문에 꽤나 재미있는 대답을 내놨다. 그는 "드라마와 제 개인적인 생각은 완전 별개"라면서 "하늘이 짝을 주시면 가고, 아니면 못 가고 그건 이미 제 손을 떠난 것 같다. 이정도면 떠난 게 아닌가 싶다"며 호탕하게 웃어보였다.

"결혼을 많이들 늦게 하시는데, 저는 연애를 안한 지 너무 오래됐고 그래서 이젠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망했구나' 싶어요.(웃음) 소개팅 비슷한 것도 한 번 해봤는데 (결혼이라는) 목적 의식을 견디기 힘들었어요.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졌으면 좋겠어요."

배우 장나라/라원문화



오랜 시간동안 연기와 노래를 병행하며 최고의 자리에 올라있는 그에게 '스무 살'로 돌아갈 수 있었던 시간도 꽤나 특별했다. 장나라는 "그 때의 나에게 이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설(조혜정 분)이가 처음 술을 마시고 술주정을 하는 장면이었는데, 그때 제가 설이한테 '좀 흐트러져도 된다. 지금이 딱 그 때다. 나이 들어서 흐트러지면 더 보기 흉하다. 젊어서 남들 눈치보지 말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라'고 해요. 사실 제가 착하기만 한 것도 아니고, 안 흐트러졌던 것도 아닌데 저도 모르게 늘 조심했나봐요. 대사를 뱉고나니까 제가 막 눈물이 나더라고요. 어렸을 때 누군가 내게 저 얘길 해줬으면 좋았겠단 생각이 들어 굉장히 허탈했어요."

치열하게 달려온 그의 지난 날들을 어렴풋이나마 가늠할 수 있었던 대목이다. 그래서인지 "스무 살로 다시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전혀 아니다.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대답을 내놨다.

그러면서 그는 "어쩌면 제가 오만했던 걸 지도 모른다. 열심히 하면 어느 선까지의 연기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런 자신감이 있었는데 그건 저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며 "그게 몇 번 깨지고나니까 아무리 열심히 해도 못 하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일말의 자신감이었는데 그게 깨지니까 '난 별로야' 이런 생각에 빠지게 됐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확신 없는 상태로 시작했던 '고백부부'였으나, 이곳에서 오랫도록 함께 할 동생들을 만나 마음의 위안을 얻고, 자신감도 회복했다. 이렇듯 움츠러들었던 장나라가 다시 어깨를 펼 수 있게 만들어준 작품인 만큼 그에게 '고백부부'는 또 하나의 '인생작'이다. 그는 이제 다시 한 번 잘 해내볼 생각이다.

"지금까지와 똑같을 거예요. 최대한 다양한 연기를 보여드릴 방법을 찾아온 것처럼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TV뿐만 아니라 무대든 영화든 안 해본 것들을 해볼 수 있었으면 해요. 인간은 한치 앞을 알 수 없잖아요. 저도 제 앞날을 모르지만 지금까지처럼 그때 그때 계속 열심히 하려고 해요. 가늘고 길게 쭉 말이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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