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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조붕구 기업회생지원協 회장 "키코 진실규명 위해 민관합조단 만들어야"

최종수정 : 2017-10-16 06:00:00
재기 기업 돕는 클라우드 펀딩 플랫폼 제공社 만들어 11월 서비스 본격화
조붕구 한국기업회생지원협회장이 키코 KIKO 사태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민관합동조사단 구성을 주장하고 있다. 김승호 기자
▲ 조붕구 한국기업회생지원협회장이 키코(KIKO) 사태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민관합동조사단' 구성을 주장하고 있다. /김승호 기자

"키코(KIKO) 상품에 가입한 기업만 1000여 곳이 넘고, 이 가운데 235곳이 파산이나 폐업 또는 법정관리 등에 들어갔다. 특히 2013~2015년 사이에 문을 닫은 기업도 수두룩하다. 금융감독 당국이 제때 처방전만 내놓았더라면 많은 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재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통화옵션상품인 KIKO(키코)에 'KO'를 당한 피해기업들이 진실 규명을 위한 '(가칭)민관합동조사단' 구성을 새 정부와 정치권에 강력하게 요청하고 나섰다.

당시 키코 피해기업들을 결속해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 백방으로 뛰어다닌 후 지금은 기업들 재기를 위해 관련 협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조붕구 한국기업회생지원협회장(사진)을 만나 키코 이야기를 들어봤다.

중장비를 제조, 외국에 수출하는 기업을 운영하던 조 회장 역시 환헤지에 유용한 상품이라는 은행의 강력한(?) 권유로 키코에 가입했다 결국 회사가 법정관리까지갔었다.

당시 키코 상품은 외국계인 시티은행, SC제일은행 뿐만 아니라 신한은행, 외환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들까지 공격적으로 판매에 나섰다.

그가 키코를 통해 피해를 본 금액만 180억원 가량. 회사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키코 때문에 한 달에 세 번씩 찾아오는 원금과 이자를 막다보니 정신과 건강도 피폐해졌다. 이를 악물고 재기를 다졌다.

"법정관리, 폐업 등에 들어간 기업은 부지기수고, 사기·횡령 등을 했다며 채권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한 기업도 상당하다. 그 중 일부 기업인은 구속된 사람도 있고, 견디다 못해 결국 최악의 선택을 한 사람도 있었다. 나를 비롯한 나머지 키코 피해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 13일 찾은 서울 여의도 조 회장의 사무실내 화이트보드엔 '△△△ ○○○달러' 등 나라별 수주금액 숫자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그는 "키코 피해를 입기 전의 20~30% 가량만 회복이 됐다. 아직 갈길이 멀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수 년만에 다시 모인 피해기업들이 민간이 중심이 된 키코 진실 규명을 위한 합동조사단 구성을 주장하는 이유는 금융기관을 관리·감독하고 금융소비자를 보호해야 할 금융감독원을 믿지못하겠다는 점을 수 년간의 키코 사태 전개 과정에서 뼈져리게 경험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소송 과정 등에서 향후 밝혀진 녹취록 등을 살펴보면 금감원은 키코의 진실을 상당부분 파악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산해가는 기업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않았다. 이건 직무유기다. 금감원을 절대 믿지 못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사태가 불거질 당시 키코를 판 은행들에 대한 금감원의 제재심의위원회가 이유없이 지연되고, 여기서 발견된 증거들을 향후 소송 과정에서 제대로 써먹지 못한 것도 석연찮다는게 키코 피해기업들의 주장이다.

"은행들은 키코를 팔 때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자신들이 가져가는 마진이 없다, 즉 '제로 코스트'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은행은 키코를 사는 기업들에게 큰 혜택을 주는 것 처럼 현혹했다. 하지만 나중에 밝혀진 것은 '제로 코스트'가 아니었다. 오히려 키코로 인해 기업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제한되고, 손실은 무한대임이 드러났다. 이런 사실도 은행이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분명 설명의무를 위반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당국은 (사실을)덮기에 급급했다."

이는 키코 피해기업들이 당초부터 금감원과 별도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또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피해기업들은 키코 진실 규명이 본격화될 경우 은행편에 선 대형로펌들과의 싸움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100여 명에 이르는 '매머드급 변호인단' 구성도 진행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국회 국정감사를 전후해 박범계·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 등이 키코 문제를 적극 제기하고 있는 것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도 키코 관련 사안의 엄중함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키코 사태 이후 기업들의 회생, 재기에 상당한 애정을 갖게 된 조 회장은 기업인, 관련 전문가 등과 뜻을 모아 최근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조 회장은 "실패 기업들이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 재기를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기업인의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희망이 있다는 것을 봤다"면서 "기업인의 재기를 위해 불특정 다수가 십시일반 모아 돈을 투자하고, 향후 배당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형태의 재기 클라우드 펀딩을 위한 플랫폼 제공회사 '로그원'을 17개 회사 대표들이 자본금을 출자해 만들게 됐다. 빠르면 11월께 관련 플랫폼을 오픈해 재기를 위한 또다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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