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증권>시황

[주주중시 경영시대]③주주 친화정책과 기업 투자활동

구글, 애플, 코카콜라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들은 일찌감치 주주환원책을 써 주주를 끌어 안았다. 이는 기업가치를 끌어 올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는 토대가 됐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보수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이른바 '디스카운트'를 불러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시장에서 제 값을 못받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고 지적한다. 주주들의 마음을 읽고,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책을 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갈길 먼 주주환원책

글로벌 기업들은 매년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늘려오고 있다.

대신증권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MSCI)에 편입된 상장사를 기준으로 집계한 신흥국의 올해 평균 예상 배당수익률은 2.65%다.

우리나라는 아직 갈 길이 멀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현금 배당금이 총 20조9000억원이었다. 1년 전(19조1000억원)보다 9.5% 증가했다. 5년 전(11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로 불어난 것이다. 현금 배당을 한 회사도 늘었다. 지난해 상장사 725곳 중 72%(522곳)에 달했다. 이 비중은 5년 전 62%에서 매년 늘어났다. 522개사 중에서 361개사(69.2%)는 5년 연속 현금 배당을 했다

하지만 올해 배당수익률은 1.82%에 불과하다. 한국 상장사 주식을 100만원에 샀다면 1년간 평균 1만8200원의 배당을 받는다는 뜻이다. 러시아(5.4%), 브라질(3.4%)은 물론 태국(2.0%)보다 낮다.

자사주 매입과 처분도 늘어나야 한다. 최근 삼성전자가 올해 9조원 등 총 40조원대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했지만 다른 대기업들은 눈치만 살피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과 대조적이다.

앱솔루트 스트래트지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규모는 애플이 약 340억달러에 달했다. GE와 마이크로소프트, 길리어드가 각각 180억달러, 160억달러, 130억달러였다. AIG와 맥도날드도 120억달러와 100억달러 가량 됐다.

미국 상장사들은 자사주 매입을 매년 늘려나가고 있다. S&P500 기업의 자사주 취득 금액은 지난 2009년 1380억달러에서 2015년 5722억달러로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30%가 넘는다. 주가도 좋다. 자사주 매입이 잦은 100개 종목 주가를 산출해 만든 'S&P500 자사주 매입기업지수'는 S&P500지수의 수익률을 웃돈다.

올해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초 S&P500 기업의 올해 자사주 매입규모를 7800억달러에서 800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지난해 S&P500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의 30%를 자사주 매입에 사용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트럼프 당선자가 기업들의 해외 자금을 미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일정기간 해외 소득에 감세 혜택을 제공하고 세금 코드를 단순화하는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는 이유에서다.

◆'과유불급'

다만 지나친 주주 친화정책이 기업의 정상적인 투자활동을 헤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신정순 이화여대 교수는 "경기를 타지 않는 제품은 배당성향이 높지만 세계 경기에 민감한 우리 산업구조는 어렵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주식시장에서 배당수준이 높은 금융과 유틸리티, 필수 소비재의 비중은 27%에 불과한 반면 배당수준이 낮은 정보기술(IT)과 경기소비재·산업재의 비중이 약 56%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우리와 반대로 이 비율이 각각 36%, 28%라는 게 신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또 최근 기업사정을 보면 배당을 지급할 여력도 갈수록 줄어 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잉여현금흐름(영업현금흐름에서 투자를 뺀 배당지급의 여력)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내 상위 10대 기업을 제외하고 상당수가 매년 마이너스다.

지난해 2월 세계 최대의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도 미국의 기업 CEO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순익에서 차지하는 배당금의 비율이 높아가는 것에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그는 "장기적 가치 창출을 위한 전략적 틀"을 마련하는 한편 단기순익에 집착하는 투자자들은 무시할 것을 CEO들에 권고했다.

양진영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미국 기업의 주주환원과 관련해 나오는 우려 중 하나는 현금부족으로 기업 투자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하지만 주주환원이 기업 투자 위축으로 이어진다는 실증적 증거는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위기 이후 주주환원이 늘었음에도 미국 기업들의 설비투자 비용은 2009년 4543억 달러에서 지난해 7264억 달러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도 1655억 달러에서 2541억 달러로 연평균 9.0% 늘어났다.

양 연구원은 "한국 상장 기업의 경우 미국과 비교해 수익을 주주환원 또는 투자를 위해 사용하기 보다는 현금성자산 형태로 과도하게 축적하고 있다"며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한 바람직한 주주환원 정책 방향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