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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혈세 사각지대 '공제회'](5) 주요국가 공제회, 관리·감독 받는다

특정 직군 공동의 이해관계에 따라 설립돼 자금을 운용하는 공제회는 해외 공제회와 달리 일원화된 감독기구가 없다. 국내 공제회들의 자금 운용규모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체계적인 관리·감독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공제회와 공제조합 등 공제기구는 76개에 이른다. 이들이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400조원을 넘어섰고, 회원 수는 1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형 공제회들은 웬만한 자산운용사의 운용자금을 넘어섰지만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규제는 받지 않고 있다.

반면 해외 공제회들은 대부분 보험업법 아래에서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을 받는다.

◆선진국 공제회, 관리·감독 기구 존재

먼저 영국의 공제조합은 당국의 철저한 감시를 받는다. 공제회의 임원 선임, 해산, 경영 규제 권한은 재정부에 있으며 일반 보험회사들과 마찬가지로 건전성감독청(PRA), 금융감독원(FCA)의 감시를 받는다.

독인의 공제회는 '보험감독법'의 적용을 받는다. 경제적 중요성이 작은 단체에 한해서는 적용 대상이 아니지만 일정수준의 규모와 체계를 갖춘 공제회는 보험법에 따라 금융당국에 의해 관리·감독되고 있다.

프랑스의 공제조직은 보험 공제감독위의 감독을 받고 있으며 재무요건이나 자산운용에 관해서는 일반 보험사와 동일한 규제를 받는다.

일본은 지난 2005년 4월부터 보험업법 개정을 통해 모든 공제회를 규제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공제회는 '특정 보험업자'로 분류되며 금융당국으로부터 감독을 받는다. 또 회원에게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금융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며 일정 수준 이상은 안전자산에 투자해야 하는 등 강한 규제 법안이 존재한다.

◆국내 공제회, 주무부처서 관리

반면 한국의 공제회들의 규제기관은 각각의 주무부처다. 교육공제회는 교육부, 경찰공제회는 경찰청, 군인공제회는 국방부 같은 식이다. 하지만 현재 이들의 이사장은 모두 주무부처 고위직 출신이라 사실상 적절한 관리·감독이 이뤄지기 힘든 구조다.

이사장을 선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대의원회도 주무부처 관련 공무원들로 구성돼 있어 제대로 된 견제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5년 A공제회는 700억원대의 투자 손실과 투자 운용 비리에 연루된 이사장의 해임안이 대의원회에 상정됐지만 결국 부결됐고, 이사장은 임기를 무사히 끝냈다. 공제회가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공제회의 주무부처에 대한 국정감사 권한이 있는 국회 역시 이들에 대한 감시자가 되어야 하지만 공제회 관련 규제법안은 매년 제자리걸음이다.

지난해 군인공제회의 낙하산 인사와 비리문제를 제기했던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실도 "관련법제 마련에 대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5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은 공제회에 대한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의 필요성을 인식해 '공제회 자산관리 강화법'을 대표발의 했지만 19대 국회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공제회에 대한 감독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금융당국도 공제회의 재정건전성을 감독하는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한 상태다.

◆공제회, 관리·감독에 난색

이처럼 금융당국을 비롯해 정치권은 공제회에 대한 규제강화 의지가 있지만 공제회 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미 주무부처와 감사원으로부터 충분한 감사를 받고 있으며, 사적 단체인 만큼 투자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공제회에 적자가 나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메워줘야 한다는 관련법규에 따라 완전한 사적 기관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김병덕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공제회 부실화의 피해는 국민 전체에 돌아올 수 있으므로 이를 감안할 때 자산운용을 포함, 공제회에 대한 철저한 감시 및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만약 공제회가 자금 운용의 독립성을 추구한다면 미국의 최대 연기금인 캘퍼스(CalPERS·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가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

캘퍼스는 어떤 공공기관에도 속해있지 않은 독립기관으로서 자금운용의 전문성을 강조한다. 현재 캘퍼스의 최고경영자(CEO)는 마시 프로스트로 연금운용 분야에서 16년 동안 기반을 다져온 인물이다. 또한 캘퍼스의 주요한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는 주(州) 재무 감독관과 재무장관, 보험 업계 관계자 등 자산운용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인물들로 구성돼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제회가 사적인 투자기관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이사장과 이사진 등을 투자전문 인력으로 구성해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투자손실 및 비리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공제회에 대해선 일원화된 감독기구의 체계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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