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 : 2017-02-13 16:05:09

[스타인터뷰] '재심' 강하늘 "대본 펼치기 전부터 '내가 하겠다' 느낌 확 와"

▲ 강하늘/오퍼스 픽쳐스

[스타인터뷰] '재심' 강하늘 "대본 펼치기 전부터 '내가 하겠다' 느낌 확 와"

'재심' 통해 또 한번 인생 연기

정우와 끈끈한 우정이 만들어낸 케미

최근 명상 서적에 푹 빠져

전작 '동주'(이준익 감독)에서 삭발 투혼을 감행하며 관객에게 뇌리에 남는 연기를 펼친 배우 강하늘(26)이 15일 개봉하는 영화 '재심'(김태윤 감독)에서는 10년 동안 억울하게 살인자의 누명을 쓴 채 살아야 했던 청년 현우로 분한다.

'재심'은 2000년 익산 약촌 오거리에서 발생한 택시기사 살인사건에 픽션을 가미해 재구성한 작품이다. 경찰의 강압 수사와 증거 조작으로 억울한 감옥살이를 했던 현우와 돈도 빽도 없는 변호사 준영(정우)이 서로에 대해 점차 더많이 알게 되면서 변화해가는 과정은 관객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원래 시사·다큐멘터리를 즐겨보고 좋아해요. 알려진 사실 이면에는 뭐가 있을지 보면서도 궁금증을 끊임없이 일으키거든요. '약촌 오거리 사건'은 시나리오를 받기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대본이 제게 온 거예요. 대본을 열어보기도 전에 왠지 제가 하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왔어요."

영화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만큼 어느 정도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 제작 당시만 하더라도 재심 판결 확정 전인 것은 물론, 사건의 진법이 잡히지도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강하늘은 "실화는 실화로 놔둬야 한다"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그렇듯이 우리 영화에 드러난 상황들도 많은 픽션들이 가미된 상황이다. 연기자로서 시나리오에 집중하는 것이 나의 몫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나리오 안에서는 무죄가 확실했고, 실제 사건의 결과가 어떤게 풀릴 지는 또 다른 관심사였다"고 덧붙였다.

▲ 강하늘/오퍼스 픽쳐스

강하늘은 대본 안에서의 현우에 집중했다. 10년을 수감 생활로 보낸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상상을 하다가 결국에는 분노와 억울함이 표출되기 보다는 잠식됐을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1년 정도를 수감 생활을 했다면 분노가 쌓여서 화를 끌어올렸겠지만, 1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그의 감정은 잠식됐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표현하는 정도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의문을 가졌었죠. 결국에는 감독님이 원하시는 정도를 연기했어요. 그리고 영화라는 게 모든 장면이 다 억울함으로 가득 찬다면 그것 또한 좋은 게 아니잖아요? 상황에 맞게 표현하려고 집중했죠."

현우의 억울한 누명을 벗겨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변호사 역은 실제로도 절친한 정우가 맡았다. 지난해 tvN '꽃보다 청춘'을 통해 한층 더 가까워진 두 사람은 이번 영화를 통해 두 사람이기에 가능했던 케미스트리를 완성했다.

"배우들마다 각자의 연기법이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배우는 작품 속 연기를 위해 갈등 관계로 등장하는 배우와는 실제로도 멀리하기도 하는데, 저같은 경우는 어떤 상황·인물을 맡든, 친하면 친할 수록 상대배우와 좋은 연기가 가능하거든요. 정우 형과 현장에서 '이렇게 해봤으니까 저렇게도 해볼까?'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고, 자연스러운 호흡이 스크린에 잘 담겼던 것 같아요.(웃음) 형은 저보다 9살이 많은데, 제가 이렇게 편하게 말할 수 있다는 건 형이 제게 진정으로 잘해주셨다는 거죠. 너무 고마워요."

▲ 강하늘/오퍼스 픽쳐스

강하늘과 정우의 끈끈한 브로맨스 외에 강하늘과 김해숙의 모자관계도 영화 스토리의 한 축을 담당한다. 강하늘이 꼽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도 김해숙과 함께 찍은 갯벌신이다.

강하늘은 "현장에서 왜 김해숙 선생님을 '선생님'이라고 하는지 알겠더라"며 "무수히 많은 선배님들과 작품을 했지만,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분들은 본인의 연기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동시에 현장을 아우르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에 대해 깊이 파고드는 모습을 옆에서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작품을 하면서 '모두가 다 공평한 세상이라면, 공평이라는 단어도 없었겠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분명 지금도 누군가는 법적 제도 안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 그런 부분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게 모두가 해야할 일이라 생각하고, '재심'을 보러 오신 관객분들도 이런 현실에 대해 한번쯤 다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강하늘은 영화 '순수의 시대'와 '동주'를 통해 대중의 뇌리에 각인됐다. '순수의 시대'에서는 권력에 기대 여자를 탐하는 비열한 캐릭터를, '동주'에서는 삭발을 감행해야 했기에 주변에서의 만류도 상당했다. 하지만, 그가 출연을 고집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나이가 들어서 출연작을 찾아봤을 때 부끄럽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저는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거대한 욕심은 없어요. 다만, 부끄럽거나 후회되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아요. '내가 왜 저 당시 삭발을 못해서 저랬을까?'라는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어요. 사실 '동주'는 회사에서 안된다고 했는데, 제가 이준익 감독님께는 '허락받았다'고 말했어요.(웃음)"

인터뷰 내내 밝은 미소로 일관한 강하늘. 왜 그가 미담 자판기인데, 인성 갑이라고들 하는지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행복하려고 산다'는 게 모토라는 강하늘은 최근 명상 서적에 빠졌다. 주변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소신있는 배우로 성장하는 내일의 강하늘이 기대된다.

▲ 강하늘/오퍼스 픽쳐스

  • 메트로 신문
  • 모바일앱 설치 바로가기
  •  
  • 페이스북
  •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