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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기동향

Again 2008?(원화값 900원)..원화의 저주에 빠질라

자료=한국무역협회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격이 1000원선 마저 위협하고 있다. 한국경제에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정부의 2018년 3%(한국은행 2.9%) 성장목표 달성에도 빨간불 켜졌다. 국내 수출기업들은 "2018년 경영전략의 밑그림을 다시 그려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원화 강세로 기대됐던 '낙수효과'(내수 회복)도 신통치 않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약세와 국내 경상수지 흑자 확대, 외국인 자금 유입이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원화 가치 급등으로 수출이 부진해지고 내수와 수출이 동반 침체될 때다. 최악의 경우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일시 둔화되는 '소프트 패치'가 아니라, 경기회복 국면에서 다시 침체되는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시장에서는 한국경제가 일본처럼 '원화의 저주'에 걸릴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 이유있는 강세, 900원대 환율은 기우

원화가 유독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

겉으로 드러난 이유는 한국-캐나다 통화 스와프 계약이 배경이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다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다른 통화에 비해 안전 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의 달러화는 금리인상 가능성보다 경제 부진의 영향을 받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엔화값은 일본중앙은행(BOJ)의 금융완화 정책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라진 한국 경제의 체력도 한 몫하고 있다. 경상수지가 2012년 이후 67개월 연속 흑자이고, 외환보유액이 올해 10월말 기준 3845억달러로 늘어났으며, 2014년 9월 순대외금융자산국으로 전환하는 등 대외건전성 부분은 개선됐다.

환율 하락 유인인 외국인 투자도 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지난 10월 국내 상장주식 약 2조4190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3개월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덕분에 외국인의 주식 보유잔고는 651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가들 사이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안전한 투자처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를 겪은 지난 10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게 상승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 'Aa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AA', 피치 'AA-' 등이다. 무디스와 S&P는 상위 3번째, 피치는 4번째 등급이다.

원화값이 어디까지 뛸까. 전문가들은 달러당 900원대(2008년 시기)라는 세자릿수 시대는 오지않을 것으로 본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원·달러 환율이 올해 4분기 1140원에서 내년 3분기 1125원, 내년 4분기 1120원으로 전망한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현재 수준에서 1000원대를 위협하는 레벨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2018년 환율 전망: 달러 약세, 아직 갈 길이 멀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소는 내년 3분기 원·달러 환율 평균이 달러당 1080원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한국무역협회 '최근 환율 하락의 수출기업 영향'(2104년)



◆'원화의 저주'부를까

원화강세는 한국경제에 큰 짐이 될 수밖에 없다.

일부 전문가는 한국경제가 일본처럼 '원화의 저주'에 걸릴 수도 있다고 우려할 정도다. 원화의 저주는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배리 아이켄그린 교수가 처음 주장한 '안전통화의 저주'에서 나온 말이다. 통화가치가 경제 여건과 따로 놀면 그만큼 부작용이 심각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일본 경제가 대표적인 예다. 일본은 1990년대 접어들며 장기 경기 침체를 겪었다. 엔화가치는 이를 반영해 떨어져야 했지만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면서 수요가 늘자 고공행진을 했다. 이에 따라 수출경쟁력이 떨어진 일본 경제는 더욱 어려운 상황을 겪어야만 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환율이 하락해도 수출 가격을 그만큼 인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환율의 수출 가격 전가율이 -0.19로, 환율이 10% 하락할 때 수출 가격은 1.9%밖에 올라가지 않는다고 추정했다. 연구원은 환율 하락이 수출 가격 경쟁력 약화와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일본, 중국 기업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일반 공산품 제조업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엔화값이 약세여서다.

중소기업의 주름살은 더 늘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수출기업의 손익을 결정하는 손익분기점 환율을 중소기업은 1046원, 대기업은 1040원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환율바리기'를 끝내고, 한국경제의 체질을 강화할 때라 말한다. 대기업들이 그동안 누렸던 고환율 정책의 단맛을 잊고 품질과 서비스, 브랜드 등 경쟁력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는 것. 뼈를 깎는 구조조정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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