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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지하철 역세권 라이벌]③'한류 쇼핑 중심지' 신세계·롯데百 명동본점·면세점

12일 오후 롯데백화점 명동본점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층별 안내를 읽고 있다./이범종 기자



12일 오후 4시에 찾은 명동은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을지로입구역에선 쇼핑백을 든 관광객이 전동차 출입구를 향해 뛴다. 개찰구에는 'LOTTE'와 각종 상표가 적힌 쇼핑백을 든 사람들이 줄지어 안으로 들어선다.

이곳에서 롯데백화점을 찾으려면 쇼핑백을 든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가면 된다. 7번 출구로 들어간 롯데백화점 식품매장 곳곳에서 중국어가 들린다.

사람이 몰린 곳을 따라가니 즉석반찬 코너가 나온다. 직원이 중국인 남성에게 더덕 무침을 먹여준다. 일행에게 한 번 더 주려 하자 손사레치며 묵직한 여행용 가방을 끌고 떠난다.

"그래도 많이들 찾으세요. 저 분이 원한 반찬은 이게 아니었을 뿐이죠." 이곳 직원 A씨는 "그 분이 찾은 도라지가 없어서 새콤한 더덕을 권했어요. 오징어젓처럼 새콤한 반찬을 중국과 일본인이 많이 찾아 매출에 큰 도움이 돼요"라며 웃는다.

9층 면세점은 유커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매장 한 바퀴를 돌고 엘리베이터를 타기까지 들은 유일한 한국어는 "여기 사람이 너무 많아"였다.

12일 오후 신세계백화점 본점 내 면세점을 찾은 관광객들이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이범종 기자



롯데백화점을 나와 한국은행 맞은편으로 발을 돌리면 회현 지하쇼핑센터 12번 출구와 환전상을 마주하게 된다. 여기서 고개를 들면 고전미를 갖춘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이 풍경의 한가운데 있음을 실감한다. 이곳에서도 관광객을 쉽게 찾을 수 있다. 5시 30분에 찾은 10층 면세점 역시 화장품을 사려는 외국인으로 가득했다.

대한민국 문화와 관광, 상업 중심지인 명동은 쇼핑 관광지로써 최적의 접근성을 자랑한다. 최근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가운데 80%가 명동과 남대문을 찾으면서, 유서깊은 두 백화점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신세계 백화점은 1930년에 세워진 미스코시 백화점 경성지점 건물에서 태어났다. 한국 유통업의 근대화가 시작된 이곳에 1955년 동화면세점이 들어선 뒤, 1963년 신세계로 이름을 바꾼다.

남대문로를 사이에 둔 라이벌 롯데백화점은 1979년 12월 문을 열었다. 두 백화점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명동에서 보내며 지역의 상징이 되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 2015년 매출액 1조8000억원으로 국내 최고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1979년 12월에 본관, 2003년 영플라자, 2005년에 에비뉴엘을 열어 전체 영업면적 7만1000㎡(2만1478여평) 규모를 자랑한다. 입점한 브랜드 수는 '파블로'와 '라꾸르구르몽드' 등 1000개가 넘는다.

명동 본점은 지하1층부터 14층까지 식품과 의류, 식당가, 문화센터 등을 갖췄다. 9층 일부 매장부터 12층까지 4개 층에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이 관광객을 맞고 있다.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은 구두매장의 발 크기 측정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도입된 '3D 발사이즈 측정기'는 고객의 발 크기를 2초 안에 분석한다. 롯데백화점은 고객의 발 모양과 상태에 적합한 신발을 추천하거나 수제화를 제작해 주는 한편, 고객들의 누적된 데이터로 신발을 추천해주는 온라인 연계 시스템도 만들 예정이다.

주 고객이 유커인만큼 중국 유명 블로거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한다. 롯데는 지난해 8~9월 중추절과 국경절을 맞아 중국 유명 블로거 10여명을 초청해 '럭셔리 쇼핑 투어'와 '에비뉴엘 라운지', '스타일링 클래스' 등을 체험하는 팸투어를 진행했다. 중국 개별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다. 또한 노동절, 중추절 등 중국의 연휴기간에 맞추어 중국인 대상으로 해외 여행 경품 행사를 진행하고, 명동 인근 지역 인력거 투어 이벤트도 열었다. 본점의 유커 실적은 2015년 메르스 영향으로 6.8% 늘었지만, 지난해에는 42%로 껑충 뛰었다.

