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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스타인터뷰] '박열' 이제훈 "변화 속에서 가치있게 빛나는 작품 하고파"

이제훈/메가박스(주)플러스엠



[스타인터뷰] '박열' 이제훈 "변화 속에서 가치있게 빛나는 작품 하고파"

이준익 감독에 무한신뢰

'박열' 타이틀롤 맡아 기쁨+부담

작품의 메시지 전달에 주안점 둬

"관객에게 희노애락을 안겨주는 작품이 좋더라고요. 세월따라 대중의 취향과 장르의 트렌드가 바뀌겠지만 변화 속에서도 가치가 빛나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작품 고르는 눈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배우 이제훈은 자신만의 소신을 지키며 한겹 한겹 필모그래피를 쌓아올리고 있다. 영화 '파수꾼'(2010)으로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후 사극과 현대극, 장르물과 로맨스물의 경계를 오가며 다양한 작품에 출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과시했다. 모든 작품마다 호평을 받은 만큼 이제훈의 작품 선택 안목은 탁월했다.

그런 그가 이준익 감독의 열두 번째 작품 '박열'에서 타이틀롤 '박열'로 변신해 인생 연기를 선보인다. 되돌아봤을 때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그의 결심이 담긴 작품이다.

영화 '박열'은 독립운동가이자 아나키스트(탈국가적이고, 탈민족적인 사상.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온전한 삶의 가치관을 추구하는 이념)였던 박열과 그의 연인이자 동지였던 가네코 후미코(최희서)의 생애를 조명한 작품이다.

"이준익 감독님의 작품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봤습니다. 감독님께서 제게 작품을 제안했을 때 기뻤죠. 하지만, 시나리오를 보고나서 박열이라는 인물을 소화하기가 쉽지 않겠구나 싶었어요. 그럼에도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이준익 감독님의 작품'이기 때문이었죠. 완성된 결과물을 보니까 박열의 신념과 그의 정신, 그가 하고자했던 이야기가 잘 전달된거 같아서 '역시 이준익 감독님이시구나'하는 탄성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작품은 간토(관동) 대학살이 벌어진 1923년 일제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한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실화를 다뤘다. 역사 속에서 주목받지 못한 이들의 숭고한 삶이 스크린 위에 펼쳐진다.

이제훈/메가박스(주)플러스엠



영화 첫 장면에 '이 영화는 역사와 고증에 충실한 작품'이라고 소개한다. 실존했던 인물을 100% 싱크로율에 가깝게 연기를 했다는 의민다. 이제훈에게도 커다란 과제였을 것이다.

이제훈은 "박열의 생전 기록들과, 가네코 후미코가 쓴 자서전, 그리고 이 두 사람을 소재로 쓴 일본 작가들의 평전을 보면서 박열이라는 사람이 어떤 인물이었는지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며 "과연 이 인물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그의 정신을 관객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감독님께서 시나리오를 워낙 잘 써주셔서 인물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열에 완벽히 녹아들기 위해 이제훈은 투옥 당시를 촬영할 때에는 단식을 감행했다. 일본어로 된 재판장에서의 최종 발언 대사를 밤낮없이 외워댔다. 심적으로 부담감이 컸는지 최종 공판 장면 촬영을 앞두고는 일본어 대사를 전부 까먹는 꿈을 꿔 울면서 잠에서 깬 적도 있다고.

"일본어 대사에 대한 스트레스와 압박이 있었죠. 저는 일본어를 아예 못하거든요. 그런데 길고 어려운 일본어 대사를 감정과 함께 소화해야한다니 아찔했어요. 같은 단어더라도 장·단음에 따라 뜻이 바뀌니까 계속 유의하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틈날때마다 연습했어요. 나중에는 '그만하라'고 스텝분이 핀잔을 주시더라고요. 그렇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메시지가 함축적으로 담겨 있는 대사이기 때문에 절대 놓을 수가 없더라고요. 잘 하고 싶었어요. 지금도 찌르면 바로 튀어나올 정도로 그 대사에 인이 박혔어요. 일본 여행 가서 쓸 수도 없는 대사이지만요.(웃음)"

이제훈/메가박스(주)플러스엠



일제 강점기 시대가 배경이지만, 작품이 처음부터 끝까지 무거운 건 절대 아니다. 오히려 극 초반은 유쾌하기까지 하다. 이준익 감독의 전작 '동주'와는 분위기나 작품의 결이 전혀 다르다.

이제훈 역시 시나리오를 받고 처음에는 행동주의자인 박열의 기계와 용맹함에 감탄했다며 감옥 안에서 일본인 간수들을 쥐락펴락하는 조롱섞인 태도와 해학이 묻어나는 부분을 유쾌하게 그려내려고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인물이 갖고 있는 감정을 '해소·발산' 하려고했기 보다는 '도대체 이 인물이 감옥 안에서 무슨 일을 벌이려고 하는 거지?'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집중해서 연기했던 것 같아요. 박열이 재판장에서 일본인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메시지 '인간의 자유의지와 평등, 개성을 존중해야 한다'가 배우 이제훈을 통해 투과되어서 관객에게 전달되는 건데 최대한 표현해내고 싶었죠."

극 중 박열의 나이는 22세. 이제훈의 스물 두살은 한창 영화에 미쳐있었을 시기였다. 브라운관에 나오는 배우의 모습을 보면서 꿈을 키웠고 대학로 극단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몸으로 부딪히던 때였다.

박열과 동 시기에 태어났다면 어땠을 지 묻자 "박열과 같이 행동주의자적인 모습이 있지 않았을까"라며 "배우라면 누구나 강압적으로 누르려고 하는 것들을 못참는 성질을 갖고 있을 것 같다. 계급에 차별을 두거나 개성을 짓밟는다면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런 것들을 표현하려고 했을 거다. 그런 면에서 박열과 닮은 구석이 있다"고 말했다.

이제훈/메가박스(주)플러스엠



누군가는 '박열'을 이제훈의 '인생연기작'이라 말하고, 혹은 이제훈의 '180도 연기 변신'이라고 말한다. 대중이 생각하는 것처럼 이제훈 본인에게도 '박열'은 상당히 의미있는 작품이다.

"앞으로 '이제훈'하면, '박열'에서의 모습을 떠올리는 분이 있겠죠? 이번 작품으로 대중의 기대치를 높였다면 또 다른 작품을 통해서 저의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하니까 넘어야할 '과제'가 생긴 것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제게는 여운을 길게 남긴 작품이에요. 역사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깨달은 바가 많고, 배우로서 한단계 성장한 것 같아요. 그전에는 '나는 연기에 충실했고, 그것으로 됐다!'라는 생각이었다면, 지금은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더 진중해졌죠. 책임감도 더 많이 느끼고요."

이제훈의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한번 입증한 영화 '박열'은 28일 개봉한다.

이제훈/메가박스(주)플러스엠



박열 포스터/메가박스(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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