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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여행/레져

[우헌기 터키 자전거 여행] 29일차, 화려하지만 갑갑한 대도시

아름다운유산 우헌기 이사장의 기부 마라톤 수기를 메트로신문이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2017.4.25 : 70km -> (자라/Zara)

아침 먹으러 내려가다 자전거를 보니 뒷바퀴 바람이 또 빠졌다. 어제 바퀴까지 빼놓고선 하루 더 지켜보자고 튜브를 갈지 않았는데... 이제 숙련이 많이 됐나 보다. 25분 만에 끝냈다.

아침에 숙박비 계산하는데 어제 이야기했던 것과 달랐다. 어제 그렇게 말했다는데 할 말이 없다. 화가 났지만 의사소통 과정에서 생긴 오해일 수 있고 내 착각일 수도 있지만, 그가 날 속인다는 생각이 더 강하다.

내가 아침부터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가자. 안전을 되뇌며 출발했다. 도심을 벗어나자마자 언덕이 나타났다. 제법 길다. 언덕 위에서 바라본 도시 시와스 역시 야특마한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있다.

사진/아름다운유산 우헌기(시와스Siv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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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스를 벗어나자 풍광이 여기까지 오면서 보아온 것관 완연히 다르다. 평원이 아니라 산지다. 작은 구릉이 파도가 마치 작은 밀려오듯 이어졌다.

물이 흐르는 개울도 있다. 함석지붕 가옥이 많이 보인다. 새로 짓는 집은 붉은 기와를 얻는다. 멀리 앞과 좌우로 눈 덮인 산이 나타났다. 그러나 고도가 높아진 건 없는 것같다.

사진/아름다운유산 우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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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0m 언덕을 올라가면서 제발 내리막이 없길 바랐다. 자전거 타는 사람이 언덕 올라가면서 내리막이 없길 바라다니... 기왕에 힘들여 올라왔는데 내려가면 내일 그만큼 또 올라가야 하잖아. 그래서 오늘만큼은 내리막이 싫다.

계속 앞바람이다. 강하진 않지만 속도엔 많은 영향을 준다. 2시 좀 지나 목적지 자라(Zara)에 도착했다. 인구가 1만 명이 조금 넘은 소도시다.

사진/아름다운유산 우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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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2가지 선택지가 있다. 첫째는 일단 에르진잔(Erzincan)까지 간다. 내일 구간이 2000m 고개를 넘어야 하고, 장거리(110km)라 버스로 통과한다. 두 번째 방안은 총 1,000km 넘게 달렸으므로 동쪽으로 가는 여정은 여기서 종료하고, 안 한 서쪽 구간을 마친다.

두 번째 방안을 하기로 하고 앙카라를 경유하여 이즈미르(Izmir)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에페스를 둘러보고 다시 서쪽으로 달릴 것이다.

오늘 떠난 시와스(Sivas)로 되돌아가고 있다. 가면서 본 풍경과 되돌아가면서 보는 모습이 이렇게 다르다니? 1시간 만에 시와스로 돌아왔다. 6시간 동안 낑낑대며 달린 거리를 잠시 조는 사이에 도달하다니... 약간 허탈하다. 아니 어떻게 보면 허무하다.

앙카라 가는 연변은 산지이고, 울창하진 않지만 나무도 자란다. 어제까지 간 코스와는 생태계가 다르다. 앙카라에서 자정 버스 갈아타는데 10분 여유밖에 없다. 정시에 도착했다. 버스 표를 보여주니 이즈미르행 버스는 2층에 있다며, 어떻게 가라며 설명했지만 당연히 알아들을 수 없다. 같이 가자고 직원의 팔을 끌었다. 그가 나랑 같이 가면서 전화를 해줘 약간 늦었지만 탈 수 있었다.

차창으로 본 앙카라 대도시답게 복잡하다. 밖에서 들여다본 수족관 속처럼 화려하긴 해도 갑갑하게 느껴졌다. 앙카라의 체취를 느껴볼 마지막 기회는 그렇게 무심하게 지나갔다. 계획을 세울 땐 앙카라에 들려 인근 지역의 고대 유적지를 볼까도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무심하게 통과했다.

밤새(16시간) 동안 달려 이스탄불에서 처음 도착한 도시 이즈미르에 다시 왔다. 앙카라까지 간 버스는 일반 버스라 좌석도 비좁고 불편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버스보단 크고 많이 쾌적하다. 이즈미르행 버스는 우등 버스라 자정부터 탔지만 피로도는 그리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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