롯데백화점 명동본점과 면세점 소공점 전경./롯데면세점



롯데백화점을 소개할 때 빠질 수 없는 곳이 면세점이다. 롯데면세점 소공점은 1980년 문을 연 이래 37년 동안 관련산업을 이끌어왔다. 총 면적 1만6115㎡(4875평) 넓이에 면적당 매출 1억8000만원(2014년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액 3조1606억원을 기록했다. 단일 매장 매출로는 세계 1위다.

롯데면세점은 세계 3대 상표인 루이비통(1984년), 에르메스(1985년), 샤넬(1986년)을 세계 최초로 면세점에 유치한 일로도 회자된다.

면세점 매출의 견인차는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화장품이다. 이 중에서도 국산 화장품의 매출 증가세가 눈에 띈다. 국산 브랜드 매출은 전년보다 50% 높아졌고, 중소중견 브랜드 매출 역시 지난해보다 40% 뛰었다.

하지만 중국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70%에 이르는 만큼 사드와 한한령 등 중국발 불안요소가 잠재돼 있다. 이에 롯데 관계자는 "소공점은 개별여행객 비중이 60%가 넘기 때문에 아직까지 큰 영향은 없다"면서도 "국제 정세가 급변하기 때문에 이들을 계속 유치하기 위해 SNS 등 중국 내 홍보와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높은 중국인 의존도를 보완하기 위해 해외 사무소를 통한 일본, 동남아 관광객 유치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세계백화점 명동본점 전경./신세계백화점



관광객의 발길은 신세계 백화점 명동본점 신관 8~12층 면세점으로도 향한다. 이곳을 찾는 소비자 역시 중국인 관광객이 70%를 차지한다. 뷰티 제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50%로 롯데와 비슷하다.

국내 면세점 최다 뷰티 브랜드를 보유한 신세계는 화장품인 설화수와 카카오 등 캐릭터를 포함해 370개 품목을 다루고 있다.

신세계 면세점은 지난해 5월 문을 연 이후 '명소화(Landmark)'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 SBS 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에 장소를 협찬하고 전지현, 지드래곤 한정판 선불카드를 만드는 등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뷰티 분야에서는 메이크업 쇼 같은 체험형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 면세점은 홍콩과 베트남의 대표 뷰티 명사들이 명동점을 찾아와 뷰티쇼를 촬영할 정도로 'K뷰티의 성지'로 통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명동본점 신관 4층에 있는 30평 규모의 외국인 통합서비스센터. 이곳에서 택스 리펀드, 국제특송(EMS) 등 기본적인 세금환급과 배송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면세점을 들이면서 '글로벌 신세계'를 내걸고 외국인 관광객 모시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

총면적 5만6859㎡(1만7200평)에서 4분의 1인 13884㎡(4200평)를 면세점에 할애한 본점은 '면세점 시너지'를 내세워 면세점 입점 전인 2015년 매출을 넘겠다는 각오다. 브랜드 수는 종전의 610여개에서 14%만 줄어 520여개가 남았다. 면적 손실 대비 브랜드 수를 최대한 유지해 고효율 점포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신관 4층에 30평 넓이의 외국인 통합 서비스센터를 신설했다. 세금환급과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고, 라운지에서 다과를 즐길 수도 있다. 또한 외국인 대상 퍼스널 쇼퍼 룸을 통해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쇼핑 도움 서비스를 국내 처음으로 제공하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 관계자는 "단체가 아닌 자유여행을 즐기는 유커가 전체의 80%인 600만명으로 예상된다"며 "대림미술관 같은 국내 박물관과 하얏트 등 특급호텔 제휴를 통한 VIP고객 확보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고트'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면세점에 없는 외국인 선호 브랜드를 선별해 면세점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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