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 : 2017-05-19 03:50:00

[이재용 재판] 이규혁, 특검의 삼성 뇌물공여 논리 깨뜨려

▲ 지난해 12월 15일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규혁씨. /국회방송 캡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동계스포츠 영재센터 지원에 합의했다는 특검의 주장을 이규혁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가 깨뜨렸다.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15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오후 공판에는 이규혁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씨는 동계스포츠 영재센터 전무이사도 맡은 바 있다.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받는 조건으로 뇌물을 제공했다는 취지의 공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특검은 2015년 7월 있었던 이 독대에서 미르·K스포츠 재단 후원금,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동계스포츠 영재센터 후원금 등이 뇌물로 합의됐다고 주장한다.

이 재판에서는 삼성이 박 전 대통령과의 합의에 따라 영재센터 지원을 확정했는지가 주요하게 다뤄졌다. 삼성은 영재센터에 총 16억2800만원(2015년 10월 2일 5억5000만원, 2016년 3월 3일 10억7800만원)을 제공했다. 이에 대해 지난 4월 7일 김재열 재일기획 사장은 "2015년 김종 문체부 2차관에게 영재센터가 BH 관심사항이라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특검은 이규혁씨와 장시호씨가 주고받은 메시지를 증거로 제시했다. 2015년 9월 15일 장시호씨는 이규혁씨에게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이 방해해 삼성으로부터 지원을 못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이씨는 '그럼 삼성에서 안주는거야?'라고 물었고 정씨가 '내가 저쪽 큰집에 들어가는 날이라 내말 잘 들어줘야 하거든. 파란색집'이라고 답했다. 이씨는 정씨에게 '일단 삼성 연락 안온다고 하고. 멍구(전명규)가 자꾸 쑤시는 스타일이라고 일러'라고 지시했다. 이후 정씨는 '십분이나 설득설득 미스김(23일)', '삼껀은 내가 어케든 따올게(23일)', '삼을 상대로 이렇게 하다간 다들 징역가게 생겼어(25일)' 등의 메시지를 이씨에게 보냈다. 미스김은 김종 전 차관을 의미한다.

특검은 "이규혁씨는 파란색집 표현에 대해 장시호씨가 청와대에 힘을 써 삼성의 후원금을 받아낸다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말한 바 있다"며 "김종 전 차관 뒤에 청와대가 있고 청와대가 삼성의 후원을 이끌어냈다고 인식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씨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예정된 상황이라 국가에서 동계스포츠에 관심을 갖는다는 정도로 이해했다"며 "평소에도 장시호의 표현에 과장이 많아 있는 그대로 듣진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진 신문에서 삼성 변호인단은 이씨에게 "삼성에서 후원을 확정한 사실이 있느냐"며 "이미 후원이 확정됐다면 김종 전 차관을 설득한다거나 삼성에서 돈을 못 받을 수 있다고 말할 이유가 있냐"고 물었다. 이씨는 "9월까지 삼성의 후원은 확정되지 않았었고 장시호가 후원을 못 받는다고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다"고 답했다. 또한 "2016년 10월 국정농단 기사가 나오기 전까지 최순실의 존재도 몰랐다"고 덧붙였다.

공판을 마치며 특검은 "이규혁씨는 자세한 내용을 모른다"며 "이번 신문이 향후 장시호씨 증인신문을 보강해줄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삼성 변호인단은 "7월 이재용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독대에서 영재센터 지원이 합의된 사항이라면 지원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며 "김종 전 차관이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을 만나 이규혁씨의 얘기를 꺼내고 BH 관심사항이라 말해 지원하게 됐다는 피고인 주장에 일치하는 증언" 이라고 강조했다.


  • 메트로 신문
  • 모바일앱 설치 바로가기
  •  
  • 페이스북
  •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