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③공정갱쟁과 재벌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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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③공정갱쟁과 재벌개혁

최종수정 : 2017-11-12 13:04:24
자료 유안타증권
▲ 자료=유안타증권
 포용적 성장 inclusive growth ③공정갱쟁과 재벌개혁

문재인 정부 들어 재벌 개혁에 요구가 어느 때보다 크다. 철저하게 파괴된 상식의 회복과 비정상의 정상화에 대한 요구다. 정부와 정치권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한 상법 개정 등 '경제민주화법' 개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기업과 오너 일가의 힘을 빼는데 초점을 둔다. 재벌저격수라 불리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문재인 정부 '재벌개혁'의 첨병으로 나섰다. 여기에 재벌개혁론자인 홍종학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로 지명되면서 삼각편대가 만들어졌다.

시장에서는 재벌개혁이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으로 이어질 수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쉽지 않지만, 성장을 촉진하고 이윤을 더 폭넓게 나누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기업들이 포용적 성장을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군기 잡기식 대기업 때리기는 이제 그만

법무부는 최근 외부 전문가 14명을 포함한 정책위원회를 열고 주요정책 추진 과제를 담은 '법무행정 쇄신방향'을 확정했다.

우선 경제민주화법 개정 추진을 중점 추진한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제고, 소수 주주의 권리보호 등 경제민주화 과제 추진을 위해 소관 법률인 상법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법무부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과 전자투표제 의무화를 추진해 정부안을 제시하고 국회 논의를 지원할 계획이다. 집중투표제 의무화 방안도 마련한다.

다중대표소송제는 모회사 주주가 불법행위를 한 자회사·손자 회사 임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낼 수 있게 한 제도이며, 전자투표제는 소액주주들이 주주총회에 오지 않아도 투표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집중투표제는 주식 1주에 선임하는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표)을 주는 제도다.

이들 제도는 모두 소수 주주의 권익을 강화하고 대주주의 경영권 남용을 견제하는 기능을 한다. 앞서 박근혜 정부도 도입을 추진했으나 재계 반발로 무산됐다.

법무부는 현재 증권 분야에 국한된 집단소송제를 소비자 분쟁 일반으로 확대해 '소비자 집단소송제' 도입도 추진한다.

집단소송제는 기업 부당행위로 인한 특정 피해자가 소송에서 이기면 나머지 피해자도 모두 배상받는 제도다. 국내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아우디·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피해에 따른 배상·구제 요구가 거세게 일었다. 법무부는 집단소송제 개선 특별분과위원회를 구성해 관련법 개정을 추진한다.

시장에서는 홍 후보자의 역할에 관심이 크다. 김상조 위원장과 장하성 실장의 색깔은 어느정도 드러난 상태다.

홍 후보자는 2001년 '한국은 망한다'라는 책을 발간하며 진행한 한 언론 인터뷰에서 "평상시 끊임없는 확장으로 중소기업을 몰락시키고, 죽어야 할 때 죽지 않고 끊임없이 자금을 끌어다 써 다른 기업에 피해를 주고, 결국 망할 때는 국가 경제 전체를 휘청이게 한다는 점에서 재벌은 암세포와 같습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원 시절 면세점 사업과 관련해 롯데와 신라 등 대기업에 특혜가 주어진다며 이른바 '홍종학법'을 발의해 면세점 특허 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시킨 바 있다.

대기업들은 그의 존재에 부담이 크다. 재계 한 관계자는 "홍종학법으로 면세점 업계에 혼란을 줬다는 평가가 있다"면서 "중소기업 살리기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대기업 때리기는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포용적 성장 inclusive growth ③공정갱쟁과 재벌개혁

◆공정경쟁 구도 만드는 게 곧 포용, 재벌의 과도한 지배는 막아야

국제 기구도 '포용'을 강조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대표적이다. 지금껏 IMF는 늘 차가운 이미지를 풍겼다. 성장을 위해 불평등은 불가피하다는 신자유주의 전도사였다. 부자와 선진국만 배려하고, 가난한 사람과 신흥국에는 싸늘하다는 비난을 받곤 했다. 하지만 그런 IMF가 달라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전 세계적인 소득 불평등 심화와 실업 등을 완화하려면 '포용적 성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9월 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공정경제 정책이 진입장벽을 낮춰서 유망기업의 신규진입을 촉진하고, 재벌의 과도한 시장지배를 막아 생산성을 제고하고 포용적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문 정부의 사람중심의 경제와도 맞아 떨어진다.

한국의 현주소는 어떨까.

IMF는 지난 11일 자체 블로그에 올린 '불평등과 경제발전 관계의 새로운 전개'라는 글에서 "소득불평등은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고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그 분기점이 지니계수를 기준으로 할 때 0.270(백분율로는 27)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2015년 현재 0.295여서 불평등이 성장에 악재로 작용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소득 불평등도를 비교하는 지표로는 지니계수가 주로 쓰인다. 수치가 높을수록 불평등하다는 뜻이다.

시장에서는 재벌 때리기가 경제민주화의 충분조건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포용적 성장이 필요하다는 것.

문 대통령의 생각도 한국 경제의 패러다임을 '재벌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바꾸는 데 있다. 특정 세력과 재벌에 경제력이 지나치게 집중된 불평등을 바로잡고 공정한 시장질서가 뿌리내리게 해 국민 모두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문 대통령은 "한국정부는 '사람중심 경제'를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정하고, 성장의 과실이 경제 전반으로 골고루 확산하는 소득주도형 성장이 실현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이는 재정의 적극적 역할과 내수·수출 간 균형을 강조한 IMF의 정책 권고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두들겨 패는' 재벌개혁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고 했고, 김 후보자도 "재벌개혁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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