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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행

[BNK금융의 미래와 차기수장]②근거없는 낙하산 반대는 또 다른 외압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BNK경남은행 손교덕 은행장./경남은행



BNK금융지주의 앞날이 가시밭이다.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고심 끝에 '외부 인사'에 대해 문을 열었지만 근거없는 낙하산, 관치금융 문제가 불거져서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선 미래가 없다'는 것이 금융권 안팎의 시선이다. 현 경영진도 'BNK금융 사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책임있는 모습은 오간데 없다. "내가 아니면 안된다"며 자리다툼에만 열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외부인사를 '적폐', '관치금융'으로 몰아세우며 여론몰이 하는 모양새다.

◆흔들리는 BNK금융

BNK금융지주는 송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BNK금융지주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1분기 보고서를 보면 현재 제소된 사건은 40건, 소송금액은1410억원 규모다. 피소사건은 77건으로 960억원 규모다. 회사는 소송충당부채로 615억원을 설정했다.

임원진이 계류된 소송사건도 1건이 있다. 금액은 532억원이다.

또 BNK금융은 각종 의혹의 중심에 있다. 시중은행은 고개를 흔들었지만 BNK금융은 엘시티 사업에 가장 많은 돈을 빌려줬다. 부산은행 등 계열사는 지난 2015년 9월 엘시티 사업에 1조15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약정했다. BNK금융은 같은해 1월에도 자금난을 겪던 엘시티 시행사에 3800억원을 대출해줘 '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당시 엘시티 시행사는 군인공제회로부터 빌린 3450억원의 이자도 갚지 못할 정도로 경영이 어려운 상태여서 '특혜 의혹'이 거세게 일었다.

자산 건전성도 걱정이다. 대출금 상환이 90일 이상 연체되거나 법정관리 또는 워크아웃에 돌입한 기업의 대출금, 가계대출 등 빌려준 돈을 온전히 돌려받기 힘든 손상자산이 7226억6200만원에 이른다. 이중 기업대출이 6372억8600만원, 가계대출이 844억5200만원이다. 대손충당금으로 쌓은 돈은 각각 5229억9000만원, 745억3800만원 가량이다. 공공 및 기타자산은 9억2400만원이다. 기타 대출과 수취 채권에서 발생한 손상 자산은 각각 629억7300만원, 200만원이다. 잠재적 부실 가능성이 있는 연체된 자산도 2546억원에 달한다.

BNK금융지주가 어쩌다 이지경이 됐을까. 금융권 안팎에서는 취약한 지배구조와 제 기능을 못하는 이사회에서 찾는다.

새 지배구조법은 금융회사 이사회 의장은 반드시 사외이사 중에서 매년 선임해야 한다.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를 이끌며 모든 주주총회 승인 사항과 대표이사 선임·해임 등을 의결한다. 금융회사 경영목표 및 평가, 예·결산, CEO 경영승계 등 지배구조 정책 수립 등도 이사회 의결 사항이다.

그러나 제도 도입 20년이 지났지만 대부분의 금융사 사외이사들은 여전히 '거수기' 노릇에 그치고 있다. BNK금융지주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주요 의결사항으로 나온 35개 안건 가운데 반대표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올해 들어서도 1분기까지 이사회에서 올라간 안건 12개 중 반대는 없다. 이는 사외이사 추천 단계부터 임명까지 철저하게 대주주와 경영진이 주도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제도가 제구실을 하려면 BNK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선임 제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5명의 사외이사 중 3명이 2016년 사외 이사에 이름을 올려 2018년 3월까지 활동한다.

리스크관리위원회도 올해 들어 두 차례 열렸지만 모두 '찬성' 표였다. 여덟 차례의 감사위원회에서도 다섯 명의 사외이사는 모두 찬성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 교수시절 '교수·변호사·회계사 망국론'이란 기고문을 통해 "정치인·관료·기업인 처럼 전면에 부각되는 일은 별로 없지만 그 책임은 가볍지 않다. 이들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다면, 더구나 자신의 사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왜곡된 정보를 제공한다면 어찌 되겠는가. 나라든 기업이든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이 나라를 말아먹고 있다고까지 했다.

