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 : 2017-03-18 17:11:44

[세월호 인양현장 르포]또다시 4월… 이제 곧 만나러 갑니다

선체 인양 준비 모두 마쳐...19일 최종 테스트 진행

▲ 3월 17일 진도 팽목항의 모습. 따뜻한 햇살이 내리는 가운데 바람도 약하게 불어 파도가 잔잔하다./최신웅 기자
▲ 진도 팽목항 모습.

조은화, 허다윤, 남현철, 박영인, 고창석, 양승진, 권재근, 권혁규, 이영숙.

1000일이 넘게 이들을 부르는 목소리가 있다.

마르지 않는 야속한 눈물은 시도 때도 없이 두 볼을 타고 흐른다.

2014년 4월 16일, 그날로부터 시간이 멈춰있는 사람들.

남도의 끝자락, 진도 팽목항 초입의 컨테이너 막사에서 세월호 미수습자 9명의 가족들은 오늘도 바다 속에 잠겨있는 이들을 부른다.

이제 그만 돌아오라고.

지난 17일 기자가 찾은 팽목항은 따뜻한 봄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평일임에도 드문드문 사람들이 팽목항을 거닐며 그날의 아픔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른한 오후지만 세월호 팽목 분향소와 막사 주변에는 고요하고 쓸쓸한 분위기만 감돌뿐이었다.

◆"바닷물을 다 퍼서라도 아이들을 찾고 싶어요"

갑작스런 방문에도 미수습자 가족 분들은 따뜻하게 기자들을 맞아줬다.

막사 안에서 15분 정도 416가족협의회가 제작한 동영상을 본 후 이금희(미수습자 단원고2 조은화 양의 어머니), 박은미(미수습자 단원고2 허다윤 양의 어머니)씨의 얘기를 들었다.

이들은 여전히 세월호가 바다 위로 올라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때문에 인양과 관련된 정부의 행동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힘든 날들을 버티고 있었다.

박은미 씨는 "아이를 찾아서 집에 돌아가야 한다는 이유 하나로 1060일이 넘게 이곳에서 견디고 있다"며 "지금도 세월호가 올라오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에 살고 있다. 바닷물을 다 퍼서라도 아이들을 찾고 싶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금희 씨도 "세월호 인양은 사람을 찾기 위한 인양인 만큼 정부가 사람들을 찾을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많은 분들이 세월호 피해를 입은 이들을 똑같은 유가족으로 생각하는데 우리는 아직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다. 우리도 유가족이 되고 싶다"고 호소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정부와 정치권이 피해자들의 뜻을 저버리고 제정한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아쉬움도 잊지 않았다.

이 씨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기 위해 선체를 인양하고, 진상을 규명하고, 법·제도 개선을 통해 재발을 방지해야 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특별법에는 진상규명과 지원 부분만 있지 인양과 수습은 없다"고 꼬집었다.

▲ 팽목항 초입에 자리잡은 416가족협의회 컨테이너 막사에서 미수습자 가족인 박은미(왼쪽·허다윤 양 어머니)와 이금희(조은화 양 어머니)씨가 세월호 인양작업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 컨테이너 막사 안에 조성된 추모기념 작품.

◆세월호 선체인양 준비 마쳤지만...날씨가 도와줄까?

팽목항을 떠나 인근 서망항에 도착해 어업지도선인 무궁화 23호를 타고 인양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맹골수로 인근 1㎞ 지점으로 향했다.

현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해양수산부 선체인양추진단 장기욱 과장은 그동안의 작업과정과 앞으로 진행될 작업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선체 인양을 위한 준비 작업은 이미 끝마친 상황이다.

그동안 인양을 위해 진행해온 작업들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배 안에 남아있는 기름 제거 ▲세월호 선체 창·출입문 등에 미수습자 유실 방지를 위한 방지막 설치 ▲인양 후 수색을 위한 세월호 주변 해저울타리(펜스) 설치 ▲선체 인양을 위한 선체 내부 공기 주입 및 공기튜브 부착 ▲세월호를 받침 리프팅 빔(받침대) 및 와이어 연결 등이다.

이후 세월호를 감싼 66개의 와이어가 잭킹바지선에 연결되면 해저 44m에 가라앉아 있는 세월호를 35m 정도 들어 올리게 된다.

그러면 옆으로 누운 세월호 선체의 높이 22m 중 약 13미터 정도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다.

