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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문화역 탐방] (25) 교대역, 소파 방정환 정신 담은 '작은물결공유서가'

[명품 문화역 탐방] (25) 교대역, 소파 방정환 정신 담은 '작은물결공유서가'

'작은물결공유서가' 전경 /송병형 기자



2호선과 3호선이 지나는 교대역 안에는 작지만 매우 효율적인 도서관이 있다.

얼핏 보면 마치 공중전화부스처럼 생긴 노란 부스들이 바로 책장이다. 책장 앞에는 파란 테이블과 의자들도 있어 만남의 광장처럼 이용할 수도 있다. 약속을 하고 상대방을 기다리면서 책을 골라 읽을 수도 있고, 바로 앞에는 화장실도 있어 볼일도 보기 쉽다.

총 5개의 부스가 있는데 분야별로 구분돼 있다. 비문학부스가 2개, 문학코너, 어린이코너, 청소년코너 등이다. 구석에는 우체통 모양의 책기부함이 있는데 전체적으로 노란 테마에 맞추어 역시 노란색이다.

'작은물결공유서가' 전경 /송병형 기자



이처럼 모든 것이 아기자기하고 귀여운데, 이는 한국방정환재단에서 구상했기 때문이다. 어린이를 위해 활약했던 소파 방정환의 정신이 담긴 도서관이다.

부스 옆에 벽에 붙은 게시판에는 재단의 사업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 재단은 어린이들을 위한 독서프로그램으로 도서선순환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작은물결공유서가는 이 사업의 일환이다. 재단은 '공유'와 순환이 있는 새로운 독서문화공간이자 도서취약계층 어린이들을 위해서 이 서가를 만들었다.

'작은물결'이라는 말은 방정환 선생의 호인 '소파(小波)'를 우리말로 표현한 것이다. 작은 물결이 큰 파도를 불러일으키듯이 방정환 선생이 뜻했던 어린이 교육도 이런 효과를 내기를 바라는 희망이 담겨있다.

'작은물결공유서가' 전경 /송병형 기자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를 위해 생을 바친 위인이다. 전통 한국사회에서 천대받고 학대받던 아동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어린이'라는 존칭어를 만들었고, 세계 최초로 '어린이날'을 제정해 어린이 인권선언을 하는 등 어린이 운동을 주도했다.

특히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어린이 운동을 계속해 전개했다. 한국 최초로 아동잡지를 창간하고 동화문학 장르를 만들었으며 어린이를 위한 예술문화활동, 교육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작은물결공유서가에는 그가 생전에 지은 책들이 거대한 기둥처럼 서 있다.

1931년 33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며 남긴 유언에서 그는 "어린이는 나라의 보배입니다. 어른들은 미래의 희망이요, 주인공이 될 우리 어린이들을 사랑하고 존경합시다"라고 했다.

작은물결공유서가가 들어선 때는 2014년 5월, 당초 4월 26일 인근 서울교대 대학생들의 플래시몹 행사와 함께 오픈할 예정이었는데 세월호 참사로 인해 연기됐다.

이처럼 사회적 아픔 속에서 출발한 작은물결공유서가는 요새 큰 어려움을 맞고 있다. 책이 사라지고 있어서다. 재단에 따르면 한 달에도 수십 권이 사라지고 있으며, 분실을 우려해 도서관을 관리하는 자원봉사자가 없는 시간에는 어린이칸을 제외하고 모두 닿아놓는다. 그런데도 책 분실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성숙한 시민시민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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