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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일방적 밀어부치기는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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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영자총협회의 김영배 부회장이 지난달 25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확산되면 기업의 경쟁력과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장 중점을 두는 국정과제가 '일자리 창출'인데 새 정부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여기저기에서 비판을 받았으며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도 경총 부회장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지난 6일에는 새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미래창조과학부의 업무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를 공약했고, 이를 주요 정책과제로 실천하려는데 미래부가 전혀 동조를 안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7일에는 이런 냉랭한 분위기가 조금 풀려 "9일까지 통신비 인하 공약에 대한 대안을 가져오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한다.

새 정부 입장에서 보면 경총이나 미래부는 새 정부에 전혀 협조를 하지 않는 '적폐세력'일 것이다. 청년실업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비정규직과 정규직 갈등이 이미 사회문제로 대두됐는데, 비정규직을 줄이자는 국민 정서에 배치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으니 얼마나 못마땅하겠는가. 더군다나 새 정부가 출범해서 뭔가 의욕적으로 일을 해보려는데 이런 발언으로 찬물을 끼얹었으니.

미래부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 조직이 통신 기업들 편의를 봐주기 위해 기본료 폐지에 소극적이라고 봤을 것이다.

하지만 잠시 냉정해지자. 모든 일에는 양면이 존재한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입장에서 보면 비슷한 일을 하는데 누구는 정규직이라며 각종 혜택을 받는 반면, 누구는 비정규직이라서 차별을 받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하지 못할 것이다. 통신요금도 그렇다. 요금이 줄어들면 모든 국민이 혜택을 받는데 그걸 못하겠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소리일게다.

문제는 이에 맞서는 반대 논리도 있다는 것이다. 경총 말대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기업 경영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공기업들이야 정부가 주주여서 큰 문제가 안 될 수도 있지만 사기업들은 엄연히 주인(주주)이 따로 있는데 국가가 기업경영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건 시장경제 차원에서 말이 안 되는 소리다. 더군다나 '적폐청산'을 외치며 정권을 잡은 문재인 정부에서 이렇게 강요하는 건 더더군다나 납득하기 힘들다.

통신요금도 마찬가지다. 통신은 플랫폼 역할을 한다. 철도를 깔면 그 위로 KTX도 다니고 새마을열차도 다니듯이, 이통사들이 최첨단 통신망을 깔면 그 위로 포털이나 콘텐츠, 게임 업체들이 그 망을 이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스타트업이 생기고 기술이 발전한다. 결국 모든 국민이 새로운 서비스를 경험하며 문화가 풍족해지고 산업이 발전한다. 통신사들이 '기본료 폐지→수익성 악화→투자여력 축소'를 우려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더군다나 기본료 폐지 말고도 다른 방법으로 국민의 통신요금을 줄이는 방법은 많다. 그런데 가장 손대기 쉬운 기본료를 꺼낸 것은 정책의 정교함이 떨어진다고 할 수밖에 없다.

결국 핵심은 '분배'냐 '성장'이냐다. 여기에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분배'를 택했다면 그걸 미는 것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과거 정부처럼 일방적으로 상대방이 일부 소수라는 생각 때문에 그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힘으로 밀어부치는 '절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반대 진영을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정책을 계속 고수하면 이전 정부와 다를 바가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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