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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채용비리 끊어내기

대학교 졸업을 앞둔 지난 2003년. 군대 다녀오느라 같이 졸업반이 된 3년 선배가 있었다. 반복되는 학사경고에 낮은 학점으로 유명했는데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고 가장 먼저 취업 소식을 알렸다. 그것도 모두가 선망해 마지 않았던 한 금융회사였다.

관련 전공도 아니였고, 금융 자격증도 하나 없는 상태였다. 비결은 바로 '청탁'. 당시 공공기관 사장이었던 선배의 아버지가 가져온 원서를 냈을 뿐인데 첫 취업도전이 바로 성공으로 이어졌다.

지금 같으면 '쉬쉬' 했겠지만 당시엔 본인도 아버지의 '빽'으로 금융회사에 들어간 것을 자랑처럼 떠벌렸다.

승승장구는 입사 후에도 이어졌다. 해당 금융회사에는 선배가 입사하자 마자 거액의 뭉칫돈이 들어왔다.

문제가 불거졌던 우리은행 역시 이처럼 대규모 여신을 유치하고 주요 고객들의 채용 청탁을 들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실 이제서야 불거졌을 뿐 금융권에선 오래된 관행 처럼 알음알음 행해졌던 일이기도 하다.

우리은행은 내부혁신 태스크포스를 만들었고, 금융감독원은 채용비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며 쇄신안을 발표했다.

오래된 뿌리 만큼 채용청탁을 완전히 끊어내는 데도 시간이 걸릴 것이다. 쇄신안 발표로 끝나는 게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근본적인 대책인 지 되돌아 봐야 한다는 얘기다.

다시 선배 얘기로 돌아가면 얼마 전에 문자메시지가 왔다. 회사를 나와 무슨 개인 투자사무실을 열었다는 내용이었다. 뒷 얘기를 들어보니 선배 아버지가 퇴임하고 몇 년 정도는 친했던 임원들이 신경써줬지만 오래 가지 못했고, 40대 중반에 희망퇴직 명단에 올랐다. 결국 본인의 능력에 맞는 제자리로 돌아오는 데 15년 가까이 걸렸다. 채용비리는 청년구직자를 분노케 하는 일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본인에게도 독이 됐던 셈이다. 오래된 관행과 이별을 고하고, 투명한 채용과 입사만이 이 시대가 바라는 공정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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