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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석유화학/에너지

[르포] LG화학 기술연구원, 안 터지는 배터리 이곳에서 만들었다

5300명의 LG화학 연구원들이 신소재·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대전 기술연구원 본관동 전경. /LG화학



【대덕연구단지(대전)=오세성기자】 최근 LG전자가 G6 배터리 관통실험을 공개했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안전성을 유지하는 배터리를 만든 LG화학 기술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LG화학이 대한민국 화학산업의 R&D 메카인 기술연구원을 공개했다. 대전시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LG화학 기술연구원은 축구장 40배 크기인 30만㎡ 부지에 지상 4층 규모의 본관동을 시작으로 생명과학연구소, 기초소재연구소, 정보전자소재·재료연구소, 배터리연구소, 중앙연구소 및 분석센터 등 총 7개의 연구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1979년 건립 당시 70여명이 근무하던 이곳에는 현재 LG화학 전체 R&D 인력 5300명 가운데 3800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박사학위 소지자 비중은 20%에 달한다. 통상 국내 민간기업 연구소의 박사급 비중은 6~7% 수준이다.

우수한 인재들을 모아둔 만큼 R&D 투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7800억원을 R&D에 투자한데 이어 매년 10%씩 투자금액을 늘려 2020년 1조4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연구원들의 오픈이노베이션 문화도 특이한 점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기술연구원을 소개하며 "대학 캠퍼스 같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덕분에 실적을 내고자 이뤄지는 '연구를 위한 연구'는 없는 곳이다. 연구원 모두가 시장을 선도할 기술력을 확보하고자 치열하게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부회장은 "LG화학 기술연구원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행사로 '테크 페어'라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테크 페어는 매년 한 차례 기술연구원 연구원들이 각자가 한 해 동안 연구한 성과를 다른 연구원들에게 공개하는 행사다. 한 해의 성과를 고스란히 공개하는 만큼 아이디어를 빼앗길 우려도 있다.

박진수 부회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본관동 복도에 종이를 붙여놓을 뿐인 행사일 수 있지만 자신의 아이디어를 공개하기에 서로를 신뢰하는 문화가 없다면 할 수 없는 행사"라며 "신뢰를 바탕으로 자신이 가진 것을 숨김없이 공개하고 동료들로부터 조언을 받을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R&D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LG화학 대전 기술연구원 연구원들이 수처리 필터에 사용되는 역삼투 분리막 신제품을 개발하고 완성품 외관을 검사하고 있다. /LG화학



테크 페어의 집단지성은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지난 2010년에는 케이블형 플렉서블 배터리를 개발한 팀이 배터리 용량을 늘리지 못해 고민하다가 테크 페어에 연구 결과물을 공개하자 각종 아이디어가 쇄도해 용량 문제를 해결한 바 있다. 이 기술은 2012년 소재 분야 최고의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테리얼스'에 표지 논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G6 배터리가 관통되는 상황에서도 터지지 않은 비결도 이러한 연구 문화의 결과다. LG화학은 G6 배터리에 적용된 안전성강화분리막(SRS) 기술을 2004년 독자 개발했다. SRS는 배터리 합선을 막아주는 분리막에 세라믹 코팅을 적용해 열적·기계적 강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리튬이온배터리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핵심기술이다. SRS 분리막은 일반 분리막이 쉽게 녹아 사라질 200도의 고열에도 내구성을 유지할 정도다.

한 연구원은 "자동차용 배터리 등 LG화학이 생산하는 모든 전지에 이미 SRS 기술이 적용됐다"며 "LG화학 배터리가 GM, 르노, 볼보, 아우디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이 외에도 국내 최초로 메탈로센계 촉매 기술을 독자 개발해 고부가 제품인 엘라스토머를 상용화했고 기저귀 등의 원료인 고흡수성수지(SAP) 시장도 선도하고 있다. 1990년대 일본 기업이 장악하고 있던 LCD용 편광필름도 독자 개발에 성공하며 지난해 글로벌 편광판 시장의 25%를 점유하는 성과를 냈다. LG화학은 현재 국내 1만7000여건, 해외 2만3000여건의 특허 등록 및 출원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LG화학은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에너지, 물, 바이오를 선정하고 이 분야에서의 핵심·원천 기술을 집중 연구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혁신전지, 연료전지용 소재, 자동차 경량화 및 고기능화 소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물 분야에서는 차세대 수처리 기술 개발, 바이오 분야에서는 혁신신약 분야 진출에 주력한다. 이외에도 4차 산업혁명 관련 혁신 기술 및 차세대 신소재 개발에도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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