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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스타인터뷰]'청년경찰' 강하늘, 역할 위해 '멋짐' 내려놓은 사연

배우 강하늘/롯데엔터테인먼트



박서준과 애드리브 열전

한국형 버디무비의 부활 알려

오는 9월 입대 "잘 다녀오겠다"

'파파미'란 신조어가 있다. 바로 '파도 파도 미담'의 줄임말이다. 미담이 넘쳐나는 사람을 두고 쓰이는 이 단어, 배우 강하늘에게도 아깝지 않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메트로신문과 만난 강하늘은 수수한 옷차림, 사람 좋은 웃음으로 인터뷰 내내 편안한 분위기를 주도했다.

오는 9일 개봉을 앞둔 영화 '청년경찰'(감독 김주환)에서의 지질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극중 이론 백단 경찰대생 희열 역으로 등장한 그는 어딘가 모르게 허당기 가득한 매력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강하늘은 "편하게 놀면서 찍었다. 항상 생각하는 건 역할보다 제 자신이 튀지 않는 거다. 이번에도 그런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말했다.

'청년경찰'의 묘미는 쉴 틈 없는 애드리브의 향연이다. 이십대 초반 대학생으로 변신한 강하늘과 박서준은 '핑퐁' 같은 애드리브로 지루할 틈 없는 영화를 완성했다.

강하늘은 "(박)서준이 형이랑 연기하면서 정말 자연스럽게 애드리브가 나왔다"며 "처음 만났을 때부터 친해졌다. 첫 만남부터 큰 웃음으로 인사를 하는데 바로 무장해제 됐고, 그 순간부터 친해지게 됐다"고 말했다.

"스태프 중 한 분이 '박서준 씨랑 만나면 엄청 빨리 친해질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정말 그렇게 됐죠.(웃음) 서준이 형은 자신감이 정말 멋진 사람이에요. 만약 '청년경찰2'가 나오더라도 서준이 형이 아니라면 안할 것 같아요. 그 정도로 형이랑 호흡이 좋았어요."

배우 강하늘/롯데엔터테인먼트



두 사람의 '찰떡호흡'은 자칫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질 수 있는 이야기의 흐름을 적절한 무게로 유지해준다. 여기엔 배우들을 믿고 이끌어준 김주환 감독의 스타일도 한몫 했다.

강하늘은 "개인적으로 애드리브를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다. 대본에 있는 것만 하자는 주의인데 감독님이 맨 처음부터 그러셨다. 대본엔 80% 정도만 써 있다고 생각하고, 20%는 우리끼리 채워나가자고. 그래서 더 고민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함께 채워간 애드리브는 적절한 타이밍에 끊기고 재생되고를 반복한다. 이는 개성 강한 캐릭터와 만나 더욱 시너지를 일으킨다. 강하늘은 자신이 맡은 희열 역을 위해 '멋짐'을 내려놨다고 말했다.

극중 각종 은어를 남발하고, 게임 용어를 일상 용어처럼 쓰는 강하늘의 모습은 자연스럽기 그지 없다. 그는 "어떤 연기를 하든 같다. 제가 가진 모습 중 일부를 증폭시켜 만들어내야 한다"며 "친구들이랑 있을 때 바보 같아지는 모습들, 별 것 아닌 걸로 유치해지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툭툭 던지는 것들. 그런 모습들을 그대로 녹여냈다"고 말했다.

"무조건 역할이 보이는 게 최고라 생각해요. 멋있게 보이는 걸 바라셨다면 정말 죄송해요.(웃음) 저는 심각하게 잘생기지도 그렇다고 보기 싫게 생긴 것도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보시는 분들이 작품 속 역할로 잘 봐주시는 게 아닐까요. 이번에도 그저 역할 안에서 충실하고자 노력했으니, 관객 분들도 그런 제 모습을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강하늘은 스스로를 '깨끗한 탁자 위에 올려져 있는 안경 하나'라고 표현했다. 그는 "얼굴, 목소리는 바뀔 수 없는 '나'다. 그 안에서 제가 바꿀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이 있다면 역할이 가진 분위기이기 때문에 그걸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영화 '청년경찰' 스틸컷/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청년경찰' 스틸컷/롯데엔터테인먼트



이번 작품에서 그가 떠올린 희열의 이미지는 미국드라마 '빅뱅이론'의 쉘든이다. 강하늘은 "대본도 캐릭터도 다르지만 그 사람이 풍기는 분위기를 참고했다"며 "그래서 대본 초고에선 대사들에 정확한 명칭들이 없었는데, 감독님이랑 얘기하면서 명칭을 포함한 걸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렇듯 세심하게 하나씩 다듬어 완성한 역할은 박서준과 환상의 콤비를 일궈내며 '한국형 버디무비'의 부활을 알렸다.

앞서 영화 '친구', '태양은 없다' 등 버디무비의 계보를 잇는 것이 아니냐는 말에 강하늘은 "그렇게 얘기해주시면 정말 영광이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최고의 남남콤비는 이정재, 정우성 선배님들이라고 생각해요. '태양은 없다'의 DVD까지 소장할 정도거든요. 그런 버디무비의 계보를 잇는다고 봐주신다면 감사할 따름이죠."

두 사람의 콤비, 버디 무비의 부활 등 여러 이유와 더불어 '청년경찰'이 올 여름 극장가의 복병으로 꼽히는 또 있다. 단순히 유쾌함으로만 점철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강하늘은 "개인적으로 '청년경찰'에서 좋아하는 부분은 대비되는 두 캐릭터가 점차 한 사람처럼 변해간다는 것"이라며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서서히 서로를 닮아가는 모습이 참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배우 강하늘/롯데엔터테인먼트



강하늘은 스태프들의 이름까지 줄줄 외기로 잘 알려져 있다. '미담 방출기'라는 수식어에 쑥스러운 웃음을 보인 그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일지라도 저와 만나서 얼굴 찌푸리는 분들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하나"라며 "이름 아닌 지칭을 쓰는 게 이상하지 않나. 일부러 외우려는 게 아니라 다 같이 재밌고 즐거운 현장이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자연스레 외우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몇 년간 쉴 틈 없이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온 강하늘은 오는 9월 군입대를 앞두고 잠시 쉬어갈 예정이다. 그는 "오랜만의 휴식인 만큼 여행도 다녀오고 쉴 생각이다"면서 "군대는 지금이 가장 좋은 타이밍인 것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생애 단 한 번뿐인 서른 살을 군대에서 보내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제가 90년 생이거든요. 제대하는 시점이 서른이 절반 정도 흘렀을 때에요. 서른의 절반은 군대에서, 또 나머지 절반은 사회에서 보낼 수 있으니 지금이 입대하기엔 적기인 것 같아요. 잘 다녀오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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