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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석유화학/에너지

정유업계에 부는 脫OPEC 바람… 유종 다변화 나서

국내 정유업계가 감산에 나선 석유수출국기구(OPEC)산 원유 수입을 줄이기 위해 유종 다변화에 나섰다. 사진은 GS칼텍스 제3중질유분해시설(VRHCR) 전경. /GS칼텍스



한국을 점령했던 중동산 두바이유의 위상이 예년만 못하다. 국내 정유업계가 두바이유 수입을 줄이며 미국·러시아 등에서 원유를 들여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의 이러한 유종 다변화 움직임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유가는 크게 세 가지 대표 유종에 의해 움직인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북해산 브렌트유, 중동의 두바이유 등이다. 국내 정유업계는 주로 중동의 두바이유를 수입해 사용하는데, 그 비중이 GS칼텍스가 70%,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는 80%, 에쓰오일의 경우에는 100%에 달한다.

◆저품질 두바이유, 국내 시장 70% 차지

다양한 유종은 탄소 비중과 황 함량에 따라 고부가 제품인 휘발유와 경유 등이 많이 나오는 경질유, 그렇지 못한 중질유 등으로 구분된다. WTI는 탄소 비중이 39.6도에 달하는 경질유인 반면, 국내 수입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유는 탄소 비중이 28~33도 사이로 중질유에 속한다. 브렌트유는 WTI와 두바이유 중간 품질이다.

보다 고품질인 WTI나 브렌트유 대신 두바이유가 국내 시장의 주류로 자리매김한 비결은 대표 유종 가운데 가장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두바이유는 다른 유종에 비해 평균 가격이 낮은 편이었다. 세 유종 가운데 가장 품질이 낮거니와 육지에서 채굴하기에 바다에서 채취되는 브렌트유에 비해 생산비용이 적게 들고 WTI와 비교하면 생산량이 10배가량 많았다. 한국까지의 거리가 짧아 운송비용이 덜 들어간다는 점도 두바이유 도입량을 늘리는데 일조했다.

유종은 각기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정유사는 한 가지 유종을 선택하면 다른 유종을 도입하기 어렵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300종에 달하는 원유를 데이터베이스화해 보유하고 있다. 유종마다 성분이 달라 같은 공정을 가동해도 나오는 제품의 양이나 찌꺼기(파울링)가 달라진다"며 "설비 배관 사이즈와 압력 등을 각기 다르게 구성해야 하기에 유종을 바꾸면 설비 자체를 바꿔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국 정유업계의 두바이유 의존도를 높이는 원인으로도 작용했다.

◆정유업계 "대체 유종 찾아라"

최근 정유업계는 중동산 원유를 대신할 수 있는 유종 찾기에 나서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말 미국산 셰일오일 200만 배럴을 들여온데 이어 셰일오일 50만 배럴을 추가 도입하고 러시아 우랄산 원유 70만 배럴도 구매했다. GS칼텍스가 러시아 우랄산 원유를 사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추가 구매한 미국산 셰일오일과 우랄산 원유는 오는 6월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경제성과 상성, 수급상황 등의 변수를 고려해 구매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도 유종 다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아프리카에서 원유를 들여온데 이어 지난 2월 우랄산 원유도 100만 배럴 도입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최근 멕시코만에서 생산된 원유 200만 배럴을 도입하기로 했다. 필리핀과 베트남, 브루나이 등 도입기간이 짧고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무관세 혜택이 있는 동남아 국가 원유도 지속 수입 중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세계 각국의 유종을 대상으로 공정에 적합한지 확인하는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며 "중질유의 경우 가치가 낮은 벙커C유가 많이 나오지만 기술이 많이 발전한 만큼 재처리 공정을 거쳐 고부가 제품을 충분히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유업계가 유종 다변화에 나선 것은 유가를 올리려는 OPEC의 감산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OPEC은 배럴당 60달러를 목표로 지난해 11월 하루 12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상승했고 두바이유 생산량도 줄어들었다. OPEC은 내달 25일 정례회의에서 오는 6월까지로 계획된 감산의 연장을 논의할 방침이다. 중동 산유국이 모인 OPEC이 공급량 감소와 가격인상을 추진하는 만큼 대표 유종 가운데 가장 저렴했던 두바이유는 가격이 오르고 있다. 통상 두바이유는 WTI보다 배럴당 2~3달러 저렴했지만 현재는 브렌트유보다 0.35달러, WTI보다 2.69달러 비싸다. 정유업계 입장에서는 품질이 떨어지면서 가격은 비싸고 공급마저 불안정한 두바이유를 계속 사용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다만 에쓰오일은 두바이유 의존도를 100%로 유지하고 있다. 모회사가 회사 지분의 63.41%를 가지고 있는 사우디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이기 때문이다. 2012년에는 아람코와 20년 원유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대규모 장기간 계약을 체결했다. 이 방식이 스팟성(일회성)으로 조금씩 원유를 들여오는 것에 비해 할인율이 높다"며 "원유 도입가에서 다른 기업들과 별다른 차이는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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