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4.6 : 파묵칼레 - 아프욘카라히사르(버스)'
단체 관광객은 이곳에 머물지 않고 잠시 들렸다가 지나간다. 어제도 그제도 한국인 단체 관광객을 만났는데, 유적지는 돌아보지도 않고 나가는 거 같았다. 하기야 열흘 정도 일정으로 와서 장시간 버스로 이동해서 유명한 곳 몇 군데를 다니려면 여유가 없다. 버스 탄 기억밖에 없다던 친구 말이 빈말이 아닌 듯하다.
국도(D 250)를 따라 북쪽으로 향한다. 올리브 밭뿐이었던 해안 지역과 달리 포도밭이 좀 눈에 띄더니 이마저 이내 없어졌다. 비닐하우스 농사는 보이지 않았다. 1시간쯤 지나니 오른쪽에 철도가 나란히 달리고, 소금(?) 호수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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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 아프욘에 도착했다. 여기서 머물까도 했으나 시간이 너무 일러 일단 좀 가보기로 했다. 한 시간 채 가지 않아 멀리서 천둥소리가 들렸다. 주유소에 딸린 가게에 들어가 자고 가도 되겠느냐고 하니 안 된다고 했다. 옆 식당(altin sekerleme / 금빛 과자)에 데리고 갔다. 흔쾌히 승낙했다.(2시 20분에 멈춤)
차 한 잔을 시켰다. 맞바람도 계속 분다. 3시가 좀 지나자 드디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빗줄기가 제법 굵다. 건조한 지역이라 정말 고마운 비다. 하늘은 환한데 비가 제법 많이 왔다. 천둥도 치더니만 값한다. 여기서 멈추길 정말 잘 했다. 예상대로 30여 분 만에 맑게 개었다.
이 동네에 사는 한 젊은 친구(31세)와 통역 앱으로 필담을 나누었다. 한국어보다는 영어가 더 잘 맞는다. 어디서 자려고 하느냐며 도와주겠단다. 숙소를 알아봐 주겠다고 했다. 고맙긴 하지만 이 집 주인이 먼저 허락해줘서 여기 있겠다고 했다. 그도 여기 머물러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사진/아름다운유산 우헌기(왼, 필담 나눈 젊은이/오, 숙소 제공한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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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판매대 밑에 있는 간이침대에서 자라고 한다. 해가 기우니 추워진다. 옷을 꺼내 입었다. 6시쯤 아들과 아내가 나왔다. 아내가 내 저녁을 준비했다. 난로를 피우니 가게 안에 온기가 돈다. 그러나 불이 꺼지고 나면 다시 추워지겠지...
정말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숙소에서 자자. 제대로 쉬지도 못 하고, 자칫 잘못 하면 감기들기 딱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