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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홈쇼핑 루키를 찾아서④] CJ오쇼핑의 '대체불가' 이솔지 쇼호스트

이솔지 CJ오쇼핑 쇼호스트. /CJ오쇼핑



홈쇼핑에서는 '쇼핑 전문 MC'인 쇼핑호스트가 상품 인식과 매출을 좌지우지 한다. 약 22년이라는 짧은 홈쇼핑역사에도 불구하고 유망직종으로 자리잡은 쇼핑호스트계의 미래 주역들을 만나보기로 했다. 업계의 1등 쇼핑호스트의 콘텐츠가 홍수처럼 넘쳐나는 가운데 치열한 경쟁률을 뚫은 최근 루키들의 이야기를 찾아볼 수 없어 '1등만을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을 뒤집기 위해서다. [편집자주]

"'대체될 수 없는 사람'이 되는게 목표예요. 신동엽이 둘일 순 없거든요."

'대체불가'를 꿈꾸는 CJ오쇼핑 이솔지 쇼호스트의 당당한 포부다. 새벽 2시 '오덕후'(일본어 오타쿠에서 파생된 단어·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들을 위한 판매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는 그는 넘치는 끼를 주체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지난 24일 CJ오쇼핑 본사에서 이솔지 쇼호스트를 만났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에 재치있는 입담, 친근한 매력 등이 기자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1997'이 떠올랐다. 그는 남자 주인공 서인국을 10분안에 꾀어내겠다고 나섰던 아나운서역을 출연했었다.

이솔지 CJ오쇼핑 쇼호스트가 드라마 '응답하라1997'에 까메오로 출연했다. /tvN '응답하라1997' 캡처



배우인 줄 알았던 그는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CJ E&M의 아나운서였다. 2014년 CJ오쇼핑으로 전직해 현재 4년차 쇼호스트로 활발한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쇼호스트에 대한 꿈은 아나운서 전부터 있었어요. 쇼호스트 학원이 있는 지는 당시 몰랐고 우선 스피치 학원을 등록했죠. 3개월 쯤 다니니까 CJ E&M 공채가 떴어요."

예능 프로그램이 주를 이뤘던 CJ E&M에서 아나운서를 뽑기 시작하자 주변 지인들은 이솔지 쇼호스트에게 '넌 여기만 붙을 것 같다'라는 말을 했다. 연기를 전공했던 그가 가장 끼를 펼칠 수 있는 곳이라는 판단에서였다.

630대1. 이솔지 쇼호스트는 2009년 630명을 제치고 CJ E&M의 아나운서가 됐다. 정규직이던 그는 회사가 원하는 만큼의 본인의 끼를 맘껏 펼쳤다. 그 중 하나가 신원호 PD의 제안으로 시작한 응답하라1997의 아나운서 부분 더빙, 까메오 출연 등이다.

또 XTM '야구워너비'의 원년 MC이기도 하다. 당시 쌓아왔던 야구 지식과 인맥을 통해 현재는 홈쇼핑과의 시너지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

실제로 오덕후의 밤 시즌2의 1편 판매방송에서 이솔지 쇼호스트는 SK와이번스의 시즌권을 판매하며 SK팬들의 덕후심을 자극했었다. 200만원에 달하는 불독스피커를 롯데자이언츠의 황재균 선수가 구입해 이를 판매 방송에서 직접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정규직 아나운서에서 프리랜서 쇼호스트가 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을까. 그는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한 사람을 떠올렸다.

"정말 친했던 언니가 있어요. 교통사고로 먼저 하늘나라를 간 대학교 선배예요. 어렸을 때 부터 연예인 준비만 하던 저한테 쇼호스트라는 직업을 처음 제안했던 사람이예요"

원래 그는 고등학교때부터 연예기획사를 다니며 연예인을 꿈꿨다. 대학생때까지도 연예기획사를 전전긍긍하던 그에게 친언니같은 대학교 선배가 쇼호스트를 해보는게 어떻겠냐는 제의를 했다.