그 다음 잭킹바지선 근처 1.5㎞정도 떨어져 있는 반잠수식 선박(반잠수선)으로 세월호를 옮기고 세월호가 반잠수선에 옮겨지면 드디어 목포신항으로 세월호가 이동하게 된다.

이날 현재 세월호를 인양할 잭킹바지선 2척이 선체 고정을 위한 정박작업을 완료한 후 유압잭 점검 등 막바지 준비작업 중에 있었다.

반잠수선도 지난 16일 현장에 도착해 인양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변수는 날씨다. 세월호는 조류가 심하기로 이름난 바다 속에 잠겨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기대했던 기상과 다르더라도 작업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장 과장은 "현재 인양을 위한 모든 준비는 끝났지만 인양 때 가장 큰 변수인 기상을 무시할 수 없다"며 "작업 현장인 바다 위에서 느끼는 기상은 육지 위에서 느끼는 기상과는 많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 세월호가 잠겨 있는 바다에서 약 1.5㎞ 떨어진 지점에 세월호를 옮길 반잠수식 선박(오른쪽)이 조용히 떠 있다.
▲ 세월호가 잠겨 있는 바다 위에서 세월호를 들어올릴 잭킹 바지선 2척이 떠 있다.
▲ 세월호를 목포신항까지 옮길 반잠수식 선박 모습.

◆19일 인양 최종점검... 이르면 내달 목포신항 도착

해수부는 소조기가 시작되는 19일 세월호 인양 준비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시험인양을 포함한 각종 점검 작업을 할 계획이다.

전체 장비의 작동상황을 점검하고 잭킹을 통해 세월호 선체를 1~2m 들어 올려 선체의 무게중심과 흔들림 정도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소조기란 밀물과 썰물의 차이 및 이로 인한 흐름이 약해지는 시기로 한 달에 2회 도래한다.

1회 소조기가 약 4~5일간 지속되며 해수부에 따르면 올 3월 말에는 21일에 흐름이 최소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수부는 이달 최종 테스트에 성공하면 내달 첫 소조기인 5일 쯤 첫 인양시도에 나서는 것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인양 작업은 크게 3단계로 구분해 진행되며 육지에 거치하기까지 13일에서 길게는 20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리프팅 빔에 연결되어 있는 와이어의 다른 한 쪽 끝을 잭킹바지선의 유압잭과 연결하게 된다. 세월호를 잭킹바지선으로 올리는데 약 하루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때 드디어 3년 동안 물속에 잠겨있던 세월호의 모습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단계는 세월호를 올린 잭킹바지선이 반잠수선이 대기하고 있는 안전지대(조류가 양호한지역)로 이동하는 것이다.

세월호가 반잠수선에 안정적으로 안착되면 세월호 선체에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뚫어 물과 기름을 빼는 작업을 진행한다.

현재 세월호 내부에 들어 있는 바닷물이 2000여 톤에 달하기 때문에 배수하는데 2~3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작업이 끝나면 마지막으로 반잠수선이 맹골수로를 출발해 87㎞ 떨어진 목포신항 철재부두까지 꼬박 하루 정도 이동하게 된다.

장 과장은 "세월호가 철재부두 앞 바다에 도착해서서도 육상 거치까지는 5일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안전한 작업을 위해 본 인양작업 시에는 작업선 주변 1.6㎞ 이내의 선박항행과 약 91m 이내의 헬기 및 드론의 접근이 금지된다"고 말했다.

세월호 인양 현장을 둘러보고 돌아가는 길.

버스 차창에 비친 진도와 목포 시내 거리엔 하루를 마무리 하는 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퇴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거나, 약속 장소로 향하는 발걸음들.

이들을 바라보며 다시 팽목항에 남아있는 가족들을 생각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언제쯤 평범한 일상으로 되돌아 올 수 있을까?

물론, 2014년 4월 16일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가슴이 더욱 먹먹해졌다.

먹먹한 마음에 그 이름들을 다시 속으로 되뇌었다.

조은화, 허다윤, 남현철, 박영인, 고창석, 양승진, 권재근, 권혁규, 이영숙.

▲ 세월호 인양 현장을 둘러본 어업지도선 무궁화 23호가 작업 현장을 떠나고 있다.
▲ 팽목항에 놓여있는 깃발. '진실을 인양하라'는 문구가 바람에 흔들려 선명하게 보인다.
▲ 세월호 선체 인양 주요 과정./해양수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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