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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필름리뷰] '살인자의 기억법' 원작의 맛 살리면서 장르적 특성은 업그레이드

살인자의 기억법 포스터/쇼박스



[필름리뷰] '살인자의 기억법', 원작의 맛 살리면서 장르적 특성은 업그레이드

'소설은 소설, 영화는 영화다.' 영화가 끝나고 든 첫 생각이다. 7일 개봉하는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김영하 소설가의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했다. 전작 '세븐데이즈' '용의자'로 한국 장르물의 귀재로 자리매김한 원신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본인의 역량을 가감없이 발휘했다.

원작이 있는 영화는 영화화(시나리오 각색, 연출)하는 작업에서 원작의 색을 잃고 아예 다른 색을 입거나, 원작의 느낌을 고스란히 살려 완성되거나 둘 중 하나다. 때문에 보통은 '원작이 훨씬 낫다' '소설로만 남아있는 게 좋았을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살인자의 기억법'은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영화만이 낼 수 있는 강점을 제대로 살렸다. 원작은 퇴색시키지 않고, 재미를 배가시켜 관객의 만족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살인자의 기억법 스틸/쇼박스



'살인자의 기억법'은 예전에는 연쇄살인범이었지만, 지금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김병수(설경구)가 우연히 접촉사고로 만나게 된 남자 문태주(김남길)에게서 자신과 같은 눈빛을 발견하고 그 역시 살인자임을 직감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병수는 그를 경찰에 연쇄살인범이라고 신고하지만, 태주 역시 경찰이었고, 아무도 병수의 말을 믿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병수의 딸 은희의 남자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태주. 병수는 사라져가는 기억 속에서도 필사적으로 기록하고 태주를 쫓지만, 오히려 자신에게 남아있던 오랜 살인 습관들이 되살아나며 망상과 실제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한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는 기억과 현실의 경계에서 극도의 서스펜스와 스릴을 선사한다. 속도감있는 전개는 관객에게 조각난 퍼즐을 맞춰가는 재미를 안기며, 과연 김병수가 생각하는 것처럼 태주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건의 연쇄살인범인지, 아니면 그저 병수의 망상일뿐 실제로는 병수 본인이 저지른 일들인지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든다.

방심할 틈을 주지않고 결말을 향해가는 영화는 관객의 궁금증을 증폭시키며 올 가을 강력한 범죄스실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병수 역을 맡은 설경구와 태주 역의 김남길은 극과 극, 한계없는 변신을 보여준다. '실미도' '해운대' '불한당' 등 매 작품마다 역대급 캐릭터를 탄생시켰던 설경구가 이번에는 신체를 뛰어넘어 정신적으로도 준비할 것이 많은 전직 연쇄살인범이던 알츠하이머에 걸린 치매 노인을 연기했다. 그는 특수분장 없이 본인보다 10살은 더 많은 노인으로 분했다. 극한의 체중 감량을 했음에도 그의 소름돋는 눈빛 연기는 관객의 몰입을 유도할 것이다.

살인자의 기억법 스틸/쇼박스



드라마 '선덕여왕' '나쁜남자' 영화 '해적:산으로 간 사나이' '판도라'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김남길은 설경구가 쫓는 태주로 분했다. 평범한 경찰인 듯 사람 좋은 미소를 짓다가도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돌변하는 그의 모습은 관객을 혼란에 빠뜨릴 예정. 감독은 소설 속 비중이 낮았던 태주 캐릭터를 영화를 통해 새롭게 재탄생시켰다. 선과 악을 넘나드는 능수능란한 연기는 끝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한다.

감독은 소설을 영화화하면서 원작의 색깔은 살리되 영화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재미 또한 놓치지 않았다. 중간중간 설경구가 읊조리는 소설 속 1인칭 문장은 내레이션으로 쓰여져 때때로 관객의 웃음을 자아낸다. 내레이션은 김병수가 느끼는 감정과 상황이 어디까지 진전됐는지 알 수 있게하는 장치로 적절하게 쓰였다.

소설 속 주인공의 나이는 70대로 나와있다. 감독은 김병수의 나이를 50대로 설정, 극의 후반부 태주와의 액션씬을 삽입했다. 하지만, 화려한 기술보다는 캐릭터의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장치로 사용했다. 원씬 원테잌로 정적인 느낌을 강화해 배우들이 표현하는 감정의 깊이가 잘 드러나도록 했다. 단순히 치고 받는 몸싸우모다 서로에 대한 의심과 경계로 얼룩져 얽히고 설킨 감정을 담아냈다. 격렬한 몸싸움 중에도 자신이 왜 싸우고 있는지를 잊지 않기 위해 스스로의 기억과도 사투를 벌이는 병수의 모습은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역대급 캐릭터로 변신한 배우들의 열연은 소설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또 다른 재미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원신연 감독표 스릴러 '살인자의 기억법'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과 짜릿한 반전을 선사해 관객에게 잊지 못할 영화로 남을 것이다. 7일 개봉.

살인자의 기억법 스틸/쇼박스



살인자의 기억법 스틸/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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