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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가전 공장에 초대형 크레인에 용접 로봇이…LG전자 평택 칠러 공장 가보니

【평택(경기)=정은미기자】 후텁지근한 날씨에 땀이 뻘뻘 흐르는 지난 27일 경기 평택시에 위치한 LG전자 칠러공장을 찾았다.

이곳은 대형건물의 시원함을 책임지는 냉각기(칠러, chiller)를 만드는 공장이지만, 흡사 조선소와 비슷하다. 가전회사에서는 보기 힘든 대형 크레인들이 공장 내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한쪽에서는 직원들이 외부인의 인기척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용접작업을 하고 있었다. 걷기만 해도 땀이 흐르는 날씨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작업에 집중했다.

칠러생산팀장인 고명해 부장은 "LG전자 칠러공장을 조선소와 느낌이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며 "최대 50톤에 달하는 칠러 부품을 옮기기 위해서는 크레인을 사용해야 하고, 용접기술은 조선소에 버금갈 정도로 정교함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LG전자 직원들이 평택 칠러 사업장에서 터보 칠러를 생산하고 있다. 대형 크레인이 열교환기와 결합시키기 위해 압축기를 들어 올려 이동시키고 있다./LG전자



칠러는 100% 주문제작 방식이다. 고객이 원하는 사양에 맞춰 설계부터 생산, 검사, 시운전이 이뤄진다. 이렇다 보니 여러 공정들이 하나의 라인(Line)에서 이루어지는 컨베이어 방식이 아니라 숙련된 작업자들이 제품 하나에 대한 전체 공정을 책임지는 셀(Cell) 생산방식이다. 그만큼 생산현장 작업자들의 숙련도가 중요하다.

고 부장은 "작업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19년에 달한다. 신입사원이 교육을 마치고 생산현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오려면 약 5년이 걸릴 정도다. 작업자 한 명 한 명이 모두 칠러 생산의 달인인 셈"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칠러 공장을 약 2000억원을 투자해 전북 전주에서 평택으로 옮겼다. 지난 2011년 LS엠트론의 공조사업부 인수 후 가정용 에어컨에서 초대형 상업용 시스템에어컨, 칠러 등 공조 전 영역에 해당하는 라인업을 갖추고 국내외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글로벌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다.

축구장 21개 면적(14만8000㎡)의 대지 위에 들어선 평택공장의 연간 최대 생산량은 냉동기 기준으로 1000대 수준이다. 냉동기에 연결되는 실내기 등 부속 제품을 모두 포함하는 경우 2000대까지 늘어난다. 기존 전주 공장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생산능력으로 LG전자는 대형 프로젝트의 수주도 적기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LG전자 생산기술연구원(PRI)과 에어솔루션사업부는 1년간 협업을 거쳐 칠러 공정에 특화된 로봇 자동용접 기술을 개발해 적용했다. 한 작업자가 로봇 자동용접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LG전자



또 늘어나는 생산량에 작업자들의 피로도가 상승할 것을 우려해 지난 3월에는 칠러 용접 로봇을 생산현장에 도입했다.

그는 "용접 과정에서 발생하는 빛과 열 때문에 작업자가 피로를 느낄 수 있었는데, 용접 로봇의 도입은 작업자들의 근무여건을 크게 개선했다"고 말했다.

생산동 옆에는 칠러 연구시험동이 자리잡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특별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개발중인 칠러에 적용할 핵심 신기술과 시제품을 테스트하는 곳이다.

LG전자는 공장을 평택으로 이전하기 전에는 생산동에서 연구시험을 함께 진행했다. 하지만 신공장을 지으면서 연구시험을 위한 전용공간을 새롭게 만들었다. 차세대 칠러 기술로 글로벌 1등 브랜드가 되겠다는 목표에서다.

LG전자 직원들이 평택 칠러 사업장 내에 있는 연구시험동에서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의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LG전자는 평택에 신공장을 지으면서 차세대 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시험을 위한 전용공간을 새롭게 만들었다./LG전자



이런 LG전자의 기술에 대한 욕심은 결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5년 윤활유를 대신해 냉매 가스가 윤활작용을 하는 '에어베어링 무급유 인버터 터보 냉동기'를 선보인데 이어 올해 초에는 '마그네틱 무급유 인버터 터보 냉동기'를 출시했다. 자기부상의 원리를 이용한 이 냉동기 역시 윤활유가 필요 없다.

LG전자 이호림 수석연구원은 "저용량 제품에 적합한 에어베어링 방식과 대용량 제품까지 적용할 수 있는 마그네틱 베어링 방식 모두를 자체 개발한 경우는 업계에서도 흔치 않은 사례"라며 "두 가지 방식의 무급유 라인업으로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LG전자는 평택을 칠러 사업의 글로벌 전초기지로 삼고, 지속적인 연구·투자를 바탕으로 글로벌 1등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특히 올해는 중국,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UAE, 아시아의 베트남, 필리핀 등의 해외시장을 집중 공략 나간다는 계획이다.

LG전자 칠러BD담당 박영수 상무는 "평택공장은 칠러 개발과 생산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췄다"며 "시장을 선도하는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지속 투자해 LG전자를 글로벌 1등 칠러 브랜드로 키워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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