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의 탕탕평평] (50) 관심이 지나치면 호들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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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50) 관심이 지나치면 호들갑

최종수정 : 2017-04-16 14:43:26
김민 데일리폴리 정치연구소 소장 동시통역사, 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 김민 데일리폴리 정치연구소 소장(동시통역사, 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세상에는 크고 작은 소리들이 있다. 가만히 귀를 기울여보면 모두가 제 각각 자신들의 생각만을 얘기한다. 개인도 언론도 모두가 다 그렇다. 어찌 보면 우리는 서로가 소음(騷音)공해 속에서 노출된 채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특히 사람의 얘기는 듣는 이로 하여금 다행히도 관심을 유발하면 얘기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그냥 소음이다. 선거철 거리유세나 지하철이나 마트의 호객행위도 필요한 사람에게는 정보지만, 불필요한 사람에게는 그냥 소음에 불과하다.

개인적인 관계에서도 그렇다. 상대가 묻지 않은 얘기 혹은 관심이 없는 자신의 얘기만을 반복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방적으로 말하면서 상대방의 동의 없이 그것을 반복하고 혼자 웃고 혼자 흥분한다. 한 마디로 자가발전을 하는 경우다. 처음에는 듣다가도 조금 지나면 슬슬 지루해진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불쾌한 지경에까지 이른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만큼 세상이 각박해지고 조급하게 돌아간다는 의미이다. 조금 다르게 표현하자면 상대에 대한 배려와 너그러움과 같은 그런 여유가 사람들의 마음에 없다는 얘기다.

자신의 생각은 자신만 알면 되는 것이고, 그것을 행동으로 드러낼 때 사람들은 그 사람에 대해 각자가 알아서 평가하기 마련이다. 무엇하러 그것을 구태여 상대에게 얘기하고 관철시키려는 소모적인 노력을 하는가.

오히려 귀를 열고 상대의 얘기와 세상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그만큼 더 자신에게 유리한 점들이 많다. 필자의 경우에는 강연을 하거나 방송을 하는 경우에는 말을 해야 한다. 이런 경우는 좀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된다. 그것은 내 생각과 의견을 듣는다는 전제 하에 마련된 자리이기 때문이다.

여러 언론사에 칼럼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언론이나 매스컴의 특성상 그것은 소통보다는 전문가나 특정인의 생각과 견해를 보고 듣고 읽는다는 것이 전제되기 마련이다. 또한 말이 많으면 그냥 말이 많은 사람이지만, 글을 쓰는 사람에게 글이 많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필자와 같이 글을 쓰는 입장에서는 그것은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무례하지 않으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내 생각과 의견을 소신 있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말보다는 글이 더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다. 또한 칼럼이나 글은 정말 관심 있는 사람들만 읽기 때문에 최소한 상대의 심령을 상하게 한다거나 무례를 범할 일이 거의 없다.

아무튼 이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누군가와 대화할 때 필자는 주로 상대의 얘기를 들으려고 각별히 노력하는 편이다. 물론 상대가 내게 특별한 질문을 하는 경우에는 성의껏 내 의견과 생각을 피력(披瀝)하는 편이다. 그 외에는 그냥 무조건 들어주고 듣는 편이다.

일각에서 보면 최근 뒤숭숭하고 혼란의 격동기인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모든 사건들에 대해 한 가지 아쉽기도 하고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전 대통령을 포함한 많은 유력정치인들과 인사들에 대한 평가와 조치는 사법부에 맡기고 좀 기다릴 줄 아는 여유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여론과 언론과 방송이 사법부의 역할까지 하고 있는 게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지 않나. 뭐든지 너무 급하고 지나치면 그것이 호들갑이다.

법과 질서를 무시한 사람들의 법에 의한 단호한 처벌을 바라면서, 사법부의 판단을 무시하고 조롱하고 재촉하는 것이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필자 자신을 포함해 우리 국민 모두에게 진지하게 제안하고자 한다. 자신의 생각이 모두 옳다는 전제를 가지고 모든 현실을 보거나 세상을 평가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렇다고 수동적으로 세상을 살자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다만 이런 혼란스런 상황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객관적인 기준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호소는 하되 모든 것은 절차가 있으니 각자가 좀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고 지켜볼 줄도 알아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개인도 단체도 모든 진영과 언론도 다 마찬가지다.

조금만이라도 관망하고 지켜볼 줄 아는 여유, 내 얘기보다는 상대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줄 수 있는 여유, 내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과 현상들에 대해 무조건 정죄하고 판단하고 비판하는 것은 우리가 결단코 지양(止揚)해야 할 모두의 과제가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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