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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음악

[인디의법칙](6)"계속 멋있는 걸 할 거예요. 우린 웨이스티드 쟈니스니까"

밴드 웨이스티드 쟈니스/메트로 손진영 기자



밴드 웨이스티드 쟈니스



"계속 멋있는 걸 하고 싶어요. 웨이스티드 쟈니스니까요."

밴드 웨이스티드 쟈니스(안지, 김영진, 백선혁, 정윤겸)가 돌아왔다. 영국 리버풀, 셰필드, 맨체스터, 글래스고, 런던 등 5개 도시를 돌고 돌아 다시 홍대로 돌아온 이들은 여전히 뜨거웠고, 늘 그랬듯 자유로웠다.

웨이스티드 쟈니스는 보컬 안지를 중심으로 드럼 김영진, 기타 백선혁, 베이스 정윤겸으로 이뤄진 팀이다. 이들은 지난 5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 영국 5개 도시에서 8개 공연을 진행했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 인근에서 만난 웨이스티드 쟈니스는 "영국 투어는 말 그대로 즐거웠다. 내년에 다시 한 번 영국 투어에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웨이스티드 쟈니스는 데뷔 7년 차 중견 밴드다. 오랜 시간 '웨이스티드 쟈니스'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온 만큼 밴드의 색과 정체성도 도드라진다. 이들이 오직 음악 하나로 영국 투어를 감행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다.

"영국에 다녀와서 엄청난 무언가가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지금 당장 어떤 결과를 내겠다는 목표보단 밴드를 하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던 안지의 말은 웨이스티드 쟈니스의 음악적 목표를 관통한다.

현지 프로모터도 없었다. 스스로가, 그리고 영국에 있던 멤버들의 친구들이 프로모터였다. 안지는 "한국과 달리 외국에선 밴드가 차를 몰고 앰프를 들고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주 중 2주 정도는 드러머(김영진)가 혼자 운전해서 많이 힘들었을 거다"라고 회상했다.

이들은 투어 전 직접 공연장을 섭외했다. 밴드의 연혁과 사진, 무대 등을 정리해 메일을 보내는 등의 과정을 거친 것. 멤버들은 "영국은 공연에 대한 접근성 자체가 다르다"고 입을 모아 공감했다.

"공연 분위기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한국에선 저희를 아는 분들이 많으니까 따라 불러주시는데, 영국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걱정을 했었는데 기우였어요. 앵콜도 계속 요청해주실 정도로 정말 호응이 뜨거웠어요. 록밴드에겐 '로망의 나라'일 수밖에 없죠.(웃음)" (안지)

물론 예상치 못한 일도 있었다. 안지는 맨체스터에서 라디오에 출연하게 된 일화를 소개하며 "리버풀에서 공연한 뒤 맨체스터에 갔는데 공연을 하려면 돈을 내라더라. 그런데 돈을 내면서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해서 취소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공연은 취소했지만 숙소는 이미 예약해뒀던 터라 일단 갔어요. 그런데 저희 팬이자 K-POP에 관심이 많은 아담이라는 친구가 그 소식을 듣고 '기다려보라'고 하더라고요. 그 친구 덕분에 라디오에 출연하게 됐어요."

영국은 지역 라디오 방송이 활성화 돼 있다. 이 가운데 웨이스티드 쟈니스는 맨체스터 FAB 라디오에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안지는 "전세계적으로 방송되는 라디오인데 당일에 출연이 확정됐다. 친구 덕분이다"라며 "'한국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맨체스터가 너희한테 그러면 안 돼!'라는 느낌이었다.(웃음)"고 말했다.

"'사운드를 어디서 녹음했냐'와 같은 음악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일정에 대해서도 많이 물어보고요. 정말 우연히 출연하게 됐는데 DJ 덕분에 공연도 하게 되고 행복했죠. 스코틀랜드에 갔을 땐 미리 연결돼 있던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맨체스터는 녹음이었다면 스코틀랜드는 생방송이었어요. 여러 이야기도 나누고 어쿠스틱 버전도 들려드렸어요. 잊지 못할 기억이에요."

