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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기동향

정지원 호(號), KRX “짐은 무겁고 갈길은 멀다(任重道遠)”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한국거래소(KRX)의 새 수장이 됐다. 주주 회원사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자본시장 '왕좌의 싸움'에서 승리했지만 앞으로 지주회사전환, 기업공개(IPO), 노사 갈등 해소, 거래소 선진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내부소통과 인적자원 육성에도 힘을 기울여 역동적이고 탄탄한 조직문화를 구축하겠다. 성과주의 정착을 통해 조직의 효율성도 함께 제고하겠다"(2016년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 취임 100일 간담회)

정 내정자의 스타일은 직원들에게 가감 없이 본인 의사를 전달하고 직원들 의견을 구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스타일이다. 그를 만나 본 직원들은 외모에서 풍기는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와 달리 따뜻한 인간미가 장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금융위원회 등 옛 직장과 증권금융에서도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본인의 직장생활을 토대로 후배들의 멘토 같은 역할을 자처했다.

하지만 업무에 대해서는 매우 깐깐하고 추진력이 그 누구보다 강한 편으로 알려졌다. 성과도 중시한다.

◆KRX지주 추진 본격화 하나

시장과 거래소 안팎에서는 정지원 호(號)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우선 한국거래소의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큰 과제 그 앞에 있다.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바꾸고 유가증권·코스닥·파생상품시장 등을 개별 자회사 형태로 분리하는 내용이 골자다.

지주사 전환 문제는 지난 2015년 7월 '거래소 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 일환으로 나온 것으로 최근까지 정치권 안팎에서 찬·반 논쟁이 뜨겁다.최경수 전 이사장은 코스피·코스닥·파생시장 등 시장별 경쟁체계를 확립할 수 있다는 명분으로 이를 강력하게 추진했지만, 박근혜 정부시절 금융권 황태자로 불린 정찬우 전 이사장이 오면서 1년간 시간을 낭비했다는 게 시장 평가다.

한국거래소의 자율성을 키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이며 금융계에서 꾸준히 요구해 온 사안이다.

거래소가 현 체제를 지주회사로 형태로 전환하려는 가장 큰 배경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다. 2005년 통합거래소가 부산에서 출범한 이후 오랜 독점으로 경쟁력이 뚝 떨어진 상태고, 코스닥 시장의 벤처의 젖줄 역할을 상실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각 시장을 자회사 형태로 분리하면 시장 간 경쟁 촉진은 물론 한국 자본시장이 한단계 성숙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본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도 숙제

정 내정자가 거래소의 수장으로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는 이뿐이 아니다.

거래소가 자본시장의 젖줄 역할을 못 하고 있다.

거래량은 바닥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승격 등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 희망을 걸었던 코스닥시장도 지지부진하다. 카카오, 셀트리온 등이 코스닥 시장을 벗어나 유가증권으로 이전하고 있다.

또 거래소가 양적인 성장에만 초점을 둔 유치전략으로 허약한 기업들이 대거 입성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최근 몇년 새 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중 몇몇은 언제 터지질 지 모르는 시안폭탄으로 불린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장할 때 혜택이 무엇인지 느끼지 못하는 기업이 많다 보니 증시 활력이 일어나지 않는다"며 "실적과 성장 가능성이 좋은 기업들이 상장하면서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 시절이 더 나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 해제의 명분이 거래소의 글로벌화와 경쟁력 강화였다. 하지만 속내는 정부의 감시에서 벗어나기 위한 목적이 더 컸던 게 사실이다"면서 "공공기관에서 벗어난 후 거래소의 물리적 정성적 시스템은 오히려 뒷걸음 한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신시장 육성과 해외시장 개척도 정 내정자가 추진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거래소는 금, 탄소배출권, 석유전자상거래 등 새로운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한 바 있지만 기대 만큼 성과는 크지않았다. 2011년 거래량 1위였던 한국 파생상품시장은 작년 말 9위까지 순위가 밀렸다.

다양한 상품을 개발, 육성해 투자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도 정 내정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해외 시장 개척도 장기 과제다. 현재 전세계 거래소 시장은 인수합병(M&A)이라는 큰 흐름 하에 강자 독식 구도가 점차 굳어지는 상태다. 홍콩거래소(HKEx)는 지주회사 전환 및 기업공개(IPO)를 2000년에 완료한 뒤 이를 바탕으로 2012년 런던 금속거래소(LME)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M&A를 전개 중이다. 싱가포르거래소(SGX)는 일본거래소그룹(JPX) 등과의 지분 교환이나 아시아 통화선물 상장 등을 추진했다.

낙하산·관치금융 논란도 잠재워야 한다. 이사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얼마나 극복하느냐에 따라 임기 초반 힘이 실릴지 그렇지 않을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거래소 노조와 만나 오해는 풀고 지적은 겸허히 수용해 앞으로 나아가는 거래소 수장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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