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의 탕탕평평] (45) 누가 승자이고 누가 패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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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45) 누가 승자이고 누가 패자인가

최종수정 : 2017-03-12 13:03:37
김민 데일리폴리 정치연구소 소장 동시통역사, 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 김민 데일리폴리 정치연구소 소장(동시통역사, 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2017년 3월10일, 대한민국 헌법재판소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로 대통령 탄핵이 가결되었다. 탄핵은 말 그대로 법에 의거한 파면을 뜻한다.

국민 중 일부는 환호성을 지르고, 일부는 과격하게 분노를 표출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것은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일이다.

거시적으로 보면, 대한민국 전체의 불명예고 불행이기 때문이다. 다만,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라고 자부하는 대한민국이기에 최고 권력자라고 해도 위법한 사실이 발견되면 법에 의해 탄핵이라는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이것은 희망이고 정당함이다. 이 사실에 대해서만큼은 이제라도 대한민국이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다는 새로운 희망을 찾아볼 수 있다.

다만, 탄핵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 국민에 대해서 약간의 아쉬움은 있다.

첫째, 대통령과 정부가 대통령의 공(公)과 사(私)가 뒤엉킨 스캔들로 인해 모 아니면 도로 수개월간 나라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탄핵에 대한 아무런 준비조차 하지 못했다는 점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만약 필자가 탄핵된 대통령이었다면, 탄핵 즉시 대국민사과와 함께 깔끔하게 청와대를 떠났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뭔가 투명하고 깔끔하지 못한 처신은 어제까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적잖이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처신이다. 정말 실망스러운 일이다. 또한 적잖이 불쾌하기도 하다. 탄핵은 이미 결정된 사실이고, 이제 검찰의 엄격한 수사와 함께 그에 합당한 형사처벌을 받으면 될 것이다.

둘째, 이 시점에서 우리 국민들은 어떤 태도를 보이는 것이 가장 합당한가의 문제이다. 누구든 헌재의 판단을 존중하고 마음으로도 받아들여야 한다. 그게 법치주의이고 법의 형평성에 부합하는 것이다. 좋던 싫던 존중해야 한다. 승복하지 못하겠다면, 누가 다시 판결을 할 것이며 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그것은 억지다. 다만, 익명의 인터넷 공간에 그래도 바로 어제까지 우리 국민 대다수에 의해 선출되었던 대통령에 대해 정상 수위를 넘어서는 비난과 비평과 욕은 반드시 절제하고 중단해야 한다. 이미 국민 대다수의 뜻이 충분히 반영되어 헌재의 결정이 이루어진 상황에서 계속 대통령을 그런 식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우리 스스로의 저급함과 저속함을 인정하는 행위로 밖에는 볼 수 없다. 그것은 한 마디로 치졸한 것이다.

셋째, 현실정치를 하고 있는 정치인들의 입장이다. 이제 더 이상 국가 전체의 불행을 자신들의 당리당략과 진정성 없는 정치적 이익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국민을 제대로 보고 정말로 거듭나야 한다. 자신들이 정치를 하고 있는 목적과 목표가 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인지, 정치인들 자신들을 위한 것인지 스스로 한번 자문해 보길 바란다. 본인들은 이미 정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부끄럽지 않은가. 필자의 양심이라면 적어도 그렇게까지 표리부동(表裏不同)한 인생을 사느니, 차라리 배고프고 고달프더라도 스스로나 남에게 떳떳한 인생을 선택할 것이다.

정치와 국민은 어느 한 쪽만 바뀐다고 해서 제대로 된 민주주의와 선진국가가 결코 성립될 수 없다. 분명 양쪽의 책임과 의무와 도리가 각각 존재한다. 이제는 흑백논리와 무조건적인 이념 대립을 넘어서 진보와 보수, 각자가 진영의 존재 이유와 내실 있는 성숙함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힘써야 할 때이다. 이제는 정말 국가 전체가 큰 수술을 받아야 하고, 꿋꿋하게 회복되어야 할 때이다. 대의민주주의에서는 선출된 정치인이 곧 국민의 수준이고, 그들의 행위가 국민의 선택이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반면에 정치권과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행위와 행태가 국민들에게 자부심을 줄 수도 있고 혹은 수치와 분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어쨌든 지난 일은 어쩔 수 없다. 이미 엎질러진 물과 깨진 유리잔을 어찌하겠는가. 이번 일을 계기로 정치권과 우리 국민은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발전시켜야 할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각자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고뇌하며 반성해야 할 때가 아니겠나. 누구나 시행착오와 실수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한다면 그것은 정말 바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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