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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석유화학/에너지

정유업계, 경쟁력 확보·사업다각화로 사드보복 빗겨간다

지난해 8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국내 정유 4사가 최근 국내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는 중국의 사드보복에도 업황을 유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의 중국 수출량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 올해부터 자국에서 쓰이는 경유의 황 함량 기준을 기존 50ppm 이하에서 한국과 동일한 10ppm 이하로 강화한 덕이다.

중국은 지난해 시범적으로 11개 대도시에 황 함량 기준을 강화했다. 하지만 중국 정유사들은 이 기준을 맞추지 못했고, 우리나라의 대 중국 경유 수출이 증가하는 효과를 낳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국내 석유제품 전체 수출의 18.8%를 사들이며 석유제품 최대 수출 대상국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대 중국 석유제품 수출은 전년 대비 26.7% 늘어난 9억1625만 배럴을 기록했다.

올해도 수출량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석유공사는 국내 정유사들이 지난1월 경유 128만9000배럴을 중국에 수출한데 이어 2월에도 175만8000배럴을 수출한 것으로 집계했다. 2월 경유 수출량은 1억2180만 달러(약 1361억원)에 달하며 2011년 10월 이후 65개월 만의 최대 물량이기도 하다.

중국이 경유의 황 함량 기준을 높일 당시 국내에서는 중국산 경유 유입 우려가 일기도 했다. 중국이 휘발유에 비해 자국 내 소비량이 적은 경유를 저렴한 가격에 수출하며 국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중국 정유사들이 높아진 환경 기준을 충족하고자 탈황 설비를 업그레이드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으며 올 상반기까지 설비 업그레이드를 마쳐 생산에 나서더라도 걱정할 것 없다는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

정유업계는 국내 석유 제품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중국에 비해 월등하게 뛰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유사들은 소규모 정제시설(티팟) 비중이 높은데 황 함량 기준을 맞추더라도 세탄가(경유 성능을 측정하는 수치), 운송비 등을 맞추는 비용이 추가 발생하기에 가격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며 "국내 정유 4사는 싱가포르 국제 시장가격을 기반으로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여 이미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자국의 환경 규제 강화가 한국 기업들에게 수혜를 주고 있음에도 관망하는 모양새다. 석유 제품은 중간재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중국에 석유 제품 수입이 늘어난 것은 속이 쓰릴 일이지만 수입을 줄일 경우 소비재 생산과 수출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중국으로의 석유 제품 수출이 줄어들거나 취소되는 일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중국이 국내 정유업계에 제재를 가하더라도 심각한 타격은 받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의 정제설비 증설에 맞춰 국내 정유업체들도 중국 수출 의존도를 낮춰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의 수출 의존도는 18.8%였지만 싱가포르(16%), 호주(10%), 일본(9%), 대만(6%), 미국(6%) 등에도 고르게 석유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정유업계 수출대상국도 2014년 55개국, 2015년 66개국, 2016년 67개국으로 꾸준한 증가세에 있다.

일부 정유사 지분에 해외 자본이 포함돼 있어 중국이 제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GS칼텍스는 GS에너지와 미국 셰브론이 50:50으로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에쓰오일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지분 64.3%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다.

이규태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중국이 에쓰오일에 제재를 가한다면 아람코의 심기를 건드리는 격"이라며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적대하는 결과까지 낳을 수 있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발 사드보복을 피해간 정유 4사는 휘발유, 경유 등 정유부문 외에도 비정유부문을 확대하고 사업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정유사들의 증설이 마무리돼 공급 증가가 예상되며 신 보호무역주의의 대두, 중동의 정세불안 등의 영향으로 정유부문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제유가 등 시황에 큰 영향을 받는 정유부문에 비해 화학, 윤활유 등 비정유부문은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 5~7% 수준인 정유부문 영업이익률에 비해 비정유부문 영업이익률은 20~30%에 달하는 것도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4년 저유가로 국내 정유업계는 대규모 적자를 낸 바 있다"며 "비정유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마련하고 정유부문 수출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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