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지주의 경영 공백이 길어지면서 금융권에서는 금융지주 회장과 행장을 겸직하는 원톱체제에 변화가 올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BNK금융을 비롯해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 지방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회장과 행장을 겸직하는 '원톱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당장 BNK금융이 임시이사회를 열고 회장·행장 분리를 포함한 향후 경영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며, KB금융 역시 오는 11월로 윤종규 회장의 임기가 끝나게 되면서 회장과 행장직을 분리하는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지주는 오는 13~14일께 임시이사회와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현재 구속 중인 성세환 회장의 후임 논의를 시작한다.
현재 BNK금융은 지난 4월 성 회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뒤 박재경 부사장을 위원장으로 한 비상경영위원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BNK금융 측은 임시이사회의 별도 안건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금융지주 회장과 행장을 겸직하면서 견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제왕적 지배구조의 부작용이 여실히 드러난 만큼 원톱체제를 고집하기도 힘들게 됐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 회장과 BNK부산은행 행장직을 분리하는 방안이 유력시 되고 있다. 지주 회장의 경우 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 영입도 가능해 평판과 능력을 갖춘 인물이 영입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조직개혁을 위해 회장의 경우 내부 인사보다는 외부인사 영입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행장의 경우 내규에 따라 은행 내 유력주자가 차지할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BNK금융이 원톱체제의 단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면 KB금융은 원톱체제로 경영이 정상화된 경우다.
임영록 KB금융지주 전 회장과 이건호 KB국민은행 전 행장 간 권력 다툼이 있었던 KB금융. 하지만 윤종규 회장 겸 은행장이 취임한 이후 채널(국민은행과 주택은행 출신 행원) 간 와해됐던 조직을 통합하고, 원톱체제 구축으로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수익 포트폴리오를 갖추면서 '리딩뱅크' 탈환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에선 KB금융의 경영이 안정화, 정상화되면서 회장과 행장직을 분리할 가능성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주요 지주사 중에서는 KB금융만 유일하게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하고 있는 데다 당초 지주회사 설립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윤 회장 역시 취임식에서 "KB금융의 지배구조가 안정화되면 적절한 시기에 회장과 행장을 분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임기 전에 회장과 행장직을 분리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KB금융 측은 윤 회장의 임기만료 2개월 전인 9월 말께부터 본격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돌발변수가 없는 한 윤 회장의 연임을 예상하고 있다. 윤 회장의 경영능력과 조직융합, 소통능력 등이 안팎에서 높게 평가받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엔 실적이 급증하며 리딩뱅크 탈환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내부에서도 윤 회장의 연임이 KB금융 발전에 득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에 따라 윤 회장 연임과 새 은행장을 선임하는 로드맵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BNK금융과 KB금융이 회장과 행장직 분리 절차가 현실화할 경우 DGB금융·JB금융도 향후 투톱체제로 지배구조 변화를 꾀할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