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훈 전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보좌관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돌린 뒤 "파손돼 폐기했다"고 거짓말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김필승 K스포츠재단 이사에게는 휴대전화 폐기를 지시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김 전 보좌관은 2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안 전 수석의 공판에서 이같이 증언했다.
김 전 보좌관은 김 이사가 검찰에 진술한 '휴대전화 폐기 요구'는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검찰이 '지난해 10월 21일 플라자 호텔 비즈니스룸에서 김 이사에게 '안 전 수석과의 전화 내역이 안나왔으면 좋겠다. 휴대전화를 폐기해달라'고 요청한 적 있느냐'고 묻자 "휴대전화를 폐기해도 통화내역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기에 그런 말 할 이유가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 검찰이 '김 이사는 안 전 수석 지시라는 말에 내역을 삭제하고 옥천에서 휴대전화 새로 개통하고, 압수수색 대상지로 삼기 어려운 충북 옥천 처가집에 은닉했다고 한다'고 하자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는 자신이 해당 내용을 지시 할 이유도 없고, 안 전 수석의 지시도 아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다만 김 전 보좌관은 압수수색을 이틀 앞둔 지난해 10월 27일 자신의 전화기를 후배에게 전달한 뒤 "책상에서 떨어진 전화기가 파손돼 교체했다"고 거짓말한 사실은 인정했다.
김 전 보좌관은 "당시에 안 전 수석님 관련해 수사 확대되거나 처벌 높아지는 것이 두렵던 측면 있어서 그 당시 거짓말로 그렇게 했다"며 "그 당시 폰을 제 후배 부모님이 스마트폰으로 전화기를 교체한다는 말 듣고 후배에게 전달했고, 특검에서도 해당 폰을 가지고 와서 제출했고 포렌식 정상절차를 다 거쳤다"고 진술했다.
이에 검찰이 '처음에 거짓말했다고 얘기했을 때는, 수사받는 것이 두려웠고, 안 전 수석을 부를까봐 거짓말했다고 말한 것 아니냐'고 묻자 "그 당시 혹시라도 제 폰으로 인해 수석님 수사가 확대되거나 처벌 수위가 높아질 수 있기에 그냥 제가 그때 거짓말했던 것 같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