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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만히 있어도 이기는 게임



페이스북과 SK브로드밴드의 통신망 비용 논란을 두고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해외 사업자에 대한 마땅한 통제권이 없어 가만히 있어도 결국 페이스북이 이기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최근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에 캐시서버 무상 설치를 요구해 국내 이동통신사와 외국계 IT 사업자 간 갈등이 수면 위로 올랐다. 동영상으로 트래픽은 늘어나는데 비용은 받지 못하는 이동통신사들의 불만도 거세지고 있다.

국내 사업자와의 역차별 문제도 제기된다. 국내에 유튜브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의 경우 따로 망 이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 유튜브의 막대한 동영상 콘텐츠가 필요했던 이동통신사들이 경쟁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비용 부과를 하지 않고 도입했기 때문이다. 반면,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CP 업체들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만큼 수십억~수백억원 가량의 망 이용료를 내고 있다.

문제는 시간 싸움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사는 '뺏고 뺏기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 와중에 이용자가 콘텐츠가 느리다는 불편 사항을 접수하면, 본인의 잘못이 아닌데도 자사 돈을 투자해 망을 증설한다. 자칫하다가는 가입자를 빼앗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이러한 사정을 모르기 때문에 페이스북이나 유튜브가 느려지면, 당장 이동통신사에 손가락질을 할 수밖에 없다.

구글, 페이스북 등 외국계 사업자들은 국내 기업의 이러한 취약점을 파고든다. 페이스북이 유튜브의 사례를 들며 협상이 결렬돼도 무리한 요구를 접지 않는 이유다. 페이스북의 '몽니'로 서비스 사용이 느려져도 결국 욕을 먹게 되는 사업자는 페이스북이 아니라 이동통신사이기 때문이다. 최근 페이스북의 국내 가입자가 증가한 것도 어깨에 힘을 실어준 요인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결국은 이동통신사가 이용자에게 욕을 먹을지, 망 비용을 받지 않고 돈을 쓸지 결정하게 되는 문제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구글·페이스북 등은 '글로벌 IT 공룡'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 한국 정부도 우리 기업이 '지는 게임'을 하지 않게 지원해야 한다. 페이스북 사례가 기업과 정부가 합심해 외국계 기업에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사례가 됐으면 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