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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TV방송

[스타인터뷰]야구선수에서 배우로…민우혁, '무명'을 벗다

배우 민우혁/메트로 손진영 기자



배우 민우혁/메트로 손진영 기자



10년. '민우혁'이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리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인생 절반을 바쳤던 야구를 과감히 포기하고 노래가, 연기가 좋아 배우의 길에 뛰어들었다. 소극장에서 대형 무대로, 이젠 브라운관까지 점령한 뮤지컬 배우 민우혁과 만났다.

최근 KBS 2TV '노래싸움-승부'(이하 노래싸움)와 '불후의 명곡'에서는 뮤지컬 특집이 방송됐다. 무대를 벗어난 뮤지컬 배우들은 선·후배를 뛰어넘어 오직 노래 하나로 치열한 경쟁에 나섰고, 이 가운데 이변도 속출했다.

민우혁은 '이변의 주인공' 중 한 명이다. 그가 '노래싸움'에서 뮤지컬계 대선배 남경주를 꺾을 거라고 생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이후 패자부활전에서 남경주와 함께 부른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은 이 프로그램의 명장면으로 회자될 만큼 많은 화제를 모았다.

최근 메트로신문과 만난 민우혁은 "TV 섭외 요청을 받았을 때 엄청 부담스러웠다. 아무래도 예능이다 보니까 재미있게 해야할 것 같다는 부담감 때문에 녹화장에서 온전히 노래에 집중하지 못했다"라면서 "그래도 이기고 지는 걸 떠나서 멋진 무대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지금 이 순간'은 뮤지컬을 잘 모르는 분들도 아는 곡이잖아요. 그래서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가장 멋진 무대를 완성하겠다는 마음으로 노래했어요. 또 남경주 선배님과 한 무대에서 함께 노래를 부를 기회였잖아요. 흔치 않은 기회인 만큼 좋은 무대를 만들어 보겠다는 마음으로 불렀죠. 그렇지만 이렇게 화제를 모을 줄은 몰랐어요.(웃음)"

배우 민우혁/메트로 손진영 기자



남경주는 그에게 다시 없을 '멘토'다. 뮤지컬 '위키드' 때 대기실을 함께 썼던 것이 인연이 돼, 지금은 함께 골프 등 여가생활을 함께 즐기는 사이다.

민우혁은 남경주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이고 좋은 에너지를 많이 주는 선배"라고 표현했다. 그는 "남경주 선배님은 시작부터 주연이었던 분이다. 주연의 무게와 책임에 대해 많이 말씀해주시는데 그 분의 말씀을 듣다보니 왜 오랫동안 톱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는지 자연히 알게됐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주연이었던 남경주. 10년의 무명을 버티고 주연으로 거듭난 민우혁.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은 확연히 다르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10년 동안 야구를 했어요. 부모님께서는 제 야구 생활에 모든 걸 다 바치셨어요. 그런데 전 늘 노래가 하고 싶었거든요. 단지 부모님이 좋아하신다는 이유로 10년을 야구 선수로 버텼던 거죠."

그러나 잦은 부상은 단단치 못했던 야구에 대한 꿈을 더 빨리 포기하게끔 만들었고, 결국 그는 고교 졸업 이후 과감히 배우의 길을 선택했다.

민우혁은 "시합 전마다 부상이 있었고 고등학교 때는 2년간 야구를 쉬기까지 했었다. 그래서 프로 지명도 못 받았다. 그러던 중 모 프로 구단에서 연습을 해보자고 해서 갔는데 거기서마저 인대 부상을 당했다. 그래서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배우의 길에 도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야구선수 민우혁'을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었던 그의 부모님은 배우를 하겠다는 아들의 말에 "네가 하고 싶은 걸 해라"라면서 캠코더를 선물했다. 당시의 기억은 '배우 민우혁'이 10년 간의 무명을 버틸 수 있게 한 힘이라고.

"제가 노래를 하겠다고 했더니 저한테 캠코더를 주셨어요. 표정, 노래 연습을 하라고 말이에요. 그래서 무릎 꿇고 약속을 드렸어요. 딱 한 번 실망시켜드렸으니 이젠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성공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요. 그 기억이 지금까지 절 버티게 한 힘이죠."

배우 민우혁/메트로 손진영 기자



배우 민우혁/메트로 손진영 기자



그 이후 10년은 이름 없는 배우, '무명'의 고달픈 삶의 연속이었다. 내놓은 앨범은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했고 인력소, 음식점 등을 전전하며 생활을 이어갔다. 2013년 작은 소극장에서의 뮤지컬 데뷔가 그에게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는 "처음엔 뮤지컬을 계속 할 거란 생각을 못 했다. 우연히 기회가 왔고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배우들은 공연이 끝날 때가 되면 다음 작품에 대한 걱정 때문에 우울증이 오기도 하는데 저 또한 그랬다"면서 "그런데 무명 시절 동안은 저 혼자 모든 걸 해야했다면, 그곳에서는 배우, 스태프 등 동료 분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시더라. 그때 뮤지컬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를 기점으로 민우혁은 차츰 뮤지컬 배우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위키드', '레미제라블', '아이다' 등 메이저 공연 무대에 오르며 입지를 탄탄히 굳히고 있다. 뮤지컬 배우가 된 그에겐 부상도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아이다' 오디션 당시 목발을 짚고 있던 그는 "원래 오디션에 가지 않으려 했는데 '서 있을 수 있으면 와서 노래라도 불러봐라' 하시길래 갔다. 깁스한 저에게 기회를 주신 만큼 최선을 다해 불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라다메스 역으로 무대에 올라 첫 주연작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뮤지컬에선 주연으로, TV에선 대세로 떠오른 민우혁. 이젠 공연과 TV의 경계를 허문 만큼 더 활발한 활동으로 대중에 더 가까이 다가갈 계획이다.

"긍정과 열정의 힘. 이게 바로 배우로서의 제 장점인 것 같아요. 공연도 드라마도 예능도 다 좋아요. 어떤 장르든 잘 적응하거든요. 그렇지만 늘 지금, 처음의 마음으로 꾸준히, 아주 천천히 배우로서 살아가고 싶어요. 믿고 보는 배우로 오랫동안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연기할게요.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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