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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철강/중공업

[현장르포]침체된 韓 엘리베이터 산업 속 기술력으로 승부수 던진 中企

'골리앗엘리베이터'등 틈새 노리는 송산엘리베이터, '30년 외길' 글로벌 공략 한진엘리베이터

송산특수엘리베이터 김기영 대표가 경기 안산 공장에서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김포·안산(경기)=김승호 기자】엘리베이터 제조만 100년이 훌쩍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글로벌 기업 오티스(OTIS)가 한때 두려움의 대상이 됐던 한국의 엘리베이터 산업이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전성기 시절로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등 대기업과 티센크루프, 쉰들러 등 글로벌 기업들 틈바구니에서 제조 중소기업들이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디자인·직접 생산·설치·유지보수 등 '원스톱 시스템'을 갖추고 글로벌 시장을 노크하면서다.

87년 설립 후 엘리베이터 분야에서만 한 우물을 파고 있는 한진엘리베이터, 골리앗엘리베이터·경사형엘리베이터 등 특수엘리베이터 분야에서 정평이 나 있는 송산특수엘리베이터가 대표적이다.

한국엘리베이터협회장을 맡고 있는 송산특수엘리베이터 김기영 대표는 "한국이 엘리베이터 산업에서 맹주국가 역할을 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자체 개발보다 외국으로부터의 기술 차용 등에 집중하면서 지금은 독자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이 드문 상황이 됐다. 업계내 기술의 82.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을 정도다. 한국은 세계 승강기시장 5위 규모 국가에 맞게 관련 산업을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다. 잘 할 수 있는 산업을 키워야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 규모는 연간 3조~3조5000억원 가량에 달한다. 이 가운데 1조원 정도가 공공조달이다. 대기업과 외국계가 주름잡고 있어 접근이 쉽지 않은 민수시장을 벗어나 70여 개의 중소기업들 대부분이 조달시장에 목을 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한국승강기안전관리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설치대수 기준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은 대기업인 현대엘리베이터가 41.7%로 1위이고, 독일계인 티센크루프가 28.1%, 오티스가 11.4%로 2~3위를 기록하며 전체의 81%를 이들 3개 기업이 좌지우지하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들의 점유율은 15% 안팎에 그치고 있다.

한진엘리베이터 박갑용 대표가 경기 김포의 공장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승호 기자



게다가 70여 개에 이르는 중소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최근 조달청의 현장조사에서 '직접생산확인 증명'이 취소되는 등 업체들 난립도 심각했다. 실제론 중국산 엘리베이터를 가져와 납품을 하면서도 마치 직접생산을 위한 공장이 있다고 속이고 조달시장에 참여했던 중소기업들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한진엘리베이터 박갑용 대표는 "일부 뜻있는 중소기업들이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하면서 지금은 엘리베이터 기술이 대기업, 또는 글로벌 기업들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까지 올라갔다"면서 "공공조달시 최저가 입찰은 기본이지만 요즘엔 설치후 사후관리 능력, 신속한 대응력 등을 (낙찰시)우선으로 두고 있어 관련 시스템을 갖춘 중소기업들에게는 기회가 좀더 넓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승객용·화물용·자동차용·전망용·장애인용 엘리베이터를 주로 생산하고 있는 한진엘리베이터는 분당 최고 150m 수준의 엘리베이터를 제조, 국내 주요 시설에 납품하며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방글라데시, 베트남, 이라크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에는 20여 대를 수출, 50만 달러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기도 했다. 올해 매출은 약 200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송산특수엘리베이터는 300인승, 20t 규모의 골리앗엘리베이터를 자체 기술로 납품, 업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김기영 대표는 "파주에 있는 LG디스플레이 공장에 500인승 엘리베이터를 납품, 설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에선 지하 500m까지 들어가는 엘리베이터를 송산이 수주해 현재 공사를 하고 있고, 350m로 세계 최대인 제3땅굴의 경사용 엘리베이터도 우리의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송산특수엘리베이터가 수출하는 나라만 전세계 20여 개국에 달한다.

이처럼 오랜기간 쌓아온 기술력, 판로, 유지보수 등 신속한 대응력 등을 두루 갖추고 있지만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다품종, 소량생산을 해야하는 엘리베이터 산업 특성상 제조·설치 등의 과정에서 사람의 손이 절실하게 필요하지만 매번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갑용 대표는 "구인잡지, 시청, 노동부 등 사람을 구하기 위해 안찔러 본 곳이 없을 정도다. 와서 일하겠다는 한국 사람은 없고, 외국인 근로자조차 조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사람이 없어 경쟁력을 기르는데 한계가 있을 정도"라며 "(기업들에게)사람을 쓰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쓸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한진엘리베이터의 경기 김포 공장에서 한 외국인 근로자가 용접작업을 하고 있다.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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