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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일·가정의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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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건 욕심이다. 두 마리를 쫓다간 한 마리도 제대로 못잡는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여성들에게 이런 욕심을 부리라고 강요한다. '일'과 '가정'이란 두 마리 토끼를.

"일 계속 할거면 결혼하지마, 영이씨."

젊은이들이 고군분투하며 취업 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그려냈던 드라마 '미생'에서 워킹맘으로 고충을 겪던 직원이 다른 여직원에게 건넨 말이다. 일과 가정을 동시에 지킨다는 게 얼마나 힘들었으면 아예 결혼도 하지 말라고 했을까.

워킹맘이란 용어가 나오기 전에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던 여성들을 '슈퍼우먼'이라고 불렀다. 슈퍼우먼들은 직장에 출근해서는 다른 남성들과 똑같이 일을 하다가 집안 일을 하기 위해 '칼퇴근'을 한다. 동료들의 시선이 뒤통수에 꽂히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

 

그런 눈치를 받고 집에 와서는 애들 돌보랴, 집안 청소하랴, 밥과 설겆이에 빨래 하랴, 정신없이 '집안 노동'을 하다가 지쳐 쓰러져 잠이 든다. 하지만 일과 가정을 완벽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렸고, '슈퍼우먼 신드롬'이란 말까지 생길 정도로 여성들에게는 스트레스 그 자체였다. 이런 분위기가 후배들한테 전해지면서, 결국 결혼을 기피하거나 아이를 낳지 않는 요인 중에 하나가 됐다.

워킹맘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정부와 대기업들은 남편들에게도 육아휴직 등을 제공하며 직장내 분위기를 바꾸는데 나서고 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육아대디들이다. 하지만 육아대디들도 워킹맘처럼 자리잡는 게 녹록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는 4874명이었다. 같은 해 출생아 수는 43만8400명이었다. 결국 출산한 부부 중 1%만 육아휴직을 사용했다는 계산이다. 나머지 99%는 고스란히 여성들에게 부담이 돌아갔다는 얘기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누가 아이를 낳으려고 하겠는가. 아이 한 명 키우는데 3억원이 들어간다는 비공식 통계도 있다. 금전적으로도 부담이 되지만 요즘 세상에 아이 키우는 것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도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다.

 

전경련 조사에서는 출산·육아 정책이 자리를 잡지 못하는 이유로 49.1%의 응답자들이 상사나 동료들 눈치 때문이라고 답했다. 20.3%는 승진·평가에 불이익을 받을까봐라고 답했다. 아이를 낳음으로써 직장내 입지는 줄어들고, 경제적 부담은 커지는 상황이 뻔히 보이는데 출산장려정책이 통할 리 만무하다. 대학 가기도 하늘에 별따기이고,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다는 뉴스까지 접하면 이 시대에 태어난다는 게 불행하다는 젊은이들의 '헬조선'이란 말이 더욱 실감난다.

일·가정 양립은 전통적인 성 역할의 변화와 함께 저출산·고령화 등 사회구조 변화에 따라 대두된 이슈다. 하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사람들은 왜 일·가정 양립이 필요한지, 일·가정 양립을 여성들에게만 요구하는지 등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

 

아울러, 통계에서도 나타나듯이 일·가정 양립은 기업 문화가 바뀌어야 하는데, 그것이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이런 여러가지 의문들을 해소하기 위한 작은 시작의 하나로 이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인 남인순 의원실과 함께 오는 22일 '제1회 일·가정 양립 포럼'을 통해 풀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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