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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40년 비하인드 스토리] (6) 성수대교 붕괴사고 여파에 철거당한 당산철교

[서울지하철 40년 비하인드 스토리] (6) 성수대교 붕괴사고 여파에 철거당한 당산철교

2호선 지하철이 지나고 있는 당산철교의 모습 /서울메트로



한국인에게 1994년 한 해는 '충격의 해'였다. 10월 21일 아침 출근길에 뚝 떨어져 내린 성수대교 때문이다. 다리 상판과 함께 버스 1대, 승합차 1대, 승용차 4대가 순식간에 차가운 한강 물로 추락했고, 타고 있던 등교길의 학생과 출근길의 직장인 중 32명이 날벼락 같은 죽음을 맞았다. 불행히도 이듬해는 충격을 넘어선 '공포의 해'였다. 6월 29일 고급백화점의 대명사인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6.25전쟁을 제외하고 최악의 피해를 냈다. 사망자만 502명, 부상자는 932명, 시체조차 찾지 못해 실종자로 처리한 사람도 6명이나 됐다. 개발독재 시절 건설업계 비리가 낳은 부실공사가 문민시대의 빛을 무참히 가려버린 사건들이었다.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어쩌면 두 사건에 버금가는 참사가 당시 한강에서 일어났을 수도 있었다. 지하철 2호선이 지나는 당산철교도 무너진 성수대교처럼 트러스공법(콘크리트 교각을 수중에 세운 뒤 미리짠 트러스를 교각위에 크레인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지어졌다. 이 공법은 이음새 점검을 소홀히 하면 사고날 위험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정을 받고 재시공하기 위해 1997년 4월부터 철거를 하던 중 당산철교는 저절로 무너지고 말았다. 만약 다리를 방치했다면 출근길 예외없이 만원인 2호선이 성수대교 위 차량 행렬처럼 떨어져 내렸을 지 모를 일이었다.

당시를 돌이켜보면 아슬아슬했다. 서울메트로의 역사기록에 따르면 당산철교 재시공 문제를 두고 한동안 옥신각신 격론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당산철교는 이미 1992년 세로보의 균열이 발견돼 정밀안전진단을 받았다. 교량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전동차는 정상속도인 시속 80km에 훨씬 못 미치는 30km로 주행했지만 시민의 안전을 담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수대교 사고 이후 1995년 12월 시민공청회를 열어야 할 만큼 재시공 문제는 논쟁의 대상이 됐다. 결국 시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의지에 따라 철거와 재시공이 공식화된 시점은 다시 1년이 지난 1996년 12월이었다.

당산철교 철거가 확정되자 순환선인 2호선은 1996년 12월 31일을 기해 당산역~합정역 간 3.1km 구간 운행을 중단했다. 시민들은 중간에 내려 왕복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 다시 지하철에 올라야 했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S씨는 "안전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무척이나 불편하다며 투덜댔던 기억이 난다"고 20년전을 회상했다. 연이은 대형 안전사고를 겪고도 우리 사회의 안전의식이 한순간에 변하지는 못했다는 하나의 방증이다.

당산철교는 3년 간의 철거와 재시공 공사 끝에 1999년 11월 22일 재개통했다. 그 사이 서울메트로는 노후시설에 대한 보수관리를 강화하고 당산철교 재시공 등의 현안을 담당하기 위해 교량처와 안전종합상황부를 신설했으며 토목구조물 관리조직을 보강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렇게 한 차례 위기를 넘겼지만 서울메트로는 이제 새로운 안전문제에 직면했다. 심각한 전동차 노후 문제다. 1기 지하철인 1~4호선 운영사인 까닭에 전동차 노후 문제는 서울메트로에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나 다름 없다. 무임손실 등으로 재정 압박을 호소하는 서울메트로는 정부 지원 외에 별다른 해법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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