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책 테마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도시재생 뉴딜정책 수혜주로 꼽혔던 건설업과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은 하락세에 고전하고 있는 반면 치매국가보장제 수혜주인 제약업종의 주가는 꾸준히 상승세다. 전문가들은 정책테마주에 대해 실제 실적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는 펀더멘털(기초체력)에 기초해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설레발은 금물?
문재인 정권 초기부터 '핵심 국정운영계획' 중 하나로 꼽힌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내년도 예산안을 받고 사업자 선정에 들어가는 등 사업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관련 수혜주로 떠올랐던 종목들의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오히려 수혜 기대감이 부풀었던 5월과 비교하면 주가는 하락했다.
토목, 건축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건설업체인 이화공영은 연 초부터 지난 5월 말까지 113.9% 올랐다. '4대강 복원주'라는 테마로 당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될 때 정부의 도시재생 목표와 부합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복원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는 내용이 알려져도 사실상 "직접적인 연관성 없는" 이화공영의 주가는 이후 42.1% 하락했다. 이와 함께 4대강 복원주로 꼽혔던 자연과환경도 마찬가지다. 연 초부터 5월 말까지 16.9% 올랐지만 그 이후 36.3%나 하락했다.
또 전라도 지역에 기반을 둔 종합 중소형 건설사인 남화토건 역시 같은 기간 53.9% 상승세를 보였다.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 사업의 핵심이 '공공주도'의 '소규모 사업'이라는 점에서 대기업 건설사보다 특정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는 중소형 건설사들의 수혜가 더 클 것으로 예상돼서다. 하지만 전라도 지역에 대한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진행되고 있지 않고, 수혜도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주가는 24.4% 하락했다.
정권 초기 또 다른 문재인 정부 정책 수혜주는 '신재생에너지'였다. 탈원전 정책과 더불어 주목을 받던 신재생 에너지 관련주들은 연일 하락세다.
태양전지용 웨이퍼 생산 기업인 웅진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 기대감을 등에 업고 연 초 이후 5월 말까지 52.3% 상승했으나, 이 후부터 현재까지 주가는 3.9% 하락했다. 또 풍력발전 핵심 부품인 단조부품을 생산하는 태웅은 같은 기간 26.5% 상승하고, 이후 41.2% 하락했다. 태양광발전소 유지 보수 사업을 하는 에스에너지 역시 추세는 이와 비슷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초 정부 정책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랐던 주가가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실망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약, 정부 정책이 실제 매출로…
한편 정책 수혜주로 떠올라 지금까지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업종이 있다. 바로 제약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치매 국가책임제'는 치매의료비의 90%를 국가가 보장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이에 따라 치매관련 제품을 주요 라인업으로 갖추고 있는 제약사들은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추 신경계 치매치료제인 엑셀씨를 생산하고 있는 씨트리는 연 초부터 5월 말까지 22.4% 주가가 상승했다. 이후 치매치료제 수요 증가로 올해 20억원 이상의 매출 성장이 예상되면서 주가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환인제약은 치매 등 정신신경용제 제품 매출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제약사다. 이에 정부 정책 수혜주로 분류되며 주가가 상승했다. 아울러 천연물질을 기반으로 한 치매치료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더 크게 올랐다. 5월 말부터 현재까지 주가 수익률은 23.8%에 달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테마주 투자는 정부 정책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거나 일부 투기 세력에 의한 주가급등일 가능성이 높아 큰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실제 기업의 수혜가 있고, 펀더멘털이 좋은 기업을 선별적으로 선택하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