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 : 2017-07-17 15:48:31

[이재용 재판] 신장섭 교수, "특검의 삼성물산 합병 의혹, 전제부터 잘못됐다"

▲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가 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변호인단이 반격을 시작했다.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40차 공판에는 피고인 측이 신청한 증인들이 출석해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증언을 이어갔다.

오전 증인으로 출석한 삼성물산 IR 담당 직원 김 모 과장은 특검이 제기한 삼성물산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증언했다.

특검은 한 언론보도를 바탕으로 구 삼성물산이 2015년 카타르에서 수주한 2조원대 복합화력발전소 관련 내용을 의도적으로 늦게 공시해 합병 전 주가를 낮췄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은 합병안 통과 후 열흘 뒤인 7월 28일 카타르 복합화력발전소 수주 사실을 공시했는데 실제로는 5월 13일 계약이 체결됐다는 내용이다. 특검 주장대로라면 삼성물산은 실적과 주가를 인위적으로 낮춘 셈이 된다.

변호인단은 김 과장에게 5월에 공시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를 물었고 김 과장은 "카타르 공사에 대한 제안착수지시서(LNTP, Limited Notice To Proceed)를 받은 것도 2015년 7월이었다. 기사가 잘못 나간 게 아닐까 싶다"며 "LNTP의 경우 내용이 유동적이기에 공시를 하지 않는다. 7월 27일 낙찰통지서 받아 28일 공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과장에 따르면 LNTP는 실제 본 계약의 일부 공사를 먼저 진행하도록 체결하는 계약이다. LNTP를 받았더라도 본 계약을 체결하지 못할 수 있으며 LNTP 자체도 발주자가 임의 해지할 수 있다. 때문에 삼성물산은 확정 내용만 공시한다는 원칙에 따라 LNTP는 공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특검은 "삼성물산이 2011년 사우디에서 발전소 공사를 수주했을 때는 LNTP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가 주가에 영향을 줬다"며 "사우디와 카타르 건에 왜 차이가 나느냐"고 물었다.

김 과장은 "발주자가 현지 매체에 정보를 흘리고 그 내용이 국내로 들어올 수도 있다. 전파 경로를 우리가 다 알진 못한다"며 "LNTP의 경우 홍보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고 실무진에게 정보가 들어오지도 않는다"고 답했다. 변호인단은 "특검은 구 삼성물산이 주가를 고의적으로 낮게 유지했다고 하지만 공시를 지연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고 특검도 "지연공시 등 불법행위를 했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변호인단의 주장을 일부 인정했다.

오후 재판에는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가 출석했다. 신 교수는 "삼성물산 합병을 두고 특검이 제기한 의혹은 반(反)재벌 정서에 기인한 것으로, 전제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삼성물산 합병을 둘러싼 논란이 감정적인 반재벌 정서로 진행되어 합리적 논의나 증거 다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특검은 두 가지 전제를 세웠다"며 "하나는 합병이 구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주는 일이었다는 것. 또 하나는 국민연금이 주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알면서도 삼성의 로비를 받고 찬성해 손실을 만들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도의 차이일 뿐, 합병은 주주들에게 이익이었고 국민연금도 찬성하는 것이 이득이었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국내 투자자들은 대부분 합병에 찬성한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합병에 거의 다 반대했다"며 "그런데 매매동향을 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지는 않았다. 합병으로 손실이 예상됐다면 주식을 팔아야 하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합병으로 이윤이 생기기에 팔지 않은 것이고 합병에 반대한 것은 구 삼성물산을 방해해 더 큰 배당을 이끌어내려는 시도에 불과했다는 설명이다.

국민연금에 대해서는 "당시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이 삼성물산과의 합병이 무산될 경우 제일모직 주가 하락을 예상했다"며 "예상되는 손실을 피하고 수익을 만들려면 합병에 찬성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7월 17일 합병안 통과 후 구 삼성물산 주가가 소폭 하락한 것에 대해서 신 교수는 "주가 상승 요인이 확실해지니 투자자들이 이익을 확정하고자 주식을 팔았기에 떨어진 것"이라며 "주식 시장의 일반적인 현상이다.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주식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부터 피고인 측 증인 신문이 시작된 이재용 재판은 금주 주4회, 차주 주5회 강행군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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