그는 법경제학자 블랙(Bernard Black)의 글도 소개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선 '사외이사·감사위원 등의 내부 감시기구 → 법무법인·회계법인·신용평가사 등의 정보생산기구 → 거래소 및 직종별 협회 등의 자율규제기구 → 금융위·공정위 등의 시장감독기구 → 검찰·법원 등의 사법기구'로 이어지는 긴 연쇄고리의 제도 인프라를 정비해야 하는데, "이를 단기간 내에 이식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 그의 주장에 동의 한다는 것이다. 이 연쇄고리 곳곳에 부끄러움을 잊은 교수·변호사·회계사들이 관여해 있다는 것.

◆근거없는 낙하산…순혈주의가 망칠라

성세환 회장의 구속 이후 석 달여간 경영 공백에 시달려온 BNK금융그룹의 회장 후보군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최종 지원자는 총 16명으로 손교덕 경남은행장, 박재경 BNK금융 회장 직무대행, 빈대인 부산은행장 직무대행 등 내부인사를 비롯해 외부 인사로는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등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회장 선임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BNK금융지주 최대 계열사인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부산상공회의소 등 지역 시민사회·경제단체는 최근 긴급 성명을 내고 "부산경제의 중심축에 있는 BNK의 최고 경영자 선출이 내부 인물 기용이 아닌 정치권 줄대기를 통한 낙하산이나 보은 인사로 전락할 경우 지역 사회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것이며 그 책임은 정치권 또는 정부가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부인사나 부산은행 출신이 아니면 안된다는 순혈주의다.

시장에서는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부산상공회의소 등 지역 시민사회·경제단체 등의 반발 자체가 외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나 금융당국이 인사에 개입할 명분도 근거도 없다. 근거 없는 외압설 자체가 임추위에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껏 BNK금융지주 인사에 외압이 있었단 말인가(?)"라며 "임추위가 (BNK금융지주 내부 사정이)오죽했으면 외부 인사 수혈 가능성을 열어 뒀겠냐"고 반문했다.

외압 가능성도 낮다. 임추위원 5명(사내이사 1명, 비상임이사1명, 사외이사 3명 등)이 모두 성세환 회장 사람들로 평가된다. 전·현직 기업체 대표들이거나 대학교수 등이다. 외부인사가 능력이 부족하면 반대표를 던지면 그만이다.

BNK금융 안팎에선 순혈주의가 위기탈출의 해법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오히려 현 경영진들의 책임있는 자세를 필요하다는 것. 상황은 다르지만 2014년 벌어진 'KB사태'의 결론이 그랬다. 회장과 행장이 동반 퇴진하고 사외이사도 전원 물러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이후 금융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새롭게 마련하는 계기가 됐고,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올 2분기에 2년 3개월 만에 신한금융을 누르고 리딩뱅크 자리(순이익 기준)를 차지했다.

해외 금융사들도 외부 수혈로 위기를 극복했다.

2005년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랜드마크인 메세 투움 광장. 유례 없던 과격 시위가 벌어졌다. 독일 금융인들이 '은행장 퇴진', '메뚜기 자본주의 척결'을 외치며 피켓을 들었다. 스위스인으로 크레디트스위스에서 일했던 조세프 아커만 행장이 영입된 데 대한 보수적 독일 금융인들의 반감 표출이었다. 당시 아커만 행장은 전 직원의 18%인 1만4500여 명을 해고하고 지점을 폐쇄하면서 도이치뱅크에서 독일의 흔적을 지워나갔다. 독일인 직원들의 불만이 폭발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1년 후 도이치뱅크는 독일 금융회사 중 '부진의 늪'에서 탈출하고 글로벌 은행으로 부활한 유일한 금융회사로 평가받았다.

1995년 스위스의 대형은행 UBS가 영국의 소규모 투자은행 SG워버그를 흡수합병했다. 그러나 워버그 출신의 로리 태프너가 합병 후 UBS 투자은행(IB)부문 대표를 맡았다. 또 UBS IB부문 임원자리를 워버그 출신들이 대부분 차지했다. 이들은 훗날 UBS를 세계적인 투자은행으로 올려 놓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 2009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이 은행은 전직 금융감독 임원을 이사로 영입한다. 수전 비스 전 연방은행 총재와 도널드 파월 전 FDIC 총재 등을 새 이사진에 포함시킨 것. 당시 레이먼드 제임스 파이낸셜의 앤서니 폴리니 애널리스트는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인물을 영입한 것이며 회사에는 아주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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