밴드 웨이스티드 쟈니스/메트로 손진영 기자



밴드 웨이스티드 쟈니스/메트로 손진영 기자



밴드 웨이스티드 쟈니스/메트로 손진영 기자



밴드 웨이스티드 쟈니스/메트로 손진영 기자



우리나라에서 인디 음악은 '찾아 듣는 음악'이란 인식이 강하다. 10cm, 볼빨간사춘기 등 인디 밴드들이 꾸준히 대중적으로 떠오르고 있음에도 대중의 음악적 편식은 여전한 것이 현실이다.

멤버들은 '인프라'의 차이를 이유로 들며 "영국에선 사람들이 공연을 즐기는 게 굉장히 자연스럽다. 이번 달에 어떤 공연이 어디에서 있는지 써있는 인쇄물이 무가지로 배포되고, 여기엔 조그만 광고가 붙기도 한다. 또 평균적으로 퇴근 시간이 빠르고 펍도 굉장히 많다. 펍 중의 30~40%가 공연장을 겸하고 있어서 공연을 보면서 여가를 즐기는 게 굉장히 익숙한 분위기다"라고 설명했다.

"평소에 하던 것들,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갔다. 왜냐하면 그게 멋있으니까"라던 그들의 말처럼 웨이스티드 쟈니스는 그대로의 모습과 음악으로 영국인들과 교감하고, 그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는 다큐멘터리로도 완성됐다. 지난 2012년부터 다큐멘터리를 찍고, 영화제에 계속 출품하고 있던 이들은 감독과 함께 이번 투어를 함께 하며 투어 과정을 작품으로 완성했다.

"영국에 다녀와서 정말 아쉽다고 느낀 점 중 하나가 우리나라엔 '우리동네 밴드'라는 게 없어요. 왠지 홍대에 와야지만 인디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것만 같죠.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기 위해선 미디어의 변화도 필요할 것 같아요. 최근에 힙합이 대세로 떠오른 이유에서 미디어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는 것처럼요. '찾아 듣는 음악'이란 편견이 차츰 사라지길 바라요."

그래서 웨이스티드 쟈니스는 언젠가 '국내 투어'를 할 수 있길 소망한다. 멤버들은 "한국에선 투어가 성립되기 어렵다. 주중에 지방 공연이 잘 없기도 하고,

토요일에 공연을 하면 밤 늦게 올라오거나 하는 형태기 때문"이라며 "지방 곳곳을 투어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 글래스고 이야기를 꺼냈다. 옐로우 무브먼트와 기획 공연을 함께 했던 멤버들은 "영국에선 모든 지역 인디 신이 자부심을 갖고 있었지만, 이곳은 특히 더 강했다. 지역 밴드를 서로 도와주거나 하는 게 많아서 보고 기뻤다"고 말했다.

밴드 웨이스티드 쟈니스/메트로 손진영 기자



밴드 웨이스티드 쟈니스/메트로 손진영 기자



웨이스티드 쟈니스는 "올 겨울 또는 내년 초쯤 2집을 낼 예정"이라며 "목표는 따로 없다. 재밌고 신나는 걸 계속 하고 싶고, 좋은 음악을 계속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티셔츠가 있는데 리와인즈 레코드의 뮤즈가 바로 우리다. 또 밴드 음악에서 스튜디오도 빼놓을 수 없다. 엔지니어가 음악에 엄청 큰 영향을 주는 만큼 이들 역시 우리와 함께 간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몰 스튜디오가 그렇다"면서 음악을 함께 만들어가는 이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삶에 지친 모든 이들에게, 이상한 사람을 만났던 누군가에게, 힘들고 지쳐 새벽에 많이 운 이들에게 저희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저희는 아직 못해 본 게 아직 많거든요. 이렇게 계속 멋있는 걸 하는 '웨이스티드 쟈니스'로 남고 싶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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