"그 선배의 친언니가 지금 저희 쇼호스트 선배예요. 저처럼 연극영화과를 졸업하셨고 같은 회사에서 쇼호스트를 하고 있죠." 세상을 떠난 대학교 선배가 쇼호스트를 제안했던 말이 떠올랐다. 이후 쇼호스트를 본격적으로 준비했고 CJ오쇼핑으로의 전직을 감행했다.

현재 그는 쇼호스트로서의 삶을 매우 만족하고 있었다. 다른 홈쇼핑이 아닌 CJ오쇼핑인 것도 한 몫 했다. 실제로 CJ오쇼핑이 단순한 판매방송이 아닌 '예능형 홈쇼핑'을 만들고 있어서다.

이솔지 쇼호스트의 메인 방송 오덕후의밤은 이익보다 실험이 중요시 되는 프로그램이다. 판매 품목도 어벤저스 피규어, 나인봇, 프로야구 시즌권 등 기존 TV홈쇼핑이 많이 내놓는 필수 판매품은 아니다. 하지만 매출 신기록으로 이어진 품목도 있다. 나인봇 판매 방송이 렌탈로 카테고리를 변경해 색다른 시도를 한 것이다.

이 같은 아이디어는 어디서 시작되는걸까. 이솔지 쇼호스트는 업무 파트너 김익근 쇼호스트를 언급했다. 동기이자 가장 색다른 '케미'를 자랑하는 둘은 오덕후의밤과 1분홈쇼핑 등을 같이 진행하며 참신한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비지니스 커플'이다.

(왼쪽부터) 김익근 쇼호스트와 이솔지 쇼호스트가 '오덕후의밤 시즌2'를 통해 프로야구 SK와이번스의 시즌권을 판매했다. /CJ오쇼핑



"오덕후의 밤은 저희 둘다 애착이 장난이 아니예요. 유독 익근이랑 저랑은 한달에 한번씩 '앓이'를 해요"

스스로도 오덕후의 삶을 살아온 이솔지 쇼호스트는 덕후들의 수요가 있을 때 털어내지 못하면 답답하다고 전했다. 한번 토해내고나면 너무 시원하다는 그의 말에 쇼호스트로서의 일벌레가 아닌 오덕후로서의 간절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끼가 넘치는 그에게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을지 물어봤다. 예뻐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다른 쇼호스트와 달리 망가지는데 있어 두려움이 전혀 없어보였기 때문이다.

"전 전라만 아니면 다 할 수 있어요." 그는 예능형 홈쇼핑을 언급하며 '내가 늘 신동엽이라고 생각하고 방송에 임한다'라고 전했다. 아슬아슬하면서도 심의에 준수하는 개그를 하는 신동엽처럼 홈쇼핑에 준하는 방송을 하되 CJ오쇼핑의 넓은 관용을 맘껏 활용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돋보였다.

그 덕분일까. 당장 홈쇼핑에서 판매는 못할지언정 판매 제품에 대한 상상력만큼은 기대 이상으로 풍부했다.

성문화에 대한 건강한 인식을 전해주는 성인용품 판매 방송, XTM '더버커' 처럼 리뉴얼된 자동차를 판매하는 방송, 롯데자이언츠와 기아타이거즈의 팬들을 자극하는 경쟁 판매 방송 등 기존 홈쇼핑에서 생각치 못한 상상이 끊임없이 그의 입에서 터져나왔다.

어떤 쇼호스트가 되고 싶은지 물었다. "명예, 신뢰 다 중요하겠죠. 근데 모든게 '호감'에서 시작되는거 같아요. 모니터링 하면서 가끔 내가 비호감은 아니겠지 고민되거든요. 무엇보다 소비자들에게 호감가는 쇼호스트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CJ오쇼핑의 대체불가 쇼호스트로 완벽하게 자리잡는 그 날이 멀지 않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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