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퀸' 박보람이 돌아왔다. 1년 3개월 만에 한층 성숙해져 돌아온 그가 만들어낸 기특한 결과다.
박보람은 13일 오후 6시 두 번째 미니앨범 '오렌지 문(Orange Moon)'을 발매했다. 타이틀곡 '넌 왜?(Feat.서사무엘)'을 비롯해 '문워크', '아이러니', '상상데이트', '알잖아' 등 총 5곡이 수록된 이번 신보는 발표 후 음원 차트 1위 및 상위권을 순항 중이다.
특히 타이틀곡 '넌 왜?'(Feat.서사무엘)는 14일 오전 8시 기준 올레뮤직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지니 7위, 멜론 20위, 벅스 11위, 엠넷 13위, 네이버 12위, 소리바다 16위, 몽키3 20위 등 주요 음원사이트 최상위권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 곡은 늦은 밤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법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헤어진 남자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풀어낸 힙합 어반 장르로 잔잔한 피아노 반주와 샘플링된 듯한 빈티지 사운드가 돋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그간의 음악과는 다소 분위기를 달리 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박보람은 그동안 '예뻐졌다', '연애할래', '다이나믹 러브' 등 상큼한 분위기의 음악을 선보여 왔지만, 이번엔 성숙한 여성미를 강조했다. 이는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콘셉트다.
박보람은 13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 무브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넌 왜?' 무대를 최초 공개하면서 "겉모습뿐만 아니라 음악적으로 성숙해졌다는 의미에서 달이 좀 더 성숙해졌다, 깊이가 있어졌다는 의미를 담아 앨범명을 '오렌지 문'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Mnet '슈퍼스타K 2'를 통해 데뷔한 그는 당시 17살의 나이가 보여줄 수 없는 깊은 감성과 노래 실력으로 주목 받았다. 2014년 데뷔 후엔 발표하는 곡마다 연이은 히트에 성공하며 '음원퀸'으로 자리매김 했다.
24살이 된 박보람은 스스로 "성숙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24살이다. 오디션 참가했을 때는 17살이었는데 시간이 정말 많이 흘렀다"며 "그 사이 스스로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 모두 성숙해지고 차분해졌다. 어른스러워진 것 같다고 느낀다"고 고백했다.
단순히 24살이 됐기 때문에 성숙해진 것은 아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레 경험하게 되는 사랑과 이별 등이 그 바탕이 됐다. 수록곡 '아이러니'를 설명하던 그는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주는 걸 좋아한다. 그 얘기를 가사에 차용해서 쓰기도 한다. 물론 제 경험도 담는다"면서 "연애를 하면서 들었던 바보 같은 생각은 바로 저보다 상대가 저를 더 사랑해줬으면 한다는 거였다. 예전에 통통 튀던 제 모습을 떠올릴 수 있지 않나. 지금은 그때보다 더 성숙해졌다"고 웃어보였다.
달라진 음악적 분위기는 안무에서도 드러난다. 박보람은 "예전엔 율동 같은 안무였다면 이번엔 다르다. 선을 이용한 안무가 많고, 이를 잘 표현하기 위해 발레 슈즈를 신어봤다"면서 전에 없던 무대를 선보였다.
이렇듯 1년 3개월간의 공백기는 가수 박보람의 터닝포인트 지점과도 같다. 그러나 아티스트로 한 걸음 더 나아간 만큼 고민도 뒤따르기 마련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나오지 않아서 대중 분들이 저를 잊을까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프로 다이어터'라는 수식어로 인한 고민도 적지 않았다. 데뷔 당시 30kg 가량 감량에 성공하며 다이어트와 관련한 다양한 수식어를 얻은 그는 "워낙 다이어트로 이슈가 돼서 걱정이다. 이번에도 런던 여행을 다녀오면서 자연스럽게 살이 빠졌고, 앨범 준비를 하니까 조금 더 빼고 싶은 욕심에 살짝 감량해 3~4kg 정도 뺐지만 활동이 끝나면 다시 살을 찌울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분들이 제 편안한 부분, 청아한 목소리를 좋아해주신다는 걸 알게됐어요. 예전엔 발라드만 좋아했었는데 이젠 가리는 게 없어졌다는 점도 달라졌죠.(웃음) 겉모습과 음악 모두 무르익은 달처럼 성숙해진 모습으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이제 음악적 방향에 대해 더 고민해보려고 해요."
이날 박보람은 이번 앨범 공약으로 "차트 10위 안에 들면 강남역에서 오렌지 주스를 짜서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공약 실행까지 머지 않았다. 올 여름, 박보람이 전할 다채로운 음악에 귀 기울여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