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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기동향

"내부출신 아니면 안돼"...집단이기주의가 BNK금융 망칠라

BNK금융그룹 부산은행 본점./BNK금융그룹



"BNK금융은 자정 능력이 망가졌기 때문에 내부 문제를 비판하고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 그리고 엘시티 대출과 관련 없는 사람이 지주 회장과 부산은행장이 돼야 한다. 부산은행의 문제는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 내부 적폐다."(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BNK금융지주 조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겉으로는 외부 인사에 문을 열어 놓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BNK지주 및 부산은행 전현직 임직원들까지 나서 외부 인사를 근거 없는 낙하산, 관치금융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이것도 모자라 "내부 출신에 반대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을 고발하겠다거나 사외이사가 몸담고 있는 기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벌이겠다"며 협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선 미래가 없다'는 것이 금융권 안팎의 시선이다. 현 경영진도 'BNK금융 사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책임있는 모습은 오간데 없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며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내부 분란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회장 후보가 노조 출신? '집단이기주의' BNK 망칠라

금융권에서는 '낙하산' '금융당국 출신' '내부 인사' 같은 경계선을 그어놓고 BNK금융지주 회장을 인선한다는 것 자체가 한국 금융의 후진성을 보여준다고 비판한다. BNK금융지주를 경쟁력 있는 금융회사로 만들 수 있는 인물이 누구인지를 가려야 하는데 출신만 따진다는 것. 회장후보 선임 절차가 늦춰지면서 차기 회장도 9월 8일에나 결정될 전망이다.

23일 BNK금융지주 계열 고위 관계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CEO 리스크로 조직이 흔들리니 경쟁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지역 토착 세력과 노조 등의 세 다툼으로 회장 선임 작업이 길어질수록 결국 손해 보는 쪽은 BNK금융지주 임직원"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부산상공회의소 등 지역 시민사회·경제단체 등의 반발 자체가 외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가장 공정하게 기업을 견제하라고 뽑아 놓은 사외이사에 대한 협박은 도를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BNK노조는 BNK 3대 대주주인 파크랜드 측의 추천 인물인 차용규 전 OBS경인TV 대표가 김 전 대표를 지지한 것을 묵과할 수 없다고 밝힌다. 노조는 21일에 이어 추가로 부산 파크랜드 본사 앞 집회신고서를 제출한 뒤 본격적인 항의 집회에 돌입키로 했다. 파크랜드를 '낙하산 인사 부역 기업'으로 낙인 찍고 파크랜드 제품 불매운동도 벌이기로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유없이 특정 기업제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은 명백한 '영업 방해'이다"면서 "임추위 위원들의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방해하겠다는 '업무방해'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적폐청산에 앞서야 할 BNK노조가 엘씨티 특혜 대출과 주가조작사건 등에 자유롭지 않은 내부인사만을 고집하고 있다. 임추위 위원을 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놓는가 하면, 사외이사 관련기업의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다"면서 "윤리경영은 사라진 채 '집단 이기주의'가 BNK금융지주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BNK노조가 자신들의 주장과 맞지 않으면 무엇이든 배격하는 행동을 보인다. 사실상 회장 공모라는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면서 "처음부터 내부인사가 아니면 안된다는 답을 정하고 밀어붙이고 있는 것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특히 회장 후보 지원자 중 내부인사가 노조부위원장 출신인 것과 무관치 않다는 추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BNK금융그룹 직원의 전체 목소리를 대변해야할 노조가 특정 후보의 '돌격대' 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에 힘이 실린다.

BNK금융 한 관계자는 "노조가 BNK내부 목소리를 모두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CEO 선임 때마다 '순혈주의'가 집단이기주의로 비칠까 걱정이다. 사실 누가 선임돼도 상관없다. BNK를 가장 잘 이끌고 직원들의 화합과 미래를 책임질 적임자면 된다"고 전했다.

내부에선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노조의 과도한 투쟁에 대한 피로도가 쌓이고 있다는 얘기다.

◆BNK '버려야 산다'

"한국 금융산업의 시계가 20년 전으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금융인의 윤리와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는 게 개탄스럽다. 경영진이 권력 투쟁이나 하고 있는데 직원들이 윤리·책임의식을 가질 리가 있겠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A은행장을 지낸 금융계 원로가 BNK금융 사태를 지켜보며 내놓은 탄식이다. 이는 또 한국 금융의 현주소를 지적하는 발언이다.

금융권에서 BNK가 위기에 봉착하게 된 가장 큰 원인으로 '금융의 기본윤리' 붕괴가 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전문가들과 금융계 관계자들은 '금융윤리의 붕괴 원인'으로 은행과 금융지주의 사유화, 순혈주의 인사, 경영진의 권력 다툼에서 비롯된 조직문화 붕괴를 꼽기도 한다.

또 이런 도덕적 해이가 수 년 간 지속됐는데도 발각되지 않은 것은 내부통제시스템에도 심각한 허점이 있었음을 방증한다.

B은행 출신 한 은행장은 "낙하산 관치금융도 문제지만, 금융의 사유화를 노리는 잘못된 순혈주의가 더 큰 문제다"면서 "이번 기회를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내부통제시스템을 강화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도 BNK금융지주가 살아남는 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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