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삼성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을 준비하며 청와대를 거론했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
이규혁 전 영재센터 전무는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판에서 삼성의 지원을 받기 위한 준비 과정에서 장씨로부터 '파란색 집' 등 청와대를 암시하는 단어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날 증언에 따르면, 장씨는 영재센터가 법인으로 등록된 지 한 달 뒤인 2015년 8월부터 삼성의 후원을 받기 위한 준비를 서둘렀다.
장씨는 이 전 전무에게 사업계획서를 건네며 '삼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에게 잘 설명하라'고 말했다.
이후 장씨가 삼성의 '입금'을 위해 청와대를 거론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이날 검찰은 2015년 9월 15~16일 이 전 전무와 장씨의 카톡 대화를 내놓고, 청와대의 힘을 빌려 삼성의 후원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대화를 지목했다.
이 대화에서 장씨는 '청와대에서 힘을 쓰면 삼성에서 후원해준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전무는 "당시에는 이해 못했는데 이제는 (안다)"고 답했다.
그는 장씨가 관련 대화에서 '파란색 집'이라는 표현을 한 데 대해, 김 전 차관을 통해 삼성의 후원을 받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전무는 영재센터 설립 준비 기간인 2015년 3~7월 김 전 차관을 두 차례 만나 영재센터에 대해 설명했다.
삼성의 후원을 위해 장씨가 청와대에 다녀온다는 말도 꺼냈다는 진술도 나왔다.
이 전 전무는 장씨가 2015년 9월 16일 카톡 대화에서 '내일 추석 선물 받으러 청와대에 들어가 잘 얘기해보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에 따르면, 장씨는 17일 '나 오늘 서울에 가서 삼성하고 다 알아볼게'라는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
이 전 전무는 장씨가 청와대에서 삼성의 후원금을 알아보겠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다음달인 10월 2일 삼성이 영재센터에 5억5000만원을 송금한 사실을 장씨가 미리 알고 있었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이 전 전무는 당시 장씨가 카톡 메시지를 통해 '30분 뒤에 돈이 꽂힌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삼성 측이 2차 후원금 10억7800만원을 보내면서 자신과 김 전 차관의 관계를 궁금해했다는 취지로도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