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사회>여행/레져

[우헌기 터키 자전거 여행] 42일차, 잠든 신, 그리고 평화

아름다운유산 우헌기 이사장의 기부 마라톤 수기를 메트로신문이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2017.5.8 이스탄불 / 출국 준비

어젯밤 호텔 근무자와 장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말을 제법 할 줄 안다. 한국인 친구한테 배웠다는데 그 친구가 이상한 기독교 종파의 선교사 같았다. 자칭 신이라고 부르는 모자 교주 어쩌고저쩌고...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다.

그는 나이 40에 오후부터 밤 11시까지 일하고 월급 40만 원을 받는다. 오전에는 관광 안내인으로 일한다고 했다. 이런저런 이야길 나누다 물어봤다. 터키는 유럽인가, 아시아 국가인가? 자기가 아홉 살 때부터 이유에 들어간다는 이야길 들었는데 아직도 못 들어갔다고 했다. 500년 오스만 제국의 영광과 현실 간의 엄청난 괴리 사이에 절망하고 갈구하고 있었다. 그는 민주주의와 복음을 내세우면서 자행한 유럽을 비난하면서도 무슬림들도 EU처럼 이슬람 동맹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슬람 국가들 간엔 유럽같은 동질감이 없다면서 안타까워했다. 터키 국민의 55%가 트롱맨,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했다.

사진/아름다운유산 우헌기

>

사진/아름다운유산 우헌기(술탄아흐메트 모스크)

>

귀국할 때 자전거를 비행기에 실을 수 있게 잘 포장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공장에서 판매처로 올 때 포장한 종이 상자로 포장하는 것이다. 자전거 타는 인구가 많은 큰 도시에서는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골칫거리다. 포장용 상자 구하는 건 매번 은근히 큰 짐이었다. 처음 이스탄불에서 한국인 숙소를 택한 것은 전적으로 공항 픽업과 포장용 상자를 보관해달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상자를 보관할만한 빈 공간이 없다고 했다. 그러니 어쩌랴...

방법 1)

자전거 여행을 떠날 때 두고 간 옷가지 등 짐을 찾으려 처음 머문 숙소에 갔다. 장기간 자전거 여행 중인 젊은이가 있어 물어봤다. 구글 지도에서 자전거 가게를 검색해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구했다고 했다. 하루 꼬박 걸렸다고 했다. 가지고 올 땐 우버 택시를 타고 왔다고 했다. 내겐 다 익숙하지 않은 방법이다. 그러나 세상이 바뀌고 있으니 어쩌랴, 내가 적응하는 수밖에. 우버를 깔고 사용방법 설명을 들었다. 잘 되려나 모르겠다...

방법2)

호텔에 돌아와 호텔 근무자에게 자전거 포장용 상자를 구해야 되니 도와달라고 했다. 아는 친구한테 알아보겠다고 했다. 잠시 방에 올라갔다가 내려가니 그 사이 포장용 상자가 와 있다. 이런 세상에...

이른 아침 산보 삼아 아야 소피야(Aya Sofya)와 블루 모스크(Sultanahmet Camii)에 들렀다. 사람으로 혼잡한 시간에 보는 그들은 그저 무표정하게 서있는 증명사진의 배경이었다. 나와 그는 서로 남남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 시각, 그들에게 스며있는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이 보였고 그들로부터 따스한 온기가 전해졌다. 멀리서 가까이서 찾아온 많은 신자들이 무릎 꿇고 갈구하던 그 바램, 염주알 굴리며 읊조리던 그 염원, 사람과 신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생명력 넘치는 공간이다.

사진/아름다운유산 우헌기(아야소피야)

>

텔레비에서 가장 많이 보는 건 시리아 폭격 장면이다. 이 시각에도 많은 사람들이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다. 이 나라에 넘어온 난민이 300만 명이라고 했다.

이 나라엔 길거리에 주인 없는 개들이 많다. 영양실조에 걸린 것처럼 털에 윤기가 하나도 없는 개들도 많다. 길거리에 누워 잠들어 있는 그 모습이 참 평화롭다. 신이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