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산업>재계

[이재용 재판] 승마협회 前 전무 "정유라 위한 승마 지원 아냐"



"박상진 사장이 2015년 3월 승마협회장에 취임했습니다. 보통 새로 온 협회장은 업무에 열의를 내는데 박상진 사장은 별 흥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2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20차 공판에서는 '한국 승마 중장기 로드맵'이 작성될 당시 삼성에서 승마 지원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는 삼성이 최순실·정유라 모녀의 실체를 알고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세웠다는 특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종찬 전 승마협회 전무는 "박상진 승마협회장은 삼성의 후원금 집행도 밀릴 정도로 승마 지원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2015년 7월에야 갑자기 2020 도쿄올림픽 출전 방법을 알아보라 지시하며 태도가 돌변했다"고 말했다. 당시 삼성은 한화로부터 승마협회 회장사를 넘겨받으며 승마 지원을 맡았으나 활발한 활동은 보이지 않았다. 앞선 재판들에서도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그해 7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 질책을 받은 후 승마 육성에 적극 나섰다는 증언이 이어진 바 있다.

이는 특검의 주장을 무색하게 만든다. 특검은 2014년 9월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1차 독대를 전후로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관계자들이 최순실·정유라 모녀의 실체를 파악했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을 체계적으로 준비했지만 예상치 못한 정씨의 임신과 출산 때문에 승마 지원이 2015년 7월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2차 독대 이후로 늦춰졌다고 강조해왔다. 삼성의 승마 지원 계획 자체가 일종의 뇌물이었다는 해석이다.

삼성 관계자들은 2015년 7월 이후로 비선실세의 존재를 파악했다고 강조해왔다. 1차 독대에서 박 전 대통령은 '회장사를 맡았으니 잘 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이 부회장에게 했지만 삼성은 이에 큰 관심을 두지 못했다. 2차 독대에서 박 전 대통령이 승마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이 부회장을 질책하자 승마 지원 방안을 알아봤고 이 과정에서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에게서 최순실씨와 정유라씨의 정체를 들었다는 것이다. 이는 박상진 전 사장이 7월부터 올림픽 출전 방안을 알아보라 지시했다는 김 전 전무의 증언과도 일치하는 정황이다.

김 전 전무는 2차 독대를 앞둔 6월 작성된 한국 승마 중장기 로드맵 역시 박 전 사장의 지시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박원오씨가 로드맵을 보내줬고 그걸 바탕으로 자체적으로 보고서를 만들어봤었다"라며 "박상진 사장이 업무지시를 내린 것은 7월 이후"라고 선을 그었다. 다급해진 특검이 "2014년부터 국내 승마계에 최순실씨의 영향력이 알려지지 않았느냐"고 신문했지만 김 전 전무는 "최순실씨는 정윤회씨의 부인이고 정유라씨도 정윤회씨의 딸로 알려졌다"며 이러한 의혹을 부인했다.

김 전 전무는 삼성의 승마 지원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승마 선수들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았다"며 정유라씨 개인을 위한 지원으로 준비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2015년 11월 즈음 삼성에서 선수들을 독일에 보내기로 했었는데 중단됐다. 이후 언론을 통해 사정을 알 수 있었다. 유망 선수를 지원한다는 삼성의 원칙이 최순실의 개입에 흐려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원 대상에 정유라씨가 포함됐던 것에 대해 김 전 전무는 "중장기 로드맵에는 마장마술 선수 3명을 지원하기로 되어 있다. 모두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들인데 그 중 정유라씨가 포함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지원 대상이 되는 메달리스트는 4명이었지만 집안이 유복한 김동선 선수를 제외했다. 후일 김동선 선수가 사무실로 찾아와 강하게 항의했다"고 덧붙였다. 외부 지원 없이도 훈련이 가능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선수를 제외하고 메달리스트를 선정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이러한 지원은 최씨의 개입으로 실현되지 못했다.

김 전 전무는 "승마는 돈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이기에 올림픽에 단체 출전한다는 것은 꿈과 같은 기회였다"며 "삼성의 후원 소식에 승마계가 고무됐었다. 정유라씨 한 명을 위해 만든 로드맵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