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만드는 사람들] (7) 서울시의 세계 최대 새활용(업사이클링) 실험, 서울새활용플라자 윤대영 본부장
서울새활용플라자 윤대영 운영 본부장 /서울디자인재단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새활용을 위한 세계 최대이자 최초의 허브다. 소재 취합부터 제작·판매까지 새활용의 전체 사이클을 한 공간에서 보여주는 곳은 전 세계에서 이곳밖에 없다."
9월 5일 개관을 앞둔 서울새활용플라자의 윤대영(55) 운영 본부장의 말이다.
새활용이란 업사이클링(Up-cycling)의 순우리말로, 헌 옷과 자투리 가죽, 폐현수막, 폐목재 등 각종 폐자원에 디자인을 더하거나 활용법을 바꿔 가치 있는 새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을 말한다.
서울시는 선진도시가 되기 위한 비전의 하나로 중랑물재생센터가 들어선 용답동 일대를 세계 최대이자 최초의 새활용 허브인 '에코시티'로 만들기로 하고, 지난 2015년 1월 중랑물재생센터 내 부지에 서울새활용플라자 조성 공사에 착수했다. 이 공사는 올해 3월 완료됐고, 반 년 동안 콘텐츠를 비롯한 준비작업을 거쳐 공식 개관을 앞두고 있다.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에코시티로 가기 위한 첫 단계 사업이다.
에코시티 구상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방향을 제시했지만, 이를 구체화시킨 곳은 서울디자인재단이다. 윤 본부장 역시 서울디자인재단 소속이다. 윤 본부장은 "3년 안에 에코타운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서울새활용플라자의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에서는 하루에만 평균 4만2000t의 폐기물이 나온다. 이 폐기물들을 그냥 묻거나 태워서는 지속가능한 사회가 될 수 없으며, 단순히 폐기물을 재활용하고, 줄이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의식주 전반에 걸쳐 미래사회에 걸맞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그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하는 역할을 에코시티가 맡게 된다.
중정형의 서울새활용플라자 내부 전경 /서울디자인재단
이를 위해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의식주 전반에 걸쳐 새활용에 대한 실험에 착수할 계획이다. 축구장 크기의 2배인 연면적 1만6530㎡, 지하 2층, 지상 5층의 건물은 이 실험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지하2층으로는 서울 전역에서 새로 활용될 수 있는 폐기물들이 트럭에 실려온다. 반입된 폐기물들은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을 거쳐 활용 가능한 소재들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기업이나 창작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20종의 소재들이 1층 새활용소재은행에 모인다. 세계 최초의 새활용을 위한 소재은행이다.
이 소재들을 가지고 직접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공방이 지상1층에 자리해 있다. 디자이너, 스타트업, 교수와 대학원생 등 외부 전문가들이 이 소재를 사용해 직접 새로운 제품을 개발한다.
현관과 연결된 2층은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을 판매하는 상점이 자리한다. 또한 당장 사용할 수는 없지만 연구를 통해 새 제품으로 거듭날 수 있는 소재 180여 종을 모아두는 새활용소재라이브러리도 함께 들어서 있다. 전문가들은 라이브러리에 모인 소재를 가지고 연구를 하게 된다.
3층과 4층에는 이미 폐기물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낸 업체들 32개가 들어서 있다. 폐기물이 실제 어떻게 새 제품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지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야외에서는 도시농업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 식생활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한 시도가 이뤄진다.
곧 열리는 개관식 행사는 이같은 자원의 순환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서울새활용플라자 입주업체인 비페이블의 새활용 교구제품인 바툴 /서울디자인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