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사회>여행/레져

[우헌기 터키 자전거 여행] 12일차, 따스한 찻잔의 온기

아름다운유산 우헌기 이사장의 기부 마라톤 수기를 메트로신문이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2017.4.8 : 70km 술탄다으(Sultandagi) - 을근(ilgin)'

어젯밤 난방을 해줬다. 따뜻하게 잘 잤다. 빨래도 밤새 깨끗하게 잘 말랐다. 어제부터 흐리더니 비가 내린다. 하늘을 보니 구름이 짖다. 쉬 개일 것 같지 않다. 어쩌지? 우중에 출발할 순 없고, 일단 기다려보자. 일기예보를 보니 중앙 아타톨리아 지역 전체에 비가 내린단다. 기온은 이 지역이 최고기온도 20도 이하이고, 동부 에르주룸은 최고가 10도 이하다.

콘야를 지난 뒤 어떻게 하지? 생각이 자꾸 옆으로 흐른다. 에르주룸은 포기하고 앙카라에서 부르사까지 가는 건 어떨까? 카이세리 이동은 지대가 더 높아 가기 쉽지가 않다. 앙카라에서 부르사(Bursa)로 간다면 터키 국토의 반을 주파하는 것이 된다. 그런대로 의미가 있다면 있다 할 수 있다.

사진/아름다운유산 우헌기(하늘)

>

밖을 내다보니 비가 거쳤다. 10시 45분에 출발했다. 비가 오락가락한다. 아예 우의를 계속 입고 가기로 했다. 추위도 막을 겸.

12시 40분경 주유소 식당에서 점심(피데. 샐러드 2. 아이란)을 먹었다. 20리라. 이 나라 음식값은 대개 20리라가 보통이고, 고기류는 25리라 이상이다. 스프는 10리라 정도다. 가격과 맛이 식당 종류와 무관하게 대개 비슷하다. 낮은 온도, 흐린 날씨에 바람까지 불어 체감 온도가 많이 떨어졌다. 장갑을 겹으로 끼었는데도 손가락이 곱다. 따끈한 찻잔에서 전해지는 온기가 좋다.

잔잔한 파도처럼 나지막한 구릉이 이어졌다. 한 고개 넘으면 또 한 고개가 기다리고 있다. 권투에서 잽도 많이 맞으면 넉다운 되는데, 이러다 기진하는 건 아니겠지?

사진/아름다운유산 우헌기

>

다행이다. 어제 그제는 오전에는 서풍이 불고 오후에는 동풍이 불었는데, 오늘은 종일 동풍 내지는 남풍이 불었다. 늦게 출발했음에도 뒷바람 덕분에 수월하게 목적지 을근(ilgin)에 도착했다.

'맵스미'에 나와 있는 호텔이 굉장히 고급이다. 태극기도 걸려있다. 콘야에 오는 단체 관광객이 머무나 보다. 하룻밤에 90리라(약 3만 원)다. 왠지 비싸다는 생각에 나왔다. '아니, 내가 왜 이리 궁상을 떨지?' 내 궁상에 웃음이 나온다. 3만 원도 안 되는 걸 가지고...

건너편 호텔(ozturk termal)에 갔다. 외관이 벌써 격이 많이 떨어져 보인다. 70리라라고 한다. 돌아서 나오는데 60으로 하잔다. 농담 삼아 50이 어떠냐고 하니 좋다고 한다. 웬 세상에... 대신 현금으로 달라고 한다.

그는 주인듯 하다. 주인이기에 즉석에서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비워두는 것보다 적게라도 받는 게 이익이다. 그렇지만 현장 근무자가 그런 권한을 받는 경우가 흔치 않을 것이다.

건물 내부도 많이 낡았다. 욕탕 거울 뒷면이 거뭇거뭇하다. 탕이 있다는 게 압권이다. termal은 온천이란 뜻인데. 오늘도 미지근한 물에 몸 푹 담그고 피로를 풀었다. 냄새나는 옷가지 몇 가지를 빨았다.

어제에 이어 이 집도 난방을 해줬다. 잠을 설쳤다. 차를 너무 많이 마셨나? 아침에 커피 2잔, 차는 저녁 식사 후 2잔까지 여닐곱잔은 마신 것 같다. 아침에 준비해온 샌드위치로 저녁을 대용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