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권 박사 칼럼] 불면의 열대야, 아이 울리는 야제(夜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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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권 박사 칼럼] 불면의 열대야, 아이 울리는 야제(夜啼)

최종수정 : 2017-07-25 10:45:08
임영권 한의학 박사 아이조아한의원 수원점 대표원장
▲ 임영권 한의학 박사(아이조아한의원 수원점 대표원장)

최근 한밤에도 기온이 25℃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熱帶夜)가 지속되면서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밤새 에어컨을 틀고 잤다가 여름 감기에 걸리고, 비염 증상이 도지는 일도 흔하다. 어른들이 열대야 때문에 밤새 뒤척이는 만큼 어린아이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만 3세 전 영유아 중에는 한밤중에 갑자기 깨어 자지러지게 우는 일이 종종 있는데 한의학에서는 이런 증세를 '야제(夜啼)'라고 한다. 만 4세 이후의 큰 아이도 잘 자다가 갑자기 나쁜 꿈을 꾼 듯 깜짝 놀라 깨기도 한다. 악몽이 아니더라도 갑자기 깨어 울거나, 두려워 소리를 지르거나, 안절부절 못하고 방안을 헤매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를 '야경(夜驚)'이라 한다.

야제나 야경을 겪는 아이들 중에는 심장과 비위의 기운이 허약한 경우가 많다. 특히 심장의 기운이 정신을 주관한다고 보는데, 심기(心氣)가 허약하고 심열(心熱)이 과도하게 쌓여 있으면 스트레스에 예민하고 수면 트러블을 자주 겪는다. 또 '객오(客忤)'라 하여 아이가 낮에 무서운 것을 보고 놀라서 잠을 못 이루거나, 울며 깨는 증세를 보일 수 있다. 비위(소화기)의 기운이 허약하면 배 속이 너무 냉해 배탈 설사가 잦거나, 음식물이 덜 소화된 듯 답답함(체기)을 느끼는 일이 많다. 어린아이의 경우 배 속이 답답해도 야제가 나타날 수 있다.

무더운 여름, 아이의 야제나 야경을 잘 살펴야 하는 이유는 아이 몸 역시 뜨거워져 심열(心熱)이 더 많이 쌓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무더위 탓에 가뜩이나 바쁜 심장이 지나치게 과열되어 한밤에도 식을 줄 모르기 때문에 아이는 갑작스러운 울음으로 신호를 보낸다. 또 여름에는 찬 것을 자주 먹어 비위 또한 냉해지기 쉽다. 배 속이 냉하면 장의 기운이 떨어져 체하기도 쉬워 야제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면 트러블을 자주 겪던 아이라면 여름에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여름철 야제나 야경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몸에 쌓인 과도한 열을 식혀주는 것이 필요하다. 여름철에는 심열이 과도하게 쌓여 우리 몸의 기운과 진액이 땀으로 많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심장의 열은 내리면서 원기를 보강하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처방을 많이 쓴다. 비위가 냉해 야제가 생긴 경우라면 속을 따뜻하게 보하면서 역시 심신을 안정시키는 약재를 사용한다. 주로 산조인, 용안육, 생지황, 백출, 소맥, 대조 등의 약재가 포함된다. 한약과 함께 심신을 안정시키고 기혈순환을 돕는 침, 마사지 등을 하며 잠을 잘 자게 하는 야제고(膏)를 귀 뒤에 붙여준다.

집에서 할 수 있는 마사지로는 복부 마사지와 손목 마사지가 있는데, 이때 손목 마사지는 손바닥 쪽 손목 부위를 부드럽게 눌러가면서 마사지해준다. 이부위는 폐의 열을 식혀주는 태연(太淵 기혈이 모이는 곳)혈과, 속을 튼튼히 하는 내관(內關 속으로 통하는 관문)혈, 잠을 편하게하고 정신을 안정시켜주는 신문(神門 정신의 문)혈이 있어서 속을 편하게 하며 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한 어린이들도 쉽게 마실 수 있는 차로는 멧대추차(산조인차)가 좋은데 산조인을 구하기 힘들면, 효과는 떨어지지만 그냥 대추차(대조차)도 안정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돌보기 환경도 중요한데, 먼저 아이의 잠자리가 시원한지 점검하자. 잠자리 실내 온도는 24~25℃, 습도는 50% 정도가 적당하다. 배는 따뜻하게 덮어준다. 조명은 작은 불빛도 숙면을 방해할 있으므로 완전히 소등한다. 잠들기 2시간 전에 목욕을 마치고 아이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잠들 수 있도록 한다. TV 소음을 줄이고, 거실 조명, 창밖에서 들어오는 불빛들도 차단한다.

큰 아이라면 식습관을 통해서도 열이 과도하게 쌓이는 것을 줄인다.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 밀가루 음식, 매운 음식 등은 속열을 쌓이게 한다. 기름기 많은 육류, 당분이 많은 음료 등도 주의하고 밤늦게 야식 먹는 습관을 버린다. 대신 참외, 수박, 오이, 상추, 치커리 같은 성질이 서늘한 과채들도 몸의 열을 풀어준다. 무엇보다 심 기운이 약하고 심열이 쌓인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예민하고 불안감을 많이 탄다. 아이가 화목하고 안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가 배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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