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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쌤의 키즈톡톡] '완벽한 부모는 없다'

노은혜 언어치료사.



부모교육을 하고 난 뒤면 부모님들과 많은 질문을 주고받는다. 얼마 전 한 어머니의 질문이 아직까지도 기억 속에 남아있다. 가장 맨 앞줄에 앉은 어머니는 교육이 끝난 후 쉬지 않고 질문했다. 질문들은 이제까지 받아온 질문들과는 조금 달랐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아이에게 효과적으로 언어 자극 주는 방법이나 아이의 문제행동, 놀이 방법에 관해 질문을 하는데 그 어머니의 질문은 '자신의 육아법이 옳고 그른지' 평가에 관한 것이었다.

그 질문을 들으며 생각해보았다. 육아에 정답이 있을까? 몇 점 이상을 받아야 좋은 부모일까?

전문가들은 통상적 이론과 경험에 근거하여 육아 정보를 안내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만나온 아이들, 부모들, 개인의 교육 가치관에 따라 같은 상황이라도 대처법이 조금씩 달라진다. 그러니 부모들은 헷갈린다. 육아 책을 읽고 교육을 들을수록 무엇이 정답인지 몰라 헤맨다. 결론적으로 '나는 지금 아이를 잘못 키우고 있다'란 자신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만 커질 뿐이다.

질문을 한 어머니는 아이를 데리고 연극을 보러 가도 좋은지부터 시작해 밥을 먹일 때의 속도, 목소리 톤 등 전반적으로 자신의 육아 방법에 대해 점검받고 싶어 했다. 그 질문들 속에는 '내가 이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 걸까?', '내가 아이를 망치면 어떻게 하나?'하는 불안감과 두려움이 가득했다. 이런 속사정 때문인지 아이를 키우는 것도 재미없고 아이가 짐처럼 느껴지는 날이 많다고 말한다. 당연히 아이와 즐거운 정서적 유대감을 쌓기도 힘들고 아이에게도 좋은 것을 주기 힘들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육아 비법 중 하나를 꼽으라면 부모가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육아에는 정답이 없다. 육아는 시험이 아니고 객관식의 문제도 주관식 문제도 아니다.

도덕적인 규준을 가지고 옳고 그름을 따져 스스로 분별할 수 있는 성인이라면 자신의 육아 가치관에 신뢰를 가져야 한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고, 감정 표현이 다르고, 자기실현을 해나가는 과정이 다른 것처럼 아이들은 각자 다른 부모들 아래서 각자 다르게 성장해나간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올바른 방법으로 대처하는 부모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영양적으로 체계 잡힌 밥을 먹는 것보다 발달에 효과적인 방법으로 노는 것보다 마음에 상처 나지 않는 훈육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부모가 나를 짐으로 여기지 않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신이 조금 부족하게 먹어도, 조금 부족한 듯이 놀아도, 아프게 혼나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저 부모가 행복할 때 가장 행복해 한다.

부모가 '나는 완벽한 부모여야 해'라는 부담감을 못이겨 좌절하거나 혼란스러워하며 자신이 세운 '완벽한 규준'이라는 틀에 자신을 욱여넣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주 우울하고 슬퍼하는 부모를 볼 때 아이들의 마음은 더 힘들어진다.

부모가 생각하는, 어디에선가 배워 온 '좋은 것'만을 아이에게 주려다 보면 아이가 이미 가진 것들을 놓칠 수 있다. 부모가 보기에 좋은 것처럼 느껴져도 그것이 아이의 성향과 맞지 않다면 독이 될 뿐이다.

부모는 새롭고 좋은 것을 주는 사람이기 보다 아이가 이미 가진 것을 발견하고 꺼내어주는 사람이라야 한다. 그래야만 아이들은 자기 안에 있는 많은 것들에 확신할 수 있고 세상에 마음껏 꺼내며 가장 그 아이다운 모습으로 자기를 실현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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