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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기동향

수출은 달리는데…걷는 소비, 韓 경제 딜레마 빠졌다.

수출, 올 들어 3월까지 1324억 달러 기록 …소득정체, 가계부채 등으로 지갑은 '꽉'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은 달려가는데 소비는 걷는 수준이어서 한국 경제가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

' 수출 증가→투자 활기→내수 활성화→소득 증가→소비 청신호'로 이어지는 긍정적 파급 경로가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주춤했던 수출이 올해 들어 3월까지 1324억 달러(3월은 추정치)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억 달러 느는 등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이에 따라 무역수지도 6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훈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소득이 정체되고 산더미처럼 쌓인 가계부채 때문에 돈 쓸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불안한 고용시장도 지갑을 닫게 하는 요인이다.

매달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수출 호황이 국민들에겐 먼나라 이야기처럼 들리고 있는 것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은행,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수출은 402억9000만 달러(1월)→432억 달러(2월)→488억 달러(3월)로 3개월 연속 두 자리수씩 늘어나며 순항하고 있다. 특히 3월 수출 실적은 2014년 12월(495억 달러)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올해 경제전망을 하면서 지난해 -6.1%(전년대비)로 뒷걸음질쳤던 수출이 연간 2.9%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악재 속에도 세계교역량 개선, 유가·반도체 단가 상승 등이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면서다.

실제 3월까지만 놓고보면 올해 수출 호조세는 당초 기대치를 웃도는 모습이다.

코트라(KOTRA)가 전 세계 해외 바이어와 외국 주재 상사 직원 217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이날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4분기 수출선행지수는 55.3을 기록하며 전분기의 54.7에 이어 회복 기대감을 더욱 키웠다.

자료 : 통계청



문제는 수출이 내수를 이끌고, 소비를 늘리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내놓은 '경제동향 4월호'에서 "건설·설비투자가 모두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으며 수출도 세계 경제 회복으로 개선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다만 민간소비는 다소 부진한 상황이고 반도체 중심의 경기 회복세가 제조업 전반으로 빠르게 퍼지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수출과 소비를 중심으로 한 내수가 다른 방향으로 갈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디커플링' 즉 비동조화가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에서 내수로 넘어가는 파급 효과가 많이 약해졌다. 수출은 주로 제조업에서 이뤄지는데, 제조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출 회복으로 임금이 늘고, 늘어난 소득을 바탕으로 소비가 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선 우리나라의 소비 부진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처럼 오래 갈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하고 있다.

당장의 소비부진은 최근 1~2년새 극도로 악화된 소비심리와 임금상승 정체 등 일시적인 요인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론 폭발적으로 느는 가계부채, 고용시장 악화, 빠른 고령화와 노후 생활에 대한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장밋빛 수출에 대한 걱정도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전날 전문가들과 가진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최근 우리 경제가 수출 호조에 힘입어 완만하나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수출 여건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내수, 특히 위축된 소비를 회복시키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긴요한데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을 통해 소득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호'를 이끌 차기 선장을 찾는 대선이 약 1개월 앞으로 바짝 다가온 가운데 새 정부는 당장 '민생'을 살리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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