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부산은행, 익숙한 CEO 후보군…'갈라파고스 신드롬' 재연

BNK·부산은행, 익숙한 CEO 후보군…'갈라파고스 신드롬' 재연?

최종수정 : 2017-08-07 15:41:03

차기 CEO(최고경영자) 인선 절차를 밟고 있는 BNK금융지주와 부산은행에 또 다시 '갈라파고스 신드롬'이 우려되고 있다. 부산은행 노조를 비롯한 은행 조직 내부에서 '순혈주의'를 고집하고 있고, 계열사인 경남은행장에 대해서도 비우호적이다. 특히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 중 몇몇은 성세환 회장의 직계 학교 후배인 데다 나머지 지원 임원도 특정 학교 학맥이 대부분이어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외부와 단절돼 독자적으로 진화한 생태계가 면역력이 약해 멸종 위기를 맞았던 갈라파고스 제도와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까 염려된다는 지적이 많다. 전·현직 경영진이 재판을 받는 상황까지 이른데 대한 반성은 없다.

▲ BNK금융·부산은행 지주 차기 회장 후보군 학력 사항.

◆ CEO 후보 절반이 '부산상고·동아대' 출신

7일 금융권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NK금융지주와 부산은행의 차기 CEO 후보자 총 18명 가운데 9명(50%)이 부산상고·동아대 출신이다.

그간 BNK금융과 부산은행은 부산 지역에 영업 기반을 둔만큼 지역주의와 순혈주의가 짙은 임원 인사를 해 왔는데, 그 중 눈에 띄는 학맥이 부산상업고등학교와 동아대학교다.

특히 부산상고 출신 금융인들은 동문인 노무현 정부에서 활발히 활동하다가 정권이 바뀌면서 대부분 퇴진했는데,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여권성향 인사에 더욱 힘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사업보고서에 등록된 BNK금융지주의 임원 12명과 부산은행의 임원 20명 가운데 부산상고 출신이 8명, 동아대학교 동문이 7명(중복 1명)으로 전체의 43.75%를 차지하고 있다.

BNK금융은 현재 12명의 임원 중 절반이 부산상고·동아대 출신이다. 이 가운데 오남환 상무, 신덕수 상무보, 박연섭 상무보가 부산상고 동문이다. 성세환 회장을 비롯해 차용규 사외이사, 박영봉 부사장, 박연섭 상무보는 동아대를 졸업했다.

이번 BNK금융 차기 회장 압축후보군(숏리스트) 8명 중에선 총 4명이 부산상고·동아대 출신이다. 현재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박재경 BNK금융 회장 직무대행(동아대)과 김지완 전 하나금융 부회장(부산상고)도 같은 학맥이다. 임영록 전 BS금융 사장, 이정수 전 BS저축은행 사장도 부산상고 출신이다.

부산은행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현재 부산은행의 임원 20명 중 성세환 회장과 박재경 권한대행, 이동현 본부장 등 3명이 동아대 출신이다. 오남환 부행장, 이기봉 부행장보, 신덕수 본부장, 김영문 본부장, 박연섭 본부장 등 5명은 부산상고 동문이다.

차기 부산은행장 후보 10명 중에선 총 5명이 같은 학맥이다. BNK금융 회장직과 부산은행장을 이중 지원한 박재경 직무대행을 비롯해 김승모 BNK저축은행 대표가 동아대 출신이다. 오남환 부행장과 성명환 BNK신용정보 대표, 박양기 BNK시스템 대표가 부산상고를 나왔다.

▲ 부산은행 임원진 학력 사항.

◆ 경남은행 출신도 안돼?…'외부인사'로 쏠리는 눈

BNK금융과 부산은행의 차기 CEO 후보군에 특정 학맥이 다수 포진돼 있는 가운데, 지역·순혈주의에 대한 우려가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BNK금융의 순혈주의는 계열사 간에도 내홍을 일으키는 모양새다.

BNK금융 회장 자리를 두고 부산은행 출신과 경남은행 출신 후보자들이 경쟁하는 상황에서 부산은행이 순혈주의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 부산은행 측에선 지난 2014년 BNK금융으로 편입된 경남은행 출신이 회장이 된다는 데 대해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교덕 경남은행장이 BNK금융 회장이 될까봐 회장 후보를 외부까지 확대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같은 계열사지만 BNK의 전신인 부산은행에서 회장이 나와야 한다는 입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갈등에 금융권 안팎에선 '개방형 공모'의 취지대로 외부 인사에 기대를 거는 추세다. 최근 숏리스트 8명 중 외부 인사는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과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등 2명이다. 그러나 부산은행 노조는 박 전 행장 등 외부 인사에 대해 낙하산 가능성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워낙 지역·순혈주의가 심한 기업인만큼 이번 기회에 외부 인사를 영입해 조직 쇄신을 하는 것도 좋은 타이밍으로 보인다"며 "임추위가 외부 여론에 흔들리지 않고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BNK금융지주 임원추천위원회는 오는 9일 회장 후보들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실시한 뒤 이달 중순께 최종 후보 선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부산은행 임추위는 서류심사와 면접 심사 등을 거쳐 이달 중 최종 후보를 선정한 뒤 다음 달 이사회와 주주총회에 은행장 선임 안건을 상정, 차기 은행장을 확정할 계획이다.

댓글 쓰기 (전체 댓글 수 0)
많이 본 뉴스
핫포토
  • 페이스북
  •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