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사회>지역

[서울지하철 40년 비하인드 스토리] (29) 파업 걱정에 무인시스템 도입한 5~8호선

[서울지하철 40년 비하인드 스토리] (29) 파업 걱정에 무인시스템 도입한 5~8호선

무인으로 운행하는 우이신설선 종합상황실 전경 /송병형 기자



서울교통공사(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통합사)가 출범하기 전 많은 사람들이 거대노조의 탄생을 우려하며 서울 지하철의 통합에 반대했다. 과거 서울 지하철이 '파업철'이라는 오명을 얻을 정도로 노사갈등이 심했기 때문이다. 사실 1기 지하철인 1~4호선과 2기 지하철인 5~8호선을 분리해 각각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로 운영을 이원화한 것도 단지 경쟁력 제고만의 이유는 아니었다. 거대노조의 탄생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파업을 걱정해 과거 서울시가 취한 조치는 운영의 이원화에 그치지 않았다. 1990년대 중반 개통한 2기 지하철에 무인자동시스템까지 도입했던 것.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도 파업 사태가 발생한다면 무인으로 지하철을 운행하겠다는 심산이 깔려 있었다.

2기 지하철의 개통을 한 해 앞둔 1994년에도 서울지하철공사(서울메트로의 전신)의 장기파업으로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는다. 이때 곧 개통할 5~8호선은 파업 걱정이 없는 지하철이 될 것이라고 서울시는 시민들을 안심시킨다. 당시 서울시가 언론에 밝힌 바에 따르면, 5~8호선에는 운전사가 필요없는 무인운전시스템, 컴퓨터가 전동차의 이상유무를 밝혀내는 검수체계, 표 발매의 97%를 자동발매기가 책임지는 역무 자동화 등을 주요 요소로 하는 무인자동시스템이 도입됐다. 이에 따라 수동으로 운영되는 1기 지하철보다 운영인원이 20% 이상 크게 줄어들고, 특히 기관사 차장의 전동차 운전팀은 꼭 필요하지 않으며 급하면 없어도 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무인으로 운행하는 우이신설선 운행 모습 /송병형 기자



당시 1기 지하철은 기관사가 전동차의 정지와 운행을 맡고 차장이 뒤에서 출입문의 개폐를 하는 2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와 달리 무인운전시스템이 도입되는 2기 지하철은 무인 체제로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 2기 지하철은 승무원이 탑승하지 않아도 전동차의 운행 및 정지와 출입구 개폐 차간거리유지속도조절 등을 종합사령실의 당직자 한 명이 충분히 통제할 수 있도록 자동제어장치를 갖추었다. 이에 따라 컴퓨터가 작동명령을 레일을 통해 보내고 이를 다시 전동차로 보내는 방법으로 자동운전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다만 운행 초기에만 승객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일시적으로 승무원 1명만 기관실에 탑승한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서울시는 또한 지하철의 안전과 직결되는 자동검수체계는 컴퓨터가 90% 이상의 역할을 맡아 3일 간격으로 1일 검사와 3개월마다 월상검사를 하게 될 것이고, 궤도 아래의 재질도 1기 지하철과 같이 자갈이 아닌 새로 콘크리트로 바꾸어 매일 자갈의 이탈이나 침목의 상태를 살피는 보선원을 없애겠다고 했다. 여기에 더해 2기 지하철을 8~10개의 역 단위로 한 개의 관리역을 두는 체제로 운영해 역장 인원도 크게 줄이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이같은 무인자동시스템을 통해 파업으로 인한 파행운행의 전철을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라고 시민들에게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허구에 불과했다. 채 3년이 지나지 않아 파업 위기를 간신히 넘긴 서울도시철도공사는 무인운전은 단지 이론적으로만 가능하다고 실토했다. 당시 서울도시철도공사의 기술이사는 "기술적으로 무인운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도 "실제로는 승객의 안전문제 때문에 무인운전을 시행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인운전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돼야 한다고 했다. 당시에는 선진국 일부에만 지하철 승강장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었다. 물론 서울 지하철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이후에도 무인운전은 현실화되지 않았고, 되레 스크린도어로 인한 안전사고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구간이 짧은 노선이나 경전철에서 무인운전이 이뤄지고 있다. 신분당선, 의정부경전철, 용인경전철, 우이신설선, 부산-김해경전철, 부산4호선, 인천2호선 등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