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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필름리뷰] '택시운전사' 평범한 소시민의 선택이 모여 만든 희망

택시운전사/쇼박스



[필름리뷰] '택시운전사' 평범한 소시민들의 선택이 모여 만든 희망

장훈 감독X송강호의 만남 자체가 봐야하는 이유

완벽히 재현한 그 시절 광주

말이 필요없는 연기에 몰입도↑

1980년 5월 고립된 광주에서 벌어진 5.18 참상을 소재로 한 영화 중 가장 유쾌한 작품으로 남을 '택시운전사'가 베일을 벗었다. 영화는 신파(관객에게 눈물을 흘리게 해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주는 영화. 작위적인 반전이나 극단적인 감정 자극을 위한 반복성 등이 가미된 것)적인 요소 없이 희로애락이 버무려진 이야기와 배우들의 연기가 가진 힘만으로 관객에게 감동을 안긴다.

'고지전' '의형제' 등 극과 극 다른 인물의 교감과 그들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에 주목해왔던 장훈 감독과 '사도' '효자동 이발사' '변호인' 등 최근 들어 꾸준히 시대극에 출연해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한 국민 배우 송강호의 만남 그 자체가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가 될 정도로 시너지는 어마어마하다.

택시운전사/쇼박스



영화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의 광주를 취재한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와 서울에서 그를 태우고 광주까지 간 서울 택시기사 김사복의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 단지 자신의 직업관에 투철했던 평범한 두 사람이 광주까지 가는 여정과 그 속에서 바라본 광주 시민들의 모습, 그리고 마음의 변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가진 것은 택시 한 대가 전부인 11살 딸을 키우는 홀아비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은 외국 손님을 태우고 광주를 갔다가 통금 전에 돌아오면 10만원(밀린 월세)을 준다는 말을 듣고 선뜻 길에 나선다.

영화 초반, 아무 것도 모른 채 그저 월세를 갚을 생각에 신이 난 만섭. "광주? 돈 워리, 아이 베스트 드라이버"라는 콩글리시로 독일 기자에게 말을 건네는가 하면, 조용필의 '단발머리'를 흥얼거리며 고속도로를 달리는 만섭의 모습은 관객에게 절로 웃음을 자아낸다.

택시운전사/쇼박스



극이 20분 정도 지났을까, 군인들의 눈을 피해 겨우겨우 도착한 광주는 그야말로 난리통이다. 거리에는 광주 시민들이 한창 시위를 하고, 군인들은 병원까지 들이닥치며 총을 쏴댄다.

뒤늦게 자신이 태우고 온 손님이 열혈 기자라는 사실을 안 만섭.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딸이 기다리고 있는 서울 집으로 택시를 돌리려 하지만, 자신이 태운 손님을 목적지(공항)까지 무사히 태워야 한다는 책임의식 때문에 광주를 떠나지 못한다.

같은 시간, 피터 역시 군인과 경찰들이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만, 고립된 광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커다란 사건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신념 하나로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영화는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결국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인간으로서의 '도리'에 대한 것이다.

택시운전사/쇼박스



광주에서 만난 사람들도 도리에 충실하다. 만섭이 만난 광주 택시운전사 황태술(유해진)은 광주 사람들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 아내와 아들이 있는 평범한 가장으로 손님이 오면 따뜻한 밥 한끼를 대접하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은 도와야 한다는 기본적인 도리에 충실한 사람이다. 태술을 비롯한 광주 시민은 또 어떠한가. 그들은 거창한 구호나 신념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각자가 처한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택시운전사들은 택시로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하고, 주유소 주유원은 택시기사들에게 무료로 기름을 제공한다. 그리고 부녀자들은 부당한 폭력에 맞서 싸우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주먹밥을 만들어 건넨다.

이렇듯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선택과 용기가 모여서 결국 5.18의 참상이 세상에 드러나게 되는 과정은 관객이 더욱 몰입할 수 있는 이유다.

택시운전사/쇼박스



'택시운전사'는 1980년대 광주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결국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배우 송강호, 토마스 크레취만, 유해진, 류준열은 각자 맡은 캐릭터에 100% 동화돼 호흡을 맞췄다. 송강호와 토마스 크레취만은 극 초반 말이 통하지 않았던 서울 택시운전사와 독일 기자의 동행, 서울을 출발할 때 운전석과 뒷좌석이었던 두 사람의 위치가 광주를 통과하며 운전석과 조수석으로 바뀌기까지 자연스러운 마음의 교류를 보여준다. 여기에 광주에서 만난 황태술 역의 유해진과 대학가요제에 나가는 것이 꿈인 소박한 광주 대학생 구재식 역의 류해진의 맛깔스러운 연기가 더해져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택시운전사/쇼박스



영화는 1980년대를 완벽히 재현해냈다. 장성의 폐 고속도로와 숲속의 샛길을 비롯해 광주, 마산, 순천, 합천, 대전, 김천, 양양, 보령, 의성 등 전국 9개 이상의 지역을 찾아 모자이크 해 80년대 길을 되살려냈다.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이 펼쳐지는 광주 금남로는 전체 오픈세트로 완성됐다. 광주의 한 공터에 실제 크기로 당시의 금남로를 완성, 100% 똑같은 크기의 광장과 건물들로 채워 리얼리티를 더했다.

비극적인 시대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묵묵히 수행하며 역사를 써내려갔던 소시민들의 이야기 '택시운전사'는 8월 2일 개봉한다.

택시운전